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접경지 검문소, 하이패스처럼 통과

입력 : 2023-11-30 21:42:00 수정 : 2023-11-30 21:1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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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성군, 명파마을 ‘출입간소화시스템’
CCTV 강화… 트랙터 등 무정차 통과

고성군이 민간인출입통제선(민통선) 이북에서 농사를 짓는 명파마을 주민들을 위해 검문소 출입간소화시스템을 구축한다.

고성군은 국비와 군비 2억5000만원을 투입해 민통선 출입간소화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고 30일 밝혔다. 군은 신분이 확인된 마을 주민들에게 출입카드를 배포하고 이를 민통선 검문소에서 고속도로 하이패스처럼 사용하게 할 방침이다. 현재 검문소 앞에 폐쇄회로(CC)TV를 포함한 간소화시스템을 설치했으며 군부대와 사용방법에 대한 논의를 거쳐 늦어도 내년 초부터는 본격 가동할 계획이다.

강원도 고성군 최북단에 위치한 명파마을에는 151가구 250여명이 살고 있다. 고령으로 농사일을 할 수 없는 이들을 제외한 마을주민 100여명이 민통선 이북 230만㎡ 규모 농경지에서 벼, 콩, 들깨, 옥수수 등의 농사를 지으며 생계를 유지한다. 마을 주민들이 농경지에 가기 위해선 검문소를 통과해야 하는데 이때마다 군부대의 신분확인 절차를 거쳐야 한다. 김남명 명파마을 이장은 “1980년대까지만 해도 민통선이 마을보다 남쪽에 있었다. 덕분에 당시에는 농사일을 할 때 검문소를 통과하지 않아도 됐다”며 “1990년대 민통선 북상과 함께 검문소가 마을 북쪽으로 이전하면서부터 불편이 시작됐다”고 설명했다.

마을주민들과 검문소 군부대의 사소한 다툼이 잦아지기 시작한 것도 이 무렵부터라고 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마을주민은 “점심을 먹으러 마을로 돌아올 때도 검문소를 지나야 하는 등 하루에도 수차례 신분확인 절차를 거쳐야 한다”며 “군부대의 입장도 이해하지만 시간이 상당히 소요돼 불편하다. 신분확인 문제를 두고 한 달에 한 번꼴로 마을주민과 군부대 관계자가 얼굴을 붉히는 일이 벌어진다”고 말했다.

고성군은 출입간소화시스템이 운영되면 검문소를 통과하는 시간이 상당히 단축되는 것은 물론 군부대와 마찰도 줄어들 것으로 기대한다. 군 관계자는 “기존에는 트랙터 등 농기계에서 내려 신분을 확인해야 했지만 간소화시스템이 도입되면 그대로 통과할 수 있게 된다”며 “출입카드 도용 문제에 대한 우려도 있었으나 CCTV 기능을 강화하는 등 안전장치를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고성=배상철 기자 bsc@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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