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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스마트폰 패널제작 기술 중국으로 빼돌린 일당 줄줄이 철창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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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3-11-30 12:52:56 수정 : 2023-11-30 14:1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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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스마트폰 '갤럭시'의 엣지 디스플레이에 활용되는 기술을 중국으로 빼돌린 삼성디스플레이 협력업체 전현직 임직원 등 관련자 8명 모두에게 징역형의 실형이 선고됐다.

 

대전지방법원 천안지원 형사5단독 재판부(재판장 전진우 부장판사)는 지난 28일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영업비밀 국외누설 등) 등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톱텍 전 영업부장 A씨에 대해 징역 3년을 선고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재판부는 같은 혐의로 기소된 B씨 등 톱텍 전현직 임직원 4명에게는 각각 징역 1년~2년 6개월의 실형을 선고했다. 중국업체를 소개하는 등 중간역할을 한 C씨 등 3명에 대해서도 모두 징역 1~2년의 실형을 선고했다.

 

디스플레이 생산장비 제조업체인 톱텍에서 근무하던 이들은 삼성디스플레이의 3D(3차원) 라미네이션 기술 관련 영업 비밀을 외부에 유출한 혐의로 2019년 1월, 재판에 넘겨졌다.

 

3D 라미네이션은 곡면으로 성형한 아몰레드 패널의 가장자리를 완벽하게 붙이는 초정밀 접합기술이다. 삼성 스마트폰 '갤럭시'의 엣지 디스플레이에 활용된다. 톱텍은 2012년부터 삼성디스플레이 협력업체로 등록돼 삼성의 LCD 및 아몰레드 모바일 패널의 제조 설비를 제작해 납품해 왔다. 2014년부터 삼성디스플레이로부터 3D 라미네이션 기술을 이전받아 해당 설비를 제조해 삼성에 납품했다.

 

톱텍 영업부장으로 3D 라미네이션 설비의 발주 업무를 담당하던 A씨는 2017년 11월, 중국의 한 제조회사로부터 해당 기술을 빼돌리는 대가로 억대 연봉을 제안받았다. 중국에서 3D 라미네이션 제조 설비를 구축하고 패널을 생산해 중국의 최대 디스플레이 업체에 판매하자는 내용이었다.

 

A씨는 2018년 3월, C씨 등과 중국에 회사를 설립한 뒤 억대 연봉을 제시하며 톱텍 엔지니어 등을 영입했다. 회사에서 몰래 빼낸 기술 자료를 엔지니어들에게 제공하고 이를 토대로 3D 라미네이션 설비 설계 도면과 제안서 등을 작성하도록 했다.

 

이들은 해당 제안서를 토대로 중국 최대의 디스플레이 업체에서 프레젠테이션하고 제안서를 건네기도 했다. 이에 대해 피고인들은 해당 기술이 삼성디스플레이가 아닌 톱텍의 영업비밀일 뿐이라고 주장했지만 법원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법원은 톱텍이 제작한 설비가 삼성디스플레이로부터 기술이 포함된 발주를 받아 해당 공장에서 사용하기 위한 전용 설비라는 점과 관련 자료에는 삼성의 영업 비밀임을 알 수 있는 비밀표지가 기재돼 있던 점 등을 근거로 삼았다. 해당 기술이 톱텍뿐만 아니라 삼성디스플레이의 영업비밀에 해당한다는 것이 법원의 판단이다.

 

자신들의 행위가 톱텍의 영업에 도움을 주기 위한 것이었다는 피의자들의 주장에 대해서도 당시 경영진에게 알리지 않았고 타인의 영업비밀을 침해한다는 점을 인식하고 나눈 대화 등을 증거로 범행의 고의도 인정했다.

 

전진우 부장판사는 판결문에서 "피고인들은 모두 각자 자신의 이익을 위해 매우 적극적이고 계획적으로 범행에 가담해 막대한 시간과 비용을 투입해 연구·개발한 기술을 유출했다"며 "피해자들의 노력을 헛되게 할 뿐만 아니라 국가 산업 경쟁력에 큰 악영향을 줄 수 있는 행위"라고 밝혔다.


천안=김정모 기자 race1212@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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