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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교육청·남구청 엇박자… 또 해 넘기는 ‘죽도’ 살리기

입력 : 2023-11-29 18:44:29 수정 : 2023-11-29 18:4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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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남구, 무상임대로 관광지 개발 희망
소유주 市 교육청 “유상매입을” 입장차
구 “2024년 3월 계획 용역 결과 따라 검토”
관리 미루는 새 곳곳 녹슬고 잡초만 무성

29일 오후 울산 남구 장생포 한 도로. 바싹 마른 낙엽 위로 지름 1m쯤 되는 고래 몸통 모양의 나무판이 쓰러져 있었다. 나무판을 뒤집어보니 ‘죽도(竹島)’라는 글자가 보였다. 죽도 역사를 알리는 관광안내판이었다. 150m쯤 더 걸어 들어가자 하얀색 페인트가 군데군데 벗겨진 돌계단 위로 녹슨 펜스와 철조망이 눈에 띄었다.

가수 윤수일이 고향 장생포를 기억하며 1985년 부른 ‘환상의 섬’이 ‘죽도’(면적 4000㎡)다. 입구 계단으로 올라가자 녹슨 쇠사슬이 철문에 감겨 있었다. 철문 안쪽에는 잡풀만 무성했다. 풀 숲 내부에 있는 3층 규모(270여㎡) 건물이 폐허처럼 보였다. 죽도가 오랫동안 문이 닫힌 채 폐허로 방치돼 있다. 관리 주체인 지자체와 소유주인 기관이 관리를 미룬 탓이다.

죽도의 유일한 입구는 철문과 녹슨 쇠사슬, 자물쇠로 굳게 닫혀 있었다.

죽도가 장기간 방치된 이유는 이렇다. 죽도 소유는 울산시교육청이지만, 관할지는 울산 남구다. 남구가 죽도를 장생포 고래마을과 연계한 관광 콘텐츠로 개발하려고 해도 소유주 허락을 받아야 한다. 남구는 죽도 운영관리를 조건으로 무상임대 후 관광 콘텐츠를 개발해 운영하려 하고, 울산시교육청은 죽도를 남구가 유상매입하기를 바라고 있다. 양측의 이견이 좁혀지지 않으면서 죽도는 방치됐다.

죽도 매입비는 20억원 정도. 남구 관계자는 “땅을 사들이면 현재 방치 상태인 건물을 정리하는 등 또 다른 예산을 투입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고 말했다. 남구는 최근 정부의 남부권 광역관광개발사업에 필요한 기본계획 수립용역을 통해 죽도 활용방안을 찾고 있다. 사업비 1억2000만원인 이 용역은 내년 3월 완료된다. 남구 관계자는 “어떻게 활용하겠다는 구체적인 계획안이 있어야 공유재산심의회를 통해 울산시교육청에 죽도 무상대여 등을 물을 수 있다”며 “용역 결과가 나오면 충분히 검토해 활용방안을 찾으려 한다”고 밝혔다.


울산=글·사진 이보람 기자 boram@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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