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79년 12월12일 발생한 신군부 군반란을 다룬 영화 ‘서울의 봄’이 흥행을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극 중 배우 정해인이 열연한 오진호 소령의 실제 인물로, 끝까지 사명을 다한 고 김오랑 육군 중령에 대한 관심도 높아졌다.
김오랑 중령의 조카 김영진씨는 지난 27일 JTBC 뉴스룸과의 인터뷰에서 “(영화 속 정해인이)베레모를 쓰니 (삼촌)생각이 많이 난다”면서 “정해인이 삼촌과 많이 닮았다”며 고인에 대해 떠올렸다.
김오랑 중령은 12.12 군사반란 당시 육군특수전사령관이었던 정병주 소장의 비서실장으로, 유일하게 반란군에 맞서 상관을 지키려다 교전 중 전사했다. 전사 당일 김오랑 소령은 시각 장애가 있던 아내에게 ‘오늘 저녁도 못 들어갈 것 같아. 미안해’라고 전화를 걸었다고 한다.
조카 김씨는 삼촌을 살해한 당시 3공수 여단 15대대장 박종규 중령이 임종 직전 남겼다는 말도 전했다. 그는 “(박종규 중령이)자기가 죽으면 ‘오랑이한테 가사 잘못했다고 사과하겠다’고 했다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영화를 보고 나니 마음이 그렇다”고 했다.
박종규 중령은 김오랑 소령과 육군사관학교 선·후배로 관사 위·아래층에 살며 부부동반 식사를 하는 가까운 사이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1979년 12월 13일, 대부분의 군인들이 신군부의 회유에 넘어간 가운데 김오랑 소령은 혼자서 권총을 장전하고 사령관실로 들어가서 문을 잠갔다. 약 10분 후 박종규 중령이 체포조를 이끌고 사령관실을 공격했고, 김오랑 소령은 반란군에게 가슴과 배 등에 6발의 흉탄을 맞았다.
김씨는 “이번 영화로 인해 우리나라 국민이라면 (삼촌과 12.12군사 반란에 대해) 다 아는 계기가 됐다”며 영화를 제작한 김성수 감독에게 고맙다는 인사를 전했다. 12.12 군사 반란을 소재로 처음 만들어진 ‘서울의 봄’은 개봉 첫 주만에 200만 관객을 돌파하며 흥행을 이어가고 있다.
1980년 국립묘지에 안장된 김오랑 중령은 당시 소령이었다 1990년 중령으로 특진 추서됐으며, 2014년에는 보국훈장이 추서됐다.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