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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 성격은 소심하다는 ‘수원 왕자’ 임성진 “코트는 전쟁터라는 마음으로 하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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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3-11-29 07:00:00 수정 : 2023-11-29 00:33:06
수원=남정훈 기자 ch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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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 프로배구 한국전력의 ‘수원 왕자’ 임성진(24)은 평소 내성적인 것을 넘어 소심하다는 말까지 들을 정도의 성격을 지니고 있다. 이제는 적어도 ‘코트에서만큼은’ 소심하지 않다. 프로 4년차를 맞이한 2023~2024 V리그에서 지난 시즌에는 볼 수 없었던 과감한 퍼포먼스를 선보이며 팀 분위기를 이끌고 있다.

 

임성진은 28일 수원체육관에서 열린 2023~2024 V리그 남자부 2라운드 삼성화재의 홈 경기에 선발 출전해 블로킹 3개 포함 16점(공격성공률 59.09%)을 올리며 한국전력의 3-1(14-25 25-23 25-22 25-20) 승리를 이끌었다.

 

1라운드에 1승5패로 최악의 출발을 보였던 한국전력은 삼성화재전 승리를 통해 2라운드를 5승1패로 마치며 시즌 승률을 5할(6승6패)까지 끌어올렸다. 승점 3을 챙긴 한국전력은 승점 18(6승6패)로 4위 OK금융그룹(승점 18, 7승4패)과 동률을 이뤘으나 세트 득실에서 뒤져 5위를 그대로 유지했다.

 

이날 경기는 임성진의 경기력에 따라 한국전력의 경기력도 요동쳤다. 팀에서 가장 많은 리시브를 담당하면서도 공격에서도 타이스에 이은 2옵션 역할을 해줘야 하는 상황 때문이었다.

 

1세트는 임성진의 리시브가 흔들리면서 한국전력이 14-25로 크게 패했다. 삼성화재의 19개 서브 중 12개가 임성진에게 향했다. 임성진은 5개를 세터 머리 위에 정확하게 연결했지만, 3개나 서브득점을 허용했다. 임성진의 1세트 리시브 효율은 16.67%에 불과했다. 리시브가 흔들리자 공격도 흔들리면서 임성진은 1세트에 공격 성공률이 33.33%에 불과했다.

 

2세트 들어 임성진의 경기력은 다소 안정됐다. 1세트에 리시브 2개만 받았던 리베로 료헤이가 리시브 범위를 넓혀 임성진과 타이스의 리시브를 커버해줬기 때문. 임성진의 리시브 효율은 2세트 들어 42.86%로 올라갔고, 한국전력의 팀 리시브 효율도 54.55%까지 올라갔다. 자연히 세터 하승우의 선택지가 넓어지면서 임성진은 2세트에 블로킹 1개 포함 4득점을 올리며 예열을 마쳤다.

 

3세트는 그야말로 임성진의 ‘원맨쇼’였다. 승부가 갈린 세트 후반을 지배했다. 실수도 있었다. 20-19로 앞선 상황에서 하승우의 토스가 임성진을 향했지만, 자신의 다리에 걸려 스텝이 꼬이며 제대로 점프를 하지도 못하고 점수를 헌납했다.

 

20-20부터 임성진의 원맨쇼가 시작됐다. 임성진의 네트 상대편의 블로커가 1m86의 단신인 세터 이호건이라는 것을 하승우가 적극 이용해 임성진에게 대놓고 공을 몰아줬다. 임성진은 퀵오픈 3개와 요스바니의 공격을 블로킹해내며 연속 4득점을 올리며 한국전력의 3세트 승리를 가져왔다.

 

임성진은 4세트에도 50%의 리시브 효율과 75%의 높은 공격 성공률로 공수에서 큰 공헌을 하며 한국전력의 3-1 승리를 가져왔다.

 

경기 뒤 임성진은 신영석과 수훈선수로 선정돼 인터뷰에 임했다. 신영석도 한국전력이 1라운드에 비해 2라운드에 반전을 보일 수 있던 비결로 임성진의 반등을 언급했다. 신영석은 “(임)성진이가 2라운드 들어 1라운드와는 달리 공수에서 안정된 모습이다. 그 덕에 (하)승우가 토스 선택지가 넓어졌다. 승우가 안정되니 팀 전체가 안정되는 것 같다”면서 “(임)성진이가 비시즌에 대표팀에 다녀온 이후 멘탈적으로 힘들어했다. 그래서 1라운드에 다소 부진했던 게 아닌가 싶다. 2라운드에는 120%를 해주고 있다. 그래도 더 해줬으면 좋겠다”고 후배를 치켜세움과 더욱 분발해줄 것을 부탁했다.

 

임성진은 신영석으로터 팀의 에이스임을 인정받았다. 신영석은 “첨에 (임)성진이를 봤을 때 미소년 같았다. 여리여리하고 몸에 힘도 없어보였다. 시즌을 다 치를 수나 있을까 싶었는데, 아니다. 완전 상남자다. 평소에는 조용조용하면서도 코트장에서만 들어서면 소위 깡다구가 있다. 중요할 때 한건 해주는 선수가 에이스 아닌가. 그런 역할을 성진이가 해주고 있다”고 말했다.

 

신영석의 말대로 임성진은 프로 4년차인 올 시즌 코트 위에서 한결 여유가 넘치는 모습이다. 소심한 평소 성격과는 달리 코트 위에선 투쟁심도 더욱 커지는 모습이다. 3세트 원맨쇼의 시작이었던 20-20에서 퀵오픈을 성공시킨 뒤엔 상대 수비를 맞고 한국전력 코트로 아웃되어 넘어오는 공을 때리려는 시늉을 하기도 했다. 지난해에는 볼 수 없던 퍼포먼스였다.

 

임성진은 “감독님께서 ‘코트 밖에서는 평소 성격대로 하는 것을 존중하겠지만, 코트 안에서는 강하게 해달라’라고 하셨다. 아직 코트 밖에서는 소심한 성격을 고치진 못했다. 그래도 경기할 땐 전쟁터에 나간다는 마음으로 하고 있다”라면서 “아웃되는 공을 때리려는 시늉을 했던 것도 지난 시즌에는 그럴 여유가 없었는데, 이제는 그럴 여유가 생긴 것 같다. 무의식 중에 나온 퍼포먼스였는데, 팀 분위기를 끌어올리려는 마음에 나온 것 같다”고 설명했다.


수원=남정훈 기자 ch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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