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이상설 휩싸인 프란치스코 교황, 내달 두바이 기후협약 회의 참석

프란치스코 교황이 예정대로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에서 열리는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8)에 참석할 전망이다.

28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마테오 브루니 교황청 대변인은 이날 취재진에게 “교황이 12월 1∼3일 COP28에 참석한다”며 “교황께선 토요일(12월2일)에 기조연설을 할 것이며 같은 날 약 20명의 국가 원수를 포함해 약 30명과 양자 회담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프란치스코 교황. EPA연합뉴스

브루니 대변인은 “(폐염증을 앓고 난 뒤 회복 중인) 교황은 잘 지내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모든 것이 정상적”이라며 “교황의 두바이 방문에는 평소처럼 의사와 간호사가 동행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계속되는 건강 문제에도 COP28 참석을 강행한 것은 기후위기 문제가 워낙 심각하고 중대하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교황은 전날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우리가 사소한 이해관계를 초월하고 거시적으로 생각할 수 있는 인간의 능력을 믿는다면 #COP28이 에너지 전환의 가속화로 이어질 것이라는 꿈을 포기할 수 없다”며 “이번 회의가 분기점이 될 수 있다”고 참석 의사를 거듭 밝혔다.

교황은 지난 10월 발표한 기후위기에 관한 새 권고문 ‘하느님을 찬양하여라(Laudate Deum)’에서 “지구 온난화는 지구촌이 직면한 큰 도전 중 하나”라며 “인류에게 기후 붕괴를 막을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교황 나이는 올해 86세. 고령인 점과 함께 젊은 시절 한쪽 폐 일부를 잘라내는 수술을 받은 까닭에 교황의 건강 문제에 대한 우려는 끊임 없이 이어져왔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지난 주말 독감 증세를 보여 예정된 일정을 취소했다. 병원에서 컴퓨터단층촬영(CT)을 한 결과 폐렴은 아니었지만 호흡곤란을 유발하는 폐 염증이 발견됐다. 다행히 교황은 항생제 정맥주사를 투여받은 뒤 뚜렷한 회복세를 보였다.

교황은 이날 바티칸을 방문한 스페인 주교들을 만난 데 이어 29일에는 수요 일반알현을 주례할 예정이다. 

송민섭 선임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