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 조회수 각 진영별 ‘극과 극’
“이슬람 혐오·反유대 부추길 위험”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이슬람 무장정파 하마스의 전쟁이 장기화하면서 여론 분열도 심각해지고 있다.
영국 BBC방송은 26일(현지시간) 영상 공유 플랫폼 틱톡은 친팔레스타인 여론이, X(옛 트위터)는 친이스라엘 진영이 지배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방송은 틱톡 내에서 ‘나는 팔레스타인을 지지합니다’ 해시태그(#istandwithpalestine)가 달린 영상의 조회수가 8억7000만회를 기록해 ‘나는 이스라엘을 지지합니다’(#istandwithisrael)가 붙은 영상 조회수(2억4000만회)보다 4배가량 많았다고 설명했다.
특히 MZ세대(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 이용자들에게 친팔레스타인 콘텐츠 인기가 좋다고 BBC는 덧붙였다. 국제 테러조직 알카에다 수장 오사마 빈라덴의 편지도 MZ세대가 주축이 돼 급속도로 퍼졌다는 설명이다. 그가 9·11 테러를 일으킨 지 1년 후인 “미국은 유대인의 종”이라는 내용을 담아 쓴 ‘미국에 보내는 편지’는 최근 틱톡을 중심으로 재등장해 조회수 1400만회를 넘기는 등 뜨거운 반응을 얻었다.
반면 X에서는 친이스라엘 콘텐츠의 영향력이 상당하다. BBC는 “X는 전통적으로 정치인과 언론인에게 인기 있는 플랫폼으로, 이스라엘을 옹호하는 분위기가 형성돼 있다”고 전했다. X 자체 통계자료에 따르면 16∼21일 이스라엘 외무부가 운영하는 공식 계정이 공유한 콘텐츠 조회수는 4000만건을 넘겨 유엔 주재 팔레스타인 사절단 공식 계정 조회수 약 20만건의 200배에 달했다.
틱톡과 X는 모두 이슬람 혐오증이나 반유대주의를 조장하는 콘텐츠를 금지한다고 경고했으나, 소셜미디어가 양측에 대한 편견을 부추길 위험성은 여전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미국 내에서도 갈등이 이어지고 있다. 미 국무부 내에서 조 바이든 행정부가 팔레스타인 민간인 피해를 줄이기 위해 충분히 노력하지 않는다는 비판이 나온 데 이어 백악관에서도 비슷한 불만이 터져 나왔다고 워싱턴포스트가 이날 전했다. 신문은 이달 초 백악관 직원 약 20명이 제프 자이언츠 백악관 비서실장, 아니타 던 선임고문 등을 만나 팔레스타인 민간인 사망자를 줄이기 위한 전략 등에 대해 따져 물었다고 보도했다.
미국 북동부 버몬트주에서는 지난 25일 오후 6시25분쯤 팔레스타인 출신 미국 대학생 3명이 백인 남성으로 추정되는 괴한에게 총격을 당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CNN방송 등에 따르면 총격 피해자들이 팔레스타인 전통 복식인 체크무늬 두건(카피예)을 두르고 있었던 점 등을 고려, 현지 경찰은 증오범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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