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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한 노르웨이 대사 “여성 사회 참여가 가스·석유보다 국가 경제 기여”

입력 : 2023-11-24 11:07:20 수정 : 2023-11-24 11:0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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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유나 가스의 매출로 인한 국가 경제측면의 기여보다 여성의 노동시장 참여가 훨씬 더 많은 수익을 창출했습니다. 성평등은 한 국가의 가능성을 완전히 열어주는 것이지요.“

 

안네 카리 한센 오빈 주한 노르웨이대사가 23일 한국여성기자협회 초청으로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포럼W에서 ‘다양성과 평등한 기회: 노르웨이의 경험’을 주제로 발표하고 있다. 한국여성기자협회 제공

안네 카리 한센 오빈 주한 노르웨이대사는 23일 한국여성기자협회 초청으로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포럼W에서 이같이 밝혔다.

 

이날 ‘다양성과 평등한 기회: 노르웨이의 경험’을 주제로 열린 포럼에서 오빈 대사는 노르웨이의 성평등 정책과 효과에 대해 설명했다. 

 

노르웨이는 유럽에서 일하는 여성 비율이 가장 높은 국가다. 15세~64세 여성의 75%가 노동시장에 참여하고 있다. 의회는 45%가 여성 의원으로 구성돼 있다. 여성 임금은 정규직 기준으로 남성의 90% 수준까지 올라갔다.

 

오빈 대사는 이와 같은 노르웨이의 성평등과 여성 사회참여가 할당제 같은 규제와 참여기업에 대한 인센티브, 일·가정 양립을 위한 사회복지제도에 힘입어 점진적으로 확립된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표적인 사회복지제도인 육아휴직의 경우 부모에게 49주가 주어지는데 그중 3분의 1인 15주는 아빠가 사용해야 한다. 이같은 제도에 힘입어 노르웨이에서 2020년 아빠가 된 남성의 93%가 육아휴직을 썼다.

 

오빈 대사는 “의원과 각료들도 육아휴직을 적극적으로 사용함으로써 사회가 어떤 방향으로 가기를 원하는지에 대한 정치적 시그널을 보내고 있다”며 “노르웨이에서는 남자가 당연히 육아휴직을 써야한다고 기대하고 있으며, 권리이자 인센티브”라고 설명했다.

 

또한 노르웨이는 세계 최초로 2003년 공기업 이사회에 여성 비율을 40% 이상으로 의무화하는 법안을 채택해 2008년 모든 공기업에서 목표를 달성했다. 이후 이사회 여성 할당제가 여러 기업에 도입됐고 2024년부터 민간기업으로 확대 적용될 예정이다.

 

오빈 대사는 “2003년 도입 당시 세계적으로 초기 단계에 있는 제도였고 노르웨이에서도 회의적인 분위기가 있었다”며 “당시 이 제도를 제안한 교역 산업부 장관은 남성으로, 이사회에 대한 다양성 적용이 기업의 자산이 되고 사회 전반에 혜택이 돌아갈 것이라고 강조했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한국의 성평등과 관련해 오빈 대사는 “각국은 다른 출발점에 서 있고 나아가는 속도가 다르다”며 “문화나 사람들의 인식, 태도를 바꾸는 데는 굉장히 오랜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각국의 환경에 맞게) 규제나 인센티브를 제공해야 한다”고 말했다.

 

오빈 대사는 경력의 대부분을 외교부 극지 및 북극지역 국장과 노르웨이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대표단에 근무하는 등 안보 정책 분야에서 일했다. 기후, 해양문제, 지속 가능한 개발 및 천연자원 관리 분야에서 많은 경험을 쌓았고 한국에 부임하기 전 캐나다에서 대사로 5년간 근무했다.


백소용 기자 swinia@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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