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것도 안하면 실수도 없다”…‘설치는 암컷’ 발언 두고 설전

민주 의원들 '암컷' 논란…"당 망가져 개탄" vs "동의 못해"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22일 자당 소속 최강욱 전 의원의 이른바 '설치는 암컷' 발언을 두고 설전을 벌였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민주당 의원들이 모인 SNS 그룹 채팅방에선 전날 밤부터 이날 오전까지 최 전 의원 발언에 대한 갑론을박이 이어졌고 지도부가 적절한 대응을 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논쟁은 비명(비이재명)계 모임 '원칙과 상식' 소속인 이원욱 의원은 전날 채팅방에 "당이 어찌 이리 망가졌나. 개탄스럽다"며 해당 논란을 다룬 조선일보 기사를 올리면서 시작됐다.

이에 친명(친이재명) 강경파인 민형배 의원은 "당이 망가졌다니, 조선일보가 민주당의 기준이냐"라며 반박했다.

최 전 의원의 발언은 민 의원이 지난 19일 자신의 저서 '탈당의 정치' 출간을 계기로 개최한 북콘서트에서 나온 바 있다.

비명계인 오영환 의원이 "제발 특정 언론, 특정 보수단체, 특정 당내 소수 의견이라는 이유로 명백한 잘못에 대한 비판마저 매도하지 말라"고 지적하자 민 의원은 "과도하니까 문제"라고 물러서지 않았다.

민 의원은 오 의원이 거듭 "최근 잇단 논란 대응이 늦어진 게 당의 망가진 모습"이라고 하자 "우리 당이 망가졌다는 진단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응수했다.

설전이 이어지자 친문(친문재인)계 전재수 의원은 "도대체 몇 번째냐. 쎄빠지게 골목길 돌아놓으면 한방에 다 말아먹고 제발 좀 조심하자"며 "선거에서 이길 수 있는 말, 폭망하는 말 구분 못하냐"고 쏘아붙였다.

이에 친명계인 박찬대 최고위원은 "실수는 없는 게 좋지만, 아무것도 안 하면 실수도 없다"고 반박했다.

여성 의원 중에서는 이재정 의원이 최 전 의원의 발언을 "부적절하다"고 비판했다.

이번 사태가 자칫 중도층 이탈로 이어져 총선 악재로 작용하지 않도록 지도부가 나서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오 의원은 "선거 승리를 위한 균형 감각을 당의 중심인 지도부가 잃어선 안 된다"며 "각자 지역구에서 중도층 민심을 다질 수 있게 중심을 잡아달라"고 했다.

김현주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