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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태 복원” 남산곤돌라 미는 서울시… 케이블카 독점 깨지나 [이슈 속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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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3-11-19 10:19:42 수정 : 2023-11-19 10:1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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市, 2전3기 도전

세계문화유산 등재 악영향 우려
수차례 추진하다 번번이 흐지부지
오세훈 시장 체제 속 사업 급물살
입찰의뢰 마치고 2024년 착공 구상

60년 족벌경영체제 민간케이블카
환경 보전 등 외면해 지적 받아와
市, 곤돌라 수익 남산관리 등 계획
2024년 사업안 마련·기금화 조례 신설

환경단체 내부 엇갈린 반응

“작은 산에 2개 삭도 과부하”
경제성 놓고 우려 목소리도

서울 남산 곤돌라 설치 사업이 급물살을 타고 있다. 서울시는 이달 초 곤돌라 설계 시공 일괄입찰(턴키) 발주를 위해 조달청에 입찰 의뢰를 마쳤다. 중구 남산예장공원부터 남산 정상부까지 약 800m 구간에 시간당 1000명 이상을 수송할 수 있는 곤돌라를 내년 착공한다는 구상이다. 2025년 준공까지 예산 387억7900만원이 투입되는 대규모 프로젝트다.

서울시 입장에선 2전3기의 도전이다. 남산 곤돌라는 과거 오세훈 시장 재임 시절 ‘남산 르네상스 사업’의 일환으로 처음 추진됐지만, 해당 용지에 위치한 서울시 공공청사 건물을 철거해야 하는 상황에서 투자 대비 효과성과 시설 규모의 적정성·접근성 등에 대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시의회 반대로 2011년 흐지부지됐다.

이후 박원순 전 시장 시절에 추진한 ‘남산 예장자락 재생사업’에 따라 2015년 재추진됐다. 1단계로 예장공원과 주차장을 조성하고, 2단계로 남산 곤돌라를 신설한다는 구상이었다. 공원과 주차장은 계획대로 2021년 8월 문을 열었지만, 곤돌라 건설은 한양도성 남산구간의 경관을 해쳐 한양도성 세계문유산 등재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 등으로 좌초했다.

남산 N서울타워 방향으로 운행 중인 남산 케이블카(사진 왼쪽). 오른쪽은 서울시가 도입을 추진중인 남산 곤돌라 조감도. 서울시 제공

◆市, “관광객·교통약자 접근성 높일 것”

시가 ‘그때는 틀리고 지금은 맞다’며 사업을 다시 들고 나온 근본적 이유는 시민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서다. 남산 정상에 오르려는 수송 수요는 많은 반면 관광버스 진입제한 시행 이후 편리하게 이동할 만한 교통수단은 부족한 상황에서, 곤돌라를 통해 시민과 외국인 관광객 등이 편리하게 남산을 즐기도록 할 필요성이 높다는 주장이다.

시는 남산 생태보호를 위해 2021년 8월 경유 관광버스의 남산 진입을 전면 통제했다. 관광버스가 실어 나르던 연인원은 남산 정상 이용객의 약 20%인 200만명에 달했다. 이후 남산01번 순환버스 등 2개 노선이 운행하고 있지만, 대체 이동수단의 상당 부분은 여전히 공백으로 남아 있다는 게 시의 분석이다. 코로나19 팬데믹 종식 이후 남산을 찾는 관광객이 몰리며 이동 과정의 불편이 증가하고 있는 데다, 명동역과 바로 연결된 예장공원을 곤돌라 하부승강장으로 이용해 이동 약자의 접근성을 높일 수 있다는 계산도 깔려 있다.

한양도성 세계유산 등재에도 악영향이 없도록 사업을 추진한다는 구상이다. 시 관계자는 “박 전 시장 때와 달리 한양도성 경관이 아닌 한양도성의 수도 방위 체계를 대상으로 세계유산 등재를 준비하는 것으로 방향이 변경됐다”며 “경관과 (세계유산 등재 간) 상관성이 감소해 (2016년 곤돌라 설치가 백지화된) 사유의 상당 부분이 해결됐다”고 설명했다.

◆케이블카 사유화·독점구도 깨지나

남산이라는 하나의 장소를 두고 도보로 15분 거리에 곤돌라와 같은 유형의 시설물인 케이블카가 존재한다. 곤돌라가 운행을 시작하면 민간 기업이 1962년부터 운영해온 케이블카 독점구도가 깨진다는 점에 관심이 쏠린다.

케이블카 운영사인 한국삭도공업은 설립자 일가와 동업자 일가가 대부분의 지분을 보유하고 회사 임원으로 재직하며 수익을 나눠 갖는 족벌 경영 체제다. 현행법상 운영권 제한 장치가 없어 남산공원을 이용해 영구적으로 사익을 추구할 수 있다. 관리비용에만 연간 수십억원이 넘는 세금이 지출되는 남산공원의 시설물을 일가가 장기간 사유화해 공공성이 담보되지 않는다는 문제 제기가 이어져온 이유다.

1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를 보면 한국삭도공업은 케이블카 운영 등으로 2019년 136억566만원, 2020년 49억7092만원의 매출을 올렸다. 2020년은 코로나19에 따른 매출액 급감으로 풀이된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51억869만원, 4억4228만원으로 나타났다. 2021 회계연도 이후 감사보고서는 공개되지 않았다.

남산 N서울타워 방향으로 운행 중인 남산 케이블카. 서울시 제공

케이블카는 산림청 허가에 의해 국공유지를 대부하고, 상·하부승강장 일부는 서울시로부터 점용허가를 받아 운영한다. 공시지가와 재산가액을 기준으로 산정하는 소액의 국유림 사용료와 공원·녹지 점용료 외에는 남산 관리나 환경보전 등을 위한 공공기여는 전무하다.

 

곤돌라는 서울시설공단이 위탁운영하며, 요금은 케이블카(대인편도 1만2000원, 대인왕복 1만5000원)보다 낮게 책정될 전망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확정한 건 아니지만 대인편도 기준 8000~1만원으로 이용요금 책정을 예상한다”고 말했다. 왕복요금과 소인·65세 이상 요금, 다둥이 혜택 등에 대해서는 안이 아직 마련되지 않았다. 이러한 요금 책정으로 1년에 80억원가량의 순이익을 내 5∼6년 안으로 투자금을 회수할 수 있을 것으로 시는 내다봤다.

◆“남산 생태회복 수익 환원구조 확립해야”

서울시는 곤돌라 운영수익을 기금으로 운용해 남산 생태회복에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내년까지 남산 생태환경사업안을 마련하고 기금화 관련 조례를 신설한다. 곤돌라의 공공성을 확보할 수 있는 환원 구조를 확립하기 위해서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관리 방안이 필요할 만큼 남산 생태환경 훼손이 심각하다고 설명한다. 서울시가 식물·동물생태와 경관 등 남산 생물 분포와 서식 환경 연구결과를 종합해 올해 4월 발간한 “남산 생태·경관보전지역 정밀변화관찰 연구”에 따르면, 남산 남사면 소나무림을 중심으로 과도한 숲길 이용에 따른 답압 피해와 보전지역 내 외래초본 확산 등 교란이 심화된 상황이다. 북사면 신갈나무림은 참나무시들음병 방제 이후 식생 부재 문제로 철저한 모니터링이 필요한 시점이다. 일각에선 남산의 지속가능성을 위해 보다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조언도 나온다.

김동언 서울환경연합 정책국장은 “남산 생태계는 도시 환경의 영향과 수많은 관광객 때문에 크게 훼손돼 있고 기후변화 상황까지 더해 앞으로도 훼손될 수밖에 없다”며 “남산을 비롯한 서울시 생태·경관보전지역에 대한 관리예산이 없다시피 한 상황에서 남산 관리를 위한 별도의 기금이 뒷받침되어야 한다는 공감대를 시와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관광버스가 올라가던 아스팔트 도로를 투수성 친환경 포장으로 바꾸고 식생을 복원하는 한편, 곤돌라 설치공사와 운영 모두 생태계 훼손을 최소화하는 방식으로 이행해야 한다는 의견을 시에 전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서울시가 도입을 추진중인 남산 곤돌라 조감도. 서울시 제공

◆“자연훼손 가속화 방지” vs “오히려 생태계 악영향”

 

남산 곤돌라를 바라보는 환경단체의 내부 반응은 엇갈린다. 일부 진영에선 곤돌라가 서울시 주장과 달리 남산 생태계 훼손과 교란을 가중할 것이라는 반대의 목소리가 나온다.

 

박은정 녹색연합 자연생태팀장은 “기존 케이블카에 더해 곤돌라를 추가로 만들어 운영하면 남산 정상부에 더 많은 탐방객이 몰려 남산 생태보전의 위협요인인 샛길 이용과 답압 피해가 증대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남산이라는 작은 산에 삭도를 두 개나 설치하면 환경 부하가 커질 수밖에 없다”며 “자연경관을 훼손하는 곤돌라 사업을 추진하며 그 수익금으로 환경을 보전한다는 것은 모순”이라고 일갈했다.

 

설악산국립공원 내 오색케이블카 사업 반대 운동을 지속해온 녹색연합은 “(서울시의 곤돌라 사업은) 오색케이블카를 비롯해 전국 지자체의 케이블카 개발 광풍의 연장선으로 보이는데, 생태적으로도 문제이지만 경제성이 있는지도 의문”이라고 비판했다.

 

설악산과 남산을 비교대상으로 보기 어렵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민성환 생태보전시민모임 대표는 “설악산은 멸종위기 동식물들이 서식하는 국립공원이고, 보존가치가 높은 상층부에 케이블카가 연결돼 많은 사람이 가게 되면 훼손될 게 뻔한 상황”이라며 “반면 도시공원인 남산은 청정지역에 삭도를 놓자는 게 아니라, 샛길 피해가 이미 극심한 곳에 곤돌라를 설치해 샛길 이용을 통제해 훼손 가속화를 막자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다만 “남산 정상부에 관광객이 과다 투입되지 않도록 곤돌라 운행 횟수 조절 등 대책이 필요하다는 점을 시에 전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환경적 측면에서 서울시의 곤돌라 계획에 미비점이 있다는 지적도 있다. 이수현 생명의숲 연구소 부소장은 “작은 산인 남산에 2개의 삭도를 운영하는 게 과연 남산 생태복원을 위해 최선의 방안인지는 다시 생각해 볼 일”이라며 “800m의 곤돌라에 메인지주 2개와 유도지주 3개 등 5개를 설치하겠다는 것도 운행 길이에 비해 과다해 보인다. 시가 내놓을 기본설계를 지켜보겠다”고 말했다.


이규희 기자 lk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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