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면허로 교통사고 낸 뒤 도주·운전자 바꿔치기한 전직 경찰서장, 항소심도 ‘집유’

무면허로 차를 몰다 접촉 사고를 내자 도주한 뒤 운전자까지 바꿔치기한 전직 경찰서장이 항소심에서도 집행유예의 형을 선고받았다.

전주지법 제3형사부(부장판사 이용희)는 16일 도로교통법 위반과 범인도피 교사 혐의로 기소된 전직 경찰서장 A씨에 대한 항소심에서 검사의 항소를 기각하고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원심을 유지했다.

A씨는 지난해 6월 24일 오후 1시쯤 전주시 덕진구 한 교차로 인접 도로에서 자신의 BMW 차량을 몰다 옆 차선을 넘어 1차선에서 좌회전하려 대기 중이던 싼타페 차량 조수석 부위를 들이받은 뒤 아무런 조처 없이 현장을 이탈한 혐의로 기소됐다. 범행을 은폐하기 위해 지인을 운전자로 내세운 혐의도 받는다.

A씨는 사고 발생 1년 전 이미 면허가 취소돼 무면허 상태인데도 운전한 것으로 드러났다. 그는 사고 직후 지인에게 전화를 걸어 “네가 차량을 운전했다고 경찰에 진술해달라”고 부탁해 무면허 뺑소니 사고를 은폐하려 한 사실이 경찰 조사에서 밝혀졌다.

이에 1심은 “죄질이 불량하고 피해자들로부터 용서받지 못했으나, 일정액을 공탁하고 음주 벌금형 외 별다른 처벌 전력이 없는 점을 감안했다”며 집행유예의 형을 선고했다. 그러자 검찰은 형량이 너무 낮다며 항소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검사는 양형부당을 주장하나, 1심의 양형이 낮아 보이지 않는다”고 판시했다.

전주=김동욱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