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수학능력시험일인 16일 서울시내 각 고사장 앞에서는 입실 완료 시각을 코앞에 두고 허겁지겁 뛰어오거나 순찰차나 소방차를 타고 오는 '지각' 수험생들도 곳곳에서 눈에 띄었다.
입실 마감 시간을 10분가량 남겨둔 오전 8시께 양천구 금옥여고 앞에선 한 여학생이 상기된 얼굴로 울먹이며 오토바이에서 내려 교문으로 뛰어갔다.
학생을 내려준 40대 우모씨는 "지금 택배 일을 하러 가야 하는데, 갑자기 학생이 와서 울면서 태워달라고 하길래…"라고 짤막하게 말한 뒤 급하게 가던 길을 향했다.
한 수험생은 8시 8분께 전력 질주로 교문을 통과하기도 했고, 학교 인근에는 사이렌을 켠 채 꽉 막힌 도로 사이를 비집고 경찰 싸이카들이 분주하게 오고 갔다.
대학교 로고가 새겨진 점퍼를 입은 한 학생은 금옥여고에 왔다가 장소를 착각한 듯 옆에 있던 친구에게 다급하게 "야 저거 택시 잡아"라고 했다가 "여기 맞나?"하며 다시 금옥여고로 발길을 돌리기도 했다.
강남구 휘문고 앞에서는 오전 8시6분께가 되자 사이렌을 울리며 경찰차 한 대가 교문 앞으로 들어섰다. 경찰차에서 내린 수험생은 부리나케 학교 안으로 뛰어 들어갔다.
교문 앞에 서 있던 중동고 학생들은 박수를 치고 환호하며 "파이팅!"이라며 한마음으로 응원했다.
마포구 서울여고 앞에서도 오전 8시께에 다다르자 경찰차를 타고 온 수험생 2명이 고사장 앞에 도착해 부끄러운 듯 후다닥 고사장 안으로 들어갔다.
양천구 백암고에서 응시할 예정이었던 수험생 한 명은 1교시 시작 시간인 8시 40분까지 끝내 입실하지 못했다.
경찰과 학교 관계자는 차량이 통과할 수 있는 정문을 열어두고 학생을 기다렸지만, 학생을 태운 차는 결국 1교시 시작 시각까지 도착하지 못했다.
학교 관계자는 "이 학생 외에도 고사장에 결시자는 많지만, 오는 중이라고 해서 기다린 것"이라며 "매년 제시간에 도착하지 못하는 수험생이 꼭 나온다"고 안타까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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