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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러, 정상회담 후속 조치 잰걸음… ‘경제협력체 4년여만에 가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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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3-11-15 16:18:34 수정 : 2023-11-15 16:1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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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러경제공동위원회가 평양에서 시작됐다고 북한 관영매체들이 보도했다. 북·러 정상회담에서 합의된 경협 사안을 진행시키려는 것으로, 북·러 경협이 시동을 거는 모양새다. 

 

조선중앙통신과 노동신문은 15일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정부(북한)와 러시아 정부 사이의 무역경제 및 과학기술협조위원회 제10차회의에 참가하는 로씨야련방(러시아)정부대표단이 14일 평양에 도착했다“고 보도했다. 러시아 항공기에서 대규모 대표단이 평양국제공항에 내리는 사진과 환영 행사 장면이 담긴 사진도 대거 게재했다.

평양에서 북한과 러시아의 '10차 북러 경제공동위원회'(조로 정부간 무역, 경제 및 과학기술협조위원회)의 부문별 회담이 진행 중이라고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이 15일 보도했다. 평양=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식량·노동자·물류 협력 ‘의정서’ 도출할 듯...효과는?

 

‘조로정부간 무역, 경제 및 과학기술협조위원회’는 북·러경제공동위의 북한 내 명칭이다.

 

북·러경제공동위는 북한과 러시아의 장관급의 최고 경제협력 증진 협의체다. 양측 공동의장 하에 임업, 운수, 과학기술, 지역간 협력, 무역 등 5개 분과를 두고 있다. 러시아 알렉산드르 코즐로프 천연자원·생태부장관과 북한 윤정호 대외경제상이 공동 의장이다. 1996년부터 2019년까지 9차례 개최됐다. 2019년 3월 6일 9차 회의 이후 4년 8개월만에 이번 10차 회의가 열렸다. 

 

통신은 “제10차 회의를 위한 부문별 회담이 진행되고 있다”며 “쌍방의 실무일군들이 참가한 회담들에서는 이번 회의 의정서에 반영할 여러 분야에서의 협조실현을 위한 실천적 문제들이 진지하게 토의되고 있다”고 밝혔다. 회의가 며칠에 걸쳐 진행될지 계획과 의제는 공개되지 않았다. 농업, 문화, 교육, 스포츠 교류를 논의할 것이라고 앞서 러시아 매체들이 보도한 바 있다.

 

통일부는 북한에 대한 러시아의 식량지원, 나진·하산 중심의 북·러 경제·물류 협력을 논의할 가능성이 있고, 특히 북한 노동자의 러시아 파견 문제도 거론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사진=AP연합뉴스

통일부 당국자는 최근 기자들과 만나 “밀가루 등 식량 지원에 다소 도움이 될 수 있겠으나 그동안의 경제협력 사업도 진전되지 못한 실정, 김정은 집권 후 교역규모 축소, 러시아가 1990년대 이후 시장 자본주의에 적응해온 점 등을 고려할 때 러·북 경제협력 확대는 제약이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통일부에 따르면 북·러 간 수출과 수입을 합한 교역 총액은 2011년 1억1282만달러에서 2012년 7593만 달러, 2016년 7688만 달러 등으로 줄어오다 2018년 3409만 달러, 2019년 4790만 달러 수준까지 떨어졌다. 코로나19 영향으로 2021, 2011년 교역액은 사실상 제로에 가깝다. 북한의 대외교역 중 러시아 비중 역시 2012∼2019년은 1%대였고, 2020년 4.94%, 2021년 0.001%라는 설명이다.

 

◆활발 교류로 ‘희망적 분위기’ 띄우기

 

북한은 북·러정상회담을 긴장이 높아지고 있는 국제정세 속에서 역사적 반미연대로 의미를 한껏 부여하고 있다. 이날 러시아 정부 대표단 입북에 맞춰 축하 연회, 축하 공연 등 대대적인 부대행사를 마련하고 각각 상세하게 기사로 내보냈다. 특히 북한이 연말 경제성과 총화를 앞둔 가운데, 주민들에게 희망적이고 낙관적인 분위기를 조성하려는 의도도 엿보인다. 

 

평양고려호텔에서 14일 저녁에 열린 연회에서 윤정호 대외경제상, 김일국 체육상, 임천일 외무성 부상 등이 참석해 러시아 대표단을 환영했다. 통신은 “대외경제상은 조로(북·러)수뇌(정상)분들의 역사적인 상봉에서 이룩된 합의들을 이행하기 위해 적극적인 노력을 기울이고있는 로씨야(러시아) 의 벗들에게 사의를 표했다”며 “모든 분야에서 쌍무(양자)관계를 보다 활성화하고 새로운 높은 단계에로 발전시키기 위하여 긴밀한 접촉과 협동을 강화해나갈 공화국정부의 입장을 표명했다”고 전했다. 또 “코즐로프 동지(장관)은 지배주의 세력과의 전초선에서 어깨겯고 싸우고있는 조선이 지역 및 국제문제들에서 로씨야에 전적인 지지를 보내주고있는데 대하여 강조했다”며 “(이번 회의가) 쌍방의 적극적인 노력에 의하여 두 나라사이의 친선과 인민들의 복리를 도모하는데 이바지하게 될 것이라고 확언했다”고 전했다.

평양에서 북한과 러시아의 '10차 북러 경제공동위원회'(조로 정부간 무역, 경제 및 과학기술협조위원회)의 부문별 회담이 진행 중이라고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이 15일 보도했다. 평양=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또 러시아 정부 대표단이 김일성·김정일 동상이 있는 만수대 언덕에서 꽃바구니를 진정했고, 만수대예술극장에선 북한이 준비한 환영 공연에 참석했다고 보도했다.

 

통신은 “무대에는 정의와 애국주의, 용감성과 낙관주의로 충만된 조로 두 나라의 명곡들이 올랐다”며 “관람자들의 절찬을 받았다”고 보도했다.

 

또 북한은 같은 날 승정규 문화상을 단장으로 하는 북한 문화성대표단이 러시아 상트빼제르부르그에서 진행되는 제 9차 국제문화연단에 참석차 평양을 출발했다는 소식도 공개했다. 북한과 러시아가 경제는 평양에서, 문화는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동시에 협력 사안을 논의하며 광폭행보를 보인 셈이다.


김예진 기자 yej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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