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기 반등 이후 다시 하락을 시작한다는 '2차 하락' 전망이 점차 현실화하는 모습이다. 주거 선호도가 높다는 송파구 잠실동에서도 5억원 이상 거래가가 떨어지는 것은 물론 '심리적 저지선'으로 통했던 최저선의 가격대도 무너졌다.
15일 뉴스1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서울시 송파구 잠실동 레이크팰리스 전용면적 135㎡는 지난달 16일 27억원에 거래됐다. 전고가 대비 8억5000만원 떨어진 금액이며, 해당 평형대가 30억원 밑으로 내려가기는 2021년 5월 이후 2년6개월 만이다.
송파구 신천동 파크리오 전용 35㎡는 최초 8억8000만원에 매물을 등록했다가, 지난 8일 가격을 3000만원 내렸다. 가장 최근 거래가는 지난달 13일에 있었던 9억3000만원으로, 시세보다 낮게 책정했음에도 거래가 되질 않자 가격을 더 내린 것으로 보인다.
'노·도·강'(노원·도봉·강북구) 지역 아파트 값도 곤두박질 치고 있다. 노원구 하계동 청솔 전용 39㎡의 경우 지난달 16일 직전 최고가(5억7800만원) 보다 2억2300만원 내린 3억5500만원에 매매계약을 체결했다.
통계상으로도 이들 지역은 하락이 뚜렷하게 나타난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11월 첫째 주(6일 기준) 노원구와 강북구 아파트값이 0.01% 떨어지며 하락 전환했다. 노원구는 지난 7월10일 조사 이후 17주 만이며, 강북구는 2주 만이다.
올 하반기 들어 부동산 시장이 회복세를 보이는 듯 했지만, 시장은 다시 침체되는 분위기다.
실제로 고금리에 특례대출 등이 강화된 후 거래가 끊기자 아파트 매물은 갈수록 쌓여가고 있다. 올해 초에 5만 건 안팎이었던 매물량은 이달 초 8만 건을 넘어서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2차 하락기 초입에 들어서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여전히 고금리 기조가 이어지고 있고, 대내외적인 경제 여건이 개선되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거래량과 매물량 등 악화한 지표들이 이를 뒷받침한다.
윤수민 NH농협은행 부동산전문위원은 "하락기로 접어드는 것이라 볼 수도 있을 것 같다"며 "확실히 상승세는 둔화된 상황이다. 금리가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내년 초 이를 상쇄해주는 신생아 특례대출이 나오는 만큼 다시 시장 상황이 변화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대세 하락 보다는 지역별로 시장이 움직일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도 있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대출과는 무관한 지역 등은 금리에 크게 영향을 받는다고 보긴 어렵다"며 "다만 매수 시 대출 비중이 높은 지역의 경우에는 하락이 있을 것이다. 현재 눈치보기 장세가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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