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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8년만에 증인석 앉은 美 전직 대통령…"마녀사냥"

입력 : 2023-11-07 07:49:03 수정 : 2023-11-07 07:4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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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산 가치를 부풀려 이득을 취했다는 의혹으로 민사소송을 받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6일(현지시간) 직접 법정 증언에 나섰다. 자산을 고의로 부풀렸다는 의혹을 부인하는 한편, 이번 소송이 마녀사냥이라는 주장을 되풀이했다.

 

AP통신과 CNN 등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뉴욕시 맨해튼지방법원에서 열린 금융사기 의혹 관련 민사재판에 증인으로 참석했다.

 

미국에서 전직 대통령이 법정 증언에 나선 것은 26대 대통령(1901~1909년)이었던 시어도어 루스벨트 전 대통령 이후 처음으로 알려졌다. 루스벨트 전 대통령은 퇴임 후인 1913년과 1915년 민소소송에 휘말려 직접 증언에 나섰다고 한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증언석에 앉아서도 이번 재판은 정치적 공세라고 비난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 재판은 정치적 마녀사냥"이라며 소송을 제기한 레티샤 제임스 뉴욕주 법무장관 겸 검찰총장을 겨냥해 "부끄러워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자산을 부풀렸다는 의혹에 대해 "사기와는 정반대"라며 "그(제임스 장관)가 곧 사기"라고 토로했다.

 

반면 제임스 장관은 이날 법정 밖에서 취재진에 "결국 마지막에 중요한 것은 사실과 숫자"라며 "숫자는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이번 재판을 맡고 있는 아서 엔고론 판사와 트럼프 전 대통령이 신경전을 벌이는 듯한 장면도 여러번 나왔다.

 

엔고론 판사는 "이것은 정치 집회가 아니다. 낭비할 시간이 없다"며 자제를 촉구했고 트럼프 전 대통령 변호인에게 "할 수 있다면 그를 통제해달라. 못하면 내가 하겠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또 "원하면 어떤 식으로든 나를 공격할 수 있다. 하지만 제발 질문에 대답하라"고 핀잔을 줬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마이크를 잡고 "이것은 매우 불공평한 재판이다. 대중들이 보고있기를 바란다"고 불만을 토로하는가 하면, 엔고론 판사에게 "선거 개입", "적대적 판사"라고 직접 비난했다.

 

앞서 엔고론 판사는 이미 트럼프 전 대통령 측이 보유 부동산 자산가치를 부풀렸다는 원고 측 주장을 일부 인용해 사업면허 취소 및 감사 명령을 내렸고, 트럼프 전 대통령이 법원 직원 비난금지 명령을 위반했다며 두 차례 벌금을 부과하기도 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장남, 트럼프기업(Trump Organization) 등과 공모해 십여년 동안 뉴욕 트럼프 타워 빌딩, 플로리다 마라라고 리조트, 골프장 등 부동산의 가치를 부풀려 이득을 취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이에 뉴욕주가 부당이익금 환수 등 소송을 제기한 것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내가 했던 것은 재무제표를 승인을 하거나, 회계사에게 필요한 것을 주라고 사람들에게 이야기한 것 뿐이다"면서 결과적으로 "내용을 받아보고 어떤 경우에는 몇가지 제안을 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사건이 아주 오래전 일이라 시효가 이미 만료됐다는 주장을 펴는가 하면, 재무제표에 트럼프타워 면적이 실제의 3배로 기재된 것은 엘리베이터와 기타 공간 등을 빼지 않고 계산해 실수했을 수 있다고 해명했다.

 

이번 재판은 트럼프 전 대통령을 상대로 네 차례 제기된 형사재판과는 별도 소송이다. 이번 재판은 트럼프 전 대통령 자식들도 연루돼 지난주에는 장남과 차남이 연이어 증언대에 올랐다. 오는 8일에는 장녀 이방카 트럼프도 법정에 출석한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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