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조현병 전 단계, 초기 조현병도 미세한 뇌 조직 변화 살피면 조기 진단 가능”

관련이슈 디지털기획

입력 : 2023-10-30 00:51:58 수정 : 2023-10-30 00:51:57

인쇄 메일 글씨 크기 선택 가장 작은 크기 글자 한 단계 작은 크기 글자 기본 크기 글자 한 단계 큰 크기 글자 가장 큰 크기 글자

조현병 전단계 및 초기 조현병 환자라도 미세한 뇌조직 변화를 통해 조현병을 조기 진단할 수 있다는 국내 연구 결과가 나왔다. 

 

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권준수·분당서울대병원 문선영 교수 연구팀은 초발정신증군(조현병 초기 단계·101명), 정신증 고위험군(조현병 전단계·85명), 대조군(147명)의 뇌자기공명(MRI) 질감 분석을 통해 영역별 회색질 부피·두께와 질감 특성의 연관성을 조사한 결과 이같이 나왔다고 27일 밝혔다. 

 

왼쪽부터 권준수 교수, 문선영 교수

질감 분석(Texture analysis)은 MRI 영상을 구성하는 작은 3차원 단위(복셀) 중 인접한 단위들의 상호관계를 조사하여 질감 특성을 분석하는 기법이다. 이를 통해 뇌조직의 부피 변화나 신호 강도에 기반한 분석으로는 감지하기 어려운 미세한 변화까지 포착할 수 있다.

 

연구결과 초발정신증군은 대조군에 비해 전두엽을 비롯한 뇌 부위에서 회색질 부피 및 두께의 유의한 감소를 보였다. 반면 정신증 고위험군에서는 회색질 부피 및 두께 변화는 발견되지 않았지만, 전두엽 부위에서 회색질의 복잡성 및 상호의존정도을 반영하는 ‘IMC1 질감지표’가 대조군 및 초발정신증군에 비해 뚜렷하게 증가하는 결과가 나타났다. IMC1 지표는 뇌조직의 국소영역의 복잡성이 크고, 영역 간 상호의존정도가 적을수록 그 값이 증가한다.

 

특히 정신증 고위험군에서 증상이 심할 수록 전두엽 IMC1 지표는 낮게 나타났다. 전두엽 회색질 국소영역의 복잡성이 증가할수록 양성 증상의 정도가 덜했던 것이다.

 

정신증 고위험군의 전두엽 각 부위에서 양성 증상 심각도 및 IMC1 지표의 상관관계. 양성 증상 심각도는 IMC1 지표가 증가할수록 감소하는 양상이 나타났다.

연구팀은 “이 결과가 정신증 고위험군 단계에서 신경가소성의 일종인 ‘피질재구성’ 현상의 가능성을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신경가소성은 뇌가 환경·상황에 따라 스스로 신경구조와 회로를 바꾸는 현상을 말한다.

 

연구팀은 정신증 고위험군에서 회색질의 부피와 두께의 변화가 없더라도, 높은 민감도를 가진 ‘질감분석’을 통해 조현병 증상에 관련된 미세한 회색질 변화를 포착하여 조기 치료에 도움을 받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과거 정신분열병으로도 불렸던 ‘조현병’은 망상, 환청, 와해된 언어 및 행동과 같은 증상과 사회적 기능 장애를 동반하는 대표적인 중증 정신질환이다. 발병과 함께 회백질 감소 등 다양한 뇌조직의 변화가 발견된다. 시간이 갈수록 인지기능이 떨어질 수 있어서 조기 발견과 발병 직후 4~5년간 치료가 매우 중요한데, 조현병 전단계에서 초기에 일어나는 뇌 변화에 대해서는 잘 알려져 있지 않았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분자 정신의학(Molecular Psychiatry)’ 최신호에 게재됐다. 


정진수 기자 jen@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정은채 '반가운 손 인사'
  • 정은채 '반가운 손 인사'
  • 한지민 '우아하게'
  • 아일릿 원희 '시크한 볼하트'
  • 뉴진스 민지 '반가운 손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