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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내외에도 말 소개?”…소환된 김정숙 관광 외교 논란 [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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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3-10-26 11:28:04 수정 : 2023-10-26 17:5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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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전(문재인) 정부에서는 말 못 받았지? 이런 거 보여주는 것”(탁현민 전 청와대 의전비서관)

“사우디 측이 먼저 권유, 이것이 국격이다.”(박대출 국민의힘 의원)

“‘디리야 유적지’ 방문과 ‘말’ 소개는 문재인 정부 때도 일정”(탁 전 비서관)

문재인 전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왼쪽),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 연합뉴스·뉴시스

문재인 정부 시절 관광외교로 논란을 빚은 김정숙 여사가 또다시 소환됐다. 최근 윤석열 대통령 부부의 사우디아라비아 국빈 방문 중 김건희 여사가 말과 접촉하는 장면을 두고 여야 인사들이 국격이 올랐다는 주장과, 영부인의 모습을 강조할 이유가 없다는 주장이 대립하면서다. 이에 외유성 해외 순방이 다른 영부인들에 비해 많아 비판을 받은 김정숙 여사의 이야기가 또다시 여당 안팎에서 오르내리고 있다. 특히 탁현민 전 청와대 의전비서관은 “문재인 정부에서도 사우디 측의 말 소개 프로그램을 소개받았지만 굳이 김정숙 여사의 모습을 홍보할 이유가 없다”고 언급했다. 하지만 김정숙 여사의 경우 단독 해외 순방과 관광외교 논란으로 홍역을 치른만큼 이번 윤 대통령 내외의 사우디 국빈 방문과 비교가 적절치 않다는 비판이 제기 된다.

김정숙 여사가 지난 2019년 9월 라오스 국빈 방문을 마치고 와타이 국제공항을 통해 출국하는 자리에서 문재인 전 대통령보다 앞서가며 답례를 하고 있다. 뉴시스

◆“윤 대통령 내외 순방 성과 깎아내리려는 의도”

 

26일 탁현민 전 청와대 의전비서관은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전 정부나 해외 다른 퍼스트레이디 관련 사진이나 자료가 잘 없는 이유는 다들 그런 예우를 받지 못해서가 아니다“며 “국정과 순방의 중심은 대통령이고 대통령을 중심으로 기획되고 설명되고 완성시키는 것이 청와대와 대통령비서실의 업무이기 때문이었다. 굳이 (김정숙)여사님의 모습을 홍보하거나 강조할 이유가 없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탁 전 비서관이 문 전 대통령 내외 또한 디리야 유적지 방문과 말 소개 프로그램을 일정으로 소화했다고 설명했다. “김건희 여사만 받았다는 ‘디리야 유적지’ 방문과 ‘말’ 소개는, 그 유적지를 방문한 해외정상들에게 제공하는 프로그램으로 문재인 대통령내외 역시 함께 방문했었던 일정”이었다는 게 그의 이야기다.

 

그는 페이스북에 당시 문재인 전 대통령 내외의 사우디 순방사진 3장을 공개했다. 하지만 문재인 전 대통령 내외가 받았다는 말이 포함된 프로그램에 대한 사진은 없었다. 사우디 관계자들 사이에서 손뼉을 치고 있는 김정숙 여사의 사진과 디리아 유적지 내외의 사진이 포함됐다.

김건희 여사가 지난 21일(현지시간) 리야드 인근에 위치한 사우디 왕국의 기원지라 할 수 있는 디리야 유적지를 윤석열 대통령과 함께 방문해 현지에서 소개한 아라비아 말을 살펴보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전날 박대출 국민의힘 의원이 “이번 사우디아라비아 순방도 달라진 국격을 실감케 한다”며 “사우디측이 이례적으로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를 극진하게 예우한 것만 해도 놀랄 정도로 이전과는 다르다고”고 평가한 것을 두고 비판한 것이다. 

 

앞서 대통령실은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디리아 유적지를 방문한 김건희 여사가 사우디아라비아의 말을 쓰다듬는 사진을 공개했다. 지금까지 동물권 보호에 목소리를 높였던 김 여사가 자연스럽게 갈색과 흰색 말을 쓰다듬는 장면이 공개되면서 지지자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었다. 하지만 이를 두고 문재인 정부 당시 청와대 의전비서관을 지낸 탁 전 비서관은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우이 이런 것도 받았다. 이전 정부에서 말 못 받았지? 이런 거 보여주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즉 문재인 정권보다 예우를 받는 점을 부각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김 여사가 말과 접촉하는 사진을 공개했다는 것이다.

 

이후 박 의원은 이같은 탁 전 비서관의 발언을 언급하며 “사진속의 말은 사우디 측에서 여사께 먼저 만져보라고 권유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사우디 측이 국가의 역사를 소개하기 위해 말을 가져왔고, 그 말이 어떤 의미를 지니고 있는지 소개하면서 직접 만져보라고 권유했다는게 박 의원의 설명이다. 박 의원은 탁 전 비서관의 발언에 대해 “사실 확인도 않고, 묻지마 깎아내리기식 흠집내기를 하는 것은 곤란하고 민망하다”며 “대한민국을 위해 열심히 일하는 대통령과 영부인, 그리고 대통령실 직원들을 위해서도 가짜뉴스 그만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의 한 중진 의원은 “(탁 전 비서관의 발언은)대통령 내외의 해외순방으로 이뤄낸 성과를 깎아내리려는 의도일 뿐 그 이상 이하도 아니다”며 “특히 관광외교 논란으로 홍역을 치룬 김정숙 여사를 언급한 것 자체가 이해가 안된다”고 말했다.

김정숙 여사가 지난 2018년 11월 인도 우타르프라데시 주 아그라의 타지마할을 방문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

◆소환된 김정숙 여사...단독 해외순방 관광외교 논란

 

탁 전 비서관이 사우디 말 접촉 사진에 대해 목소리를 높이면서 문재인 전 대통령의 영부인이었던 김정숙 여사도 소환됐다. 그는 “굳이 김정숙 여사의 모습을 홍보하거나 강조할 이유가 없다”고 언급했다. 하지만 김정숙 여사의 경우 단독 해외 순방과 관광외교 논란으로 홍역을 치러 국민의 공분을 사기도 했다. 이에 이번 윤 대통령 내외의 사우디 국빈 방문과 비교가 적절치 않다는 비판이 제기 된다.

 

김정숙 여사는 대통령과 동반 혹은 단독으로 가는 외유성 해외 순방이 다른 영부인들에 비해 많았다. 김정숙 여사는 총 48회의 순방을 다녔는데 이는 역대 영부인 중 가장 많은 수치다. 해외 자원외교로 순방이 많았던 이명박 전 대통령의 영부인인 김윤옥 여사가 28회로 뒤를 이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큰 격차다.

김정숙 여사가 지난 2018년 11월 경기도 성남 서울공항에서 인도 방문을 위해 공군 2호기에 오른 뒤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 연합

특히 2018년 11월 4일부터 3박 4일간 문재인 전 대통령 동반 없이 단독으로 대통령 전용기를 타고 인도를 다녀왔는데 2018년 7월 문재인 대통령 부부가 인도를 공식 방문한 지 불과 넉 달만에 김정숙 여사 단독으로 또다시 인도를 방문한 것이 논란이 됐다. 또 대통령 순방이 아님에도 대통령 전용기에 대통령 휘장을 붙여 당시에도 부적절한 과잉 의전이라는 지적이 있었다. 당시 청와대는 김정숙 여사의 외유성 해외순방 행태를 비판한 남정호 전 중앙일보 논설위원에 대해 소송을 걸었지만 재판부는 “정정보도 대상이 된다고 볼 수 없다”고 판시했고 이후 청와대는 소를 취하했다.

 

청와대는 인도에서 김정숙 여사의 참석을 희망해 인도방문이 성사됐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배현진 국민의힘 의원에 따르면 ‘당시 문체부 장관의 방문 일정이었지만 정부측이 영부인(김정숙 여사)이 함께 가고 싶다는 뜻을 전해 그에 맞춰 인도가 초청장을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문재인 전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가 지난 2018년 7월 인도 뉴델리에 도착 후 첫 일정으로 힌두교를 대표하는 성지인 '악샤르담 힌두사원'을 방문, 힌두교 지도자 동상 위에 물을 붓고 있다. 연합뉴스

여기에 탈원전 정책을 펼쳐온 문재인 정부에서 원전 세일즈를 위해 갔다고 해명한 체코와 단독으로 피라미드를 비공개로 방문한 이집트의 경우에도 관광외교 논란이 일었다. 2019년 6월 노르웨이 방문 당시에도 문재인 대통령과 떨어져 단독으로 뭉크미술관과 소냐왕비의 미술마구간을 비공개로 방문한 사실이 폭로되기도 했다.

 

논란이 일때마다 문재인 정부 당시 청와대 혹은 외교부는 해당 국가의 요청으로 관광지를 방문했다고 해명했지만 이 중 상당수는 사실과 다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당시 청와대의 거짓 해명 논란은 해당 국가들에 결례를 범한 것이라는 외교가의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김건호 기자 scoop3126@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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