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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차례 장례식과 국감… 끝내 침묵한 김동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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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3-10-24 01:50:46 수정 : 2023-10-24 01:5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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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연, 전날 장모상 딛고 23일 국토위 국감
10년 전 장남 떠나 보낸 뒤 일주일 만에 국감
“주변에 알리지 말라”…아픔 딛고 업무 수행
여야 공세에도 의연하게 대처…국감 마무리

2013년 10월14일 정부 세종청사에서 열린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장. 이날 국감장은 여느 때와 달리 숙연했다. 국감에 참석한 당시 김동연 국무조정실장이 백혈병으로 투병하던 장남을 일주일 전 떠나보낸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기 때문이었다. 미국 존스 홉킨스 국제관계대학원에 유학 중이던 장남은 한국에 들어와 투병생활을 이어왔다. 김 실장도 아들을 위해 골수이식에 나서는 등 마지막까지 희망의 끈을 놓지 않았다.

 

◆ 10년 전 장남, 다시 장모 떠나보내며 국감 준비

 

묵묵히 국감 준비에 매진하던 김 실장 주변의 직원들도 이 사실을 미처 알지 못했다. 국감 닷새 전 열린 장례식에도 “잠깐 볼 일이 있어 나갔다 온다”며 휴가를 쓰고 다녀왔다고 당시 동료들은 회상했다.

 

23일 경기도청에서 열린 국회 국토위 국감에서 답변하는 김동연 지사. 김 지사의 장모는 전날 밤 별세한 것으로 전해졌다. 연합뉴스

이 사실은 국감 전날 국무조정실 전 직원에게 보낸 김 실장의 이메일을 통해 공개됐다. “스물여덟 해 함께 살아온 애를 보낸다는 게 견디기 어려울 정도로 힘들다. 가슴을 도려내는 것 같다”는 내용이었다.

 

정무위 국감은 김 실장에게 조의를 표시하는 것으로 시작됐다. 김정훈 당시 정무위 위원장은 “깊은 슬픔을 당했음에도 이렇게 국감을 잘 준비해준 데 대해 감사드린다”고 말했고, 여야 의원들도 “아주 큰 아픔과 고통을 안고 국감장에 나와 답변하고 있는 국무조정실장에게 심심한 위로를 전한다”고 했다.

 

◆ “국감 끝날 때까지 알리지 말라”…아픔 안고 도정 집행

 

같은 장면은 거의 10년 만인 이달 23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국감에서 재연됐다. 전날 밤 빙모상을 당한 김동연 경기도지사는 여야 의원들의 ‘법카유용 의혹’·‘양평고속도 노선 변경’을 둘러싼 날 선 질의에도 의연하게 국감을 마무리했다.

 

흔들림 없이 공세에 대응한 그는 국감이 마무리될 때까지 이 사실을 외부에 알리지 말라고 측근들에게 당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거친 설전이 오간 국감에서 김 지사는 경기북부특별자치도 설립과 관련해 국회의 협조를 구하기도 했다.

 

그의 빙모상이 알려진 건 국감이 마무리되고 나서 출입기자들에게 경기도가 보낸 ‘부고’ 문자를 통해서였다. 올해 마지막 국감을 끝낸 김 지사는 국회 국토위 위원들과 인사를 나누고 서울 강남에 있는 삼성서울병원 장례식장으로 향했다. 

 

뒤늦게 소식을 접한 정의당 심상정 의원 등 국토위 위원들은 “아픔을 안고 국감장에 나와 답변했다”며 위로의 뜻을 전했다.

 

이곳에선 소식을 듣고 달려온 오세훈 서울시장, 유정복 인천시장과 마주했다. 위로의 인사가 오간 뒤에는 수도권 광역지방자치단체 간 협력을 거듭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기도가 추진 중인 ‘더(THE) 경기패스’와 서울시의 ‘기후동행카드’도 거론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김 지사는 이날 국감에서 “더 경기패스를 통해 모든 교통수단에 전 도민이, 전국 어디서나 혜택을 받도록 하겠다”고 강조한 바 있다.

 

도 관계자는 “김 지사가 국감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고 판단해 국감이 끝나는 시점에 장모상을 밝히기로 했다”고 말했다.


수원=오상도 기자 sdo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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