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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고 아티스트 콜린진이 레고로 표현한 종묘제례악 등 조선왕조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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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3-10-18 10:02:40 수정 : 2023-10-18 10:4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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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첫 레고 작품 전시회 25일까지 열어
종묘제례악 등 문화 작품 300여 점 선보여
“레고로 우리 보물 보여주는 ‘K레고’ 이끌고 싶어”

서울 중구 소공동 모리함 전시관에는 요즘 이색적인 전시회가 열리고 있다. 레고 아티스트 콜린진(본명 소진호)이 장난감 블록, 즉 레고(Lego)로 형상화한 우리의 다양한 문화유산을 표현한 작품 전시회다. 

레고 아티스 콜린진이 전시장에서 블록으로 형상화한 그의 다양한 전통 관련 작품들을 설명하고 있다. 그는 “인디밴드 이날치가 ‘조선힙합’으로 현재의 우리와 그 시대의 판소리를 연결했듯 저는 한국의 보물을 레고 작품으로 만든 ‘K-레고’를 통해 소중한 우리 문화유산이 가진 깊은 아름다움을 널리 알리고 싶다”고 말했다.

조선시대 역대 왕과 왕비의 신위를 모신 종묘에서 제사를 지낼 때 연주한 곡과 무용, 노래가 있는 종묘제례악(宗廟祭禮樂), 항아리를 얹은 보상반을 중앙에 두고 항아리 안에 공을 넣는 '보상무'(寶相舞), 승복을 입고 추는 승무(僧舞), 학의 모습을 형상화한 학무(鶴舞)를 표현한 작품이 레고로 만들어져 관객의 호기심을 자극하고 있다.

 

이뿐 아니라 경주 사천왕사 터에서 출토된 용 얼굴무늬 기와, 각종 한국 탈, 선비 책상 등 300점의 레고 작품이 전시돼 있다. 종묘제례악 작품의 경우 그간 닥종이나 캐릭터 그림으로 묘사한 작품은 있었으나 장난감 블록으로 형상화한 것은 콜린진이 처음이다. 이 작품은 연주자마다 악기의 모양이나 형태가 세밀하게 달라 관람객의 감탄을 자아내게 하고 있다.

종묘제례악.

여태껏 레고블록으로 만들어진 것이라고 하면, 거대하고 사실적 표현의 서양의 작품들이 태반이었다. 동양에서도 중국과 일본의 주요 건축물(히메지 성, 도쿄, 만리장성, 상하이 등)들이었는데, 콜린진이 우리나라 고유의 상징적인 것들을 누구에게나 쉽고 명료하게 받아들일 수 있게 시도하고 있다.

 

박영택 미술평론가(경기대 교수)는 그에 대해 “매뉴얼도 없고 부합되는 부품도 없는 상황 속에서 기존의 것을 변형, 응용해가며 제한 된 조건 안에서, 그 압박 속에서 최대한의 상상력을 밀고 가는 레고작가”라고 평했다. 그는 “한국적인 소재를 레고로 모방에서 만드는 차원이 아니라 한국의 조형의식이나 미감, 색채 감각 등을 온전히 파악해서 이를 정확히 구현하는 일을 하고 있다. 콜린진이 다루는 레고는 저마다의 상징성을 지니면서 빛을 낸다 “고도 했다. 

포구락. 

콜린진은 장난감 회사를 운영하는 아버지 덕에 어려서부터 신기한 장난감을 가장 먼저 갖고 노는 행운을 누렸다고 말한다. 25살부터 자신만의 레고 디자인 작업을 해왔던 그는 결혼 후 시작한 장난감 박물관(한립토이뮤지엄)에서 꾸준히 자신의 작업을 확장했다. 이후 가장 한국적이고 자연에 가까운 모습을 레고 작품으로 담아 일반에 소개하고 싶다는 바람으로 이번에 첫 개인전을 열게 됐다. 

 

최근 전시장에서 만난 콜린진은 “20년간 레고 작업을 하면서 우리 역사와 전통에 주목해왔다. 롯데타워 같은 상징적인 건물이나 BTS로 대표되는 유명인물 등 눈길을 확 끌 만한 작품을 권유하는 이도 많다. 그러나 단기적으로 시각적인 관심을 끄는 주제보다 전통적인 내용의 스토리가 있는 작품을 만들고 싶었다. 레고에 역사와 전통을 많은 이야기를 담고 싶었다. 그런 작품을 담은 ‘콜린진의 역사적인 레고‘라는 타이틀로 이번 전시회를 열고 있다”고 설명했다. 

보상무.
제자각시탈. 

그는 “요즘 조선 정조 때의 수원화성 행차도 레고 작품을 구상하고 있다”며 “정조가 어머니인 혜경궁 홍씨의 환갑을 맞아 수원화성에서 잔치를 여는 과정을 담은 기록화다. 출발부터 궁에 도착하는 긴 여정을 기록해 둔 회화로 조선시대 기록화의 백미로 손꼽힌다. 시간과 품이 많이 드는 힘든 작업이지만 기필코 작품을 만들어 선보이고 싶다”고 밝혔다. 

 

그는 “이번 전시회를 계기로 국립민속박물관이나 국립국악원 등과도 협업해 쉽게 접하는 전통 레고 작품을 통해 우리나라 사람뿐 아니라 외국인들도 친근하게 우리의 전통문화를 자연스럽게 즐기는 ‘K-레고’로 이끌고 싶다”고 덧붙였다. 전시회는 25일까지 열린다. 


글· 사진= 박태해 기자 pth1228@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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