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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똑똑하다”던 트럼프, 이번엔 헤즈볼라 칭찬… 백악관 “제정신인가”

, 이슈팀

입력 : 2023-10-13 14:00:00 수정 : 2023-10-13 11:4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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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네타냐후 배신’ 폭로하며 “헤즈볼라 똑똑해”
“동맹 때릴 때냐” 비판에 “바이든 무능 지적한 것”
평론가 “최악의 지도자 지성 칭찬, 불안감 때문” 지적

내년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조 바이든 대통령과 재대결이 유력시되는 공화당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를 칭찬해 논란을 일으켰다. 우방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와 전쟁 중인 상황에서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를 비판하며 하마스와 연대하는 헤즈볼라를 긍정적인 표현으로 묘사한 것이다.

 

12일(현지시간) AP통신 등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전날 플로리다 웨스트팜 비치에서 열린 집회에서 연설하면서 “나는 네타냐후가 우리를 실망시킨 것을 절대 잊지 못할 것”이라며 2020년 1월 미국이 드론 폭격으로 가셈 솔레이마니 이란 혁명수비대 사령관을 살해한 일을 거론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지난 11일(현지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웨스트팜비치의 '클럽47'에서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연합뉴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스라엘은 우리와 작전을 함께 하기로 돼 있었고, 수개월간 계획과 작업이 이뤄졌다”면서 “우리는 모든 것이 준비돼 있었는데 그 일(솔레이마니 살해)이 있기 바로 전날 밤 이스라엘로부터 공격에 불참한다는 전화 통보를 받았다”고 말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우리는 그 일로 매우 실망했다”며 “그럼에도 우리는 완벽한 정확도로 그 일을 스스로 해냈는데, 비비(네타냐후 총리의 약칭)는 그 공을 챙기려 했다”고 비판했다.

 

이란의 역내 세력 확장을 이끈 군부 실권자 솔레이마니는 2020년 1월 3일 이라크를 극비에 방문했다가 바그다드 공항 근처에서 무장 무인기를 활용한 미국의 표적 공습에 사망했다. 당시 트럼프 행정부는 임박한 위협에 맞서 방어 차원에서 솔레이마니를 제거했다고 밝힌 바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또 이 자리에서 이스라엘 북부에 위치한 레바논에 기반을 둔 무장단체 헤즈볼라와 관련 “이틀 전 바이든 정부의 안보 담당자들이 ‘헤즈볼라가 북쪽에서 (이스라엘을) 공격하지 않길 희망한다. 그곳은 가장 취약점이기 때문’이라고 말하는 것을 봤다”고 말하면서 “헤즈볼라는 매우 똑똑하다. 그들은 모두 매우 똑똑하다(very smart)”고 말했다. 그는 이 과정에서 이스라엘 국방부 장관을 “멍청이(jerk)”라고 지칭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바이든 대통령도 ‘엑스’(X·옛 트위터)에 글을 올려 “이스라엘에 대한 미국의 지지에는 흔들림이 없다”면서 “이스라엘 파괴를 기도하는 테러리스트를 칭찬하기에 좋은 때는 결코 없다”라고 지적했다.

 

백악관 앤드루 베이츠 언론 담당 부보좌관은 성명을 통해 트럼프 전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위험하고 제정신이 아니다”라면서 “지금은 이스라엘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순수한 악에 맞서 싸울 때”라고 말했다.

레바논 무장 정파 헤즈볼라 대원들이 지난 10일(현지시간) 남부 케르베트 셀렘 마을에서 깃발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케르베트셀렘=AP연합뉴스

트럼프와 함께 내년 대선 공화당 경선 레이스에 나선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는 “일반인은 물론이거니와 대통령이 되려는 사람이 지금 우리의 친구이자 동맹인 이스라엘을 때리는 것은 터무니없는 일”이라고 썼다. 대선 주자인 마이크 펜스 전 부통령도 “헤즈볼라는 똑똑한 게 아니라 사악한 것”이라고 비판했다고 NBC 뉴스 등은 전했다.

 

이에 대해 트럼프 캠프는 “똑똑하다는 것이 착하단 말은 아니다”면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공격 취약점을 밝힌 바이든 정부가 얼마나 무능한지 분명하게 지적한 것”이라고 밝혔다고 의회 전문매체 더힐이 전했다.

 

트럼프는 이전에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명석한 사람”,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꽤 똑똑한 사람”,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을 “매우 똑똑한 사람”이라고 평가하는 등 ‘미국의 적’으로 여겨지는 국가 지도자들을 칭찬해 주목을 받은 바 있다.

 

이에 대해 미국 정치평론가인 폴 월드먼은 “트럼프가 세계 최악의 지도자들의 지성을 칭찬하는 데 열심인 이유는 자신에 대한 불안감 때문”이라며 “독재자와 테러리스트들의 능수능란함을 칭찬함으로써 자신이 (똑똑하기 때문에) 세계 최악의 악당들의 진정한 천재성을 볼 수 있다는 논리”라고 꼬집었다.


김희원 기자 azahoit@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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