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 유튜버 궤도, 겸직금지 조항 어겼다...“규정 잘 몰랐다”

궤도, 한국과학창의재단 재직 중 영리활동

감사원, 징계 규칙 따라 정직 처분 요구

과학 유튜버 궤도. 세계일보 자료사진

과학 유튜버 궤도(본명 김재혁)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하기관인 한국과학창의재단 직원으로 근무하며 겸직금지 규정을 어긴 사실이 감사원 감사 결과 확인됐다.

11일 연합뉴스는 “감사원의 출연출자기관 경영관리 실태 보고서에 따르면, 궤도는 2015년부터 지난해 12월까지 유튜브 출연이나 기고, 저술 등을 통해 정부 기관 겸직 규정을 어겼다”고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궤도는 2018년부터 2022년까지 유튜브 채널 ‘안될과학’을 통해 유료 광고를 포함한 36개 영상을 비롯, 총 284회 영상에 출연해 수익을 창출했다. 해당 채널은 궤도가 지분 15%를 가진 기업인 모어사이언스가 관리하고 있다.

감사원은 모어사이언스가 2021년 유튜브 유료 광고 수입으로 수억원에 달하는 매출을 낸 점을 문제 삼았다. 이는 국가공무원 복무규정 25조가 금지하는 ‘스스로 영리를 추구함이 뚜렷한 업무’이자 ‘계속 재산상 이득을 목적으로 하는 업무’에 해당한다는 것이 감사원 측 판단이다.

궤도는 또 2020년부터 2022년까지 다른 유튜브 채널 출연과 겸직 허가 없이 이뤄진 235회의 강연, 라디오, 방송, 저술, 칼럼 기고 등으로 약 8947만원의 사업 및 기타소득을 올렸다.

재단은 2022년 7월 시간당 40만 원, 총액 60만 원을 넘는 금액을 금지한 임직원 외부 활동 사례금 가이드라인을 만들었는데, 궤도는 2022년 하반기에만 8차례 외부 강의에서 규정 금액보다 880만원을 더 받았다.

감사원은 감사 결과를 토대로 궤도를 정직 처분할 것을 통보했고, 재단은 법률과 규정대로 처리하겠다고 입장을 밝혔다. 징계 수위 등은 자체 감사를 통해 결정할 예정이다.

궤도는 연합뉴스에 “미흡했던 부분이 많이 있었다. 콘텐츠를 만드는 데만 신경을 써 관련 규정을 잘 몰랐다”며 결과를 인정하고 처분받겠다고 전했다.

그러면서도 “목적 자체가 과학 대중화에 있었고, 업무를 하면서 아무것도 바뀌는 게 없다 보니 개인으로 뭔가를 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이를 시작했다. 어쨌든 재단에 피해를 주지 않았으면 한다”라고 덧붙였다.

한편 궤도는 연세대학교 천문우주학과를 전공한 과학 커뮤니케이터로, 유튜브를 넘어 JTBC ‘뭐털도사’, 넷플릭스 예능 ‘데블스 플랜’ 등 다양한 방송에서도 활약하고 있다.

최윤정 온라인 뉴스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