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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정부, 참으로 고통” VS “강서는 ‘정치적 고향’”…진교훈·김태우 공보물 뜯어보니

입력 : 2023-10-05 11:42:27 수정 : 2023-10-06 08:4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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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일 서울 강서구 가정에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공보물 발송
진교훈·김태우 외에 정의당 권수정·진보당 권혜인·녹색당 김유리·우리공화당 이명호·자유통일당 고영일 등 7명 후보 출마
진교훈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보궐선거 후보의 공보물과 김태우 국민의힘 후보의 공보물 뒷표지. 김동환 기자

 

행정안전부의 주민등록 통계인구에서 서울 송파구에 이어 시에서 두 번째로 인구가 많은 강서구의 오는 11일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유권자 수는 총 50만603명이다. 웬만한 지방 도시급의 유권자 수로 내년 국회의원 총선거의 ‘전초전’ 성격인 보궐선거 결과에 시선이 쏠리는 또 다른 이유로도 꼽아볼 수 있는데, 김태우 국민의힘 후보와 진교훈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검찰 수사관, 경찰청 차장 이력에서 비롯한 ‘검vs경’ 대결 구도와 맞물려 관심을 증폭시킨다.

 

앞서 사전투표소 20곳과 투표소 131곳을 확정한 강서구선거관리위원회가 지난 1일 강서구 각 가정에 발송한 두 후보의 공보물에서도 그동안 여야가 앞다퉈 내걸었던 상대 후보 비판이나 출마 정당성을 부각하는 내용이 빠지지 않아 주목된다.

 

진 후보 공보물 내지에는 ‘윤석열 정부 1년 5개월, 참으로 고통스러웠다’며 ‘이태원 참사, 오송 지하차도 참사, 잇따른 묻지마 범죄에 불안해하는 가족과 이웃들을 보며 너무나 안타까웠다’는 비판이 등장한다. 이어진 ‘대법원으로부터 공무상 비밀누설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고도 사면복권되더니 한마디 사과도 없이 출마선언하는 것을 보며 강서구민의 한 사람으로서 무척 자존심이 상했다’는 대목도 눈에 띈다. ‘윤석열 정부에서의 퇴행과 독선 국민의힘의 반칙 공천을 보며 출마를 결심했다’면서 ‘반칙으로 퇴장당한 선수가 다시 선수로 뛰어서는 안 된다’는 기존의 입장도 들어있다. 같은 당 이재명 대표로부터 후보자 공천장을 받은 날의 기념사진도 공보물에서 볼 수 있다.

 

‘안전·안심·민생구청장’의 포부를 밝히는 진 후보는 ▲김포공항 고도제한 완화의 신속한 이행 ▲방화동 건폐장 및 5호선 차량기지 이전 등을 통한 원도심과 신도심의 조화로운 균형 발전 ▲수산물 방사능 안전검사 강화 등을 통한 가장 안전한 도시 ▲장애인 종합사회복지관 건립 등을 통한 두터운 복지 ▲지하철 9호선 전동차 증량 등을 통한 교통편의 증진 ▲미래교욱 특구 지정 등을 통한 미래교육 1번지 등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미래항공전략산업지구(공항·방화)와 함께 ▲주거혁신지구(화곡·가양·등촌) ▲원도심문화상업 육성지구(화곡) ▲미래교육특구(가양) ▲문화예술상업지구(마곡) ▲한강르네상스지구(염창) 등 이른바 ‘6대 전략 지구 육성’ 방안도 밝히면서다.

 

재산과 학력 등이 기재된 ‘후보자 정보공개자료’를 포함해 총 내지 10페이지로 구성된 진 후보 공보물 뒷표지에는 ‘약 39억 혈세낭비, 구정공백 심판해달라’는 메시지도 적혔다. 특히 ‘본인의 범죄혐의로 직을 상실한 공직자가 3개월 만에 그 보궐선거에 다시 출마한 것은 한국 정치사에 유례가 없는 최악의 기록’이라며 ‘명분 없는 출마에 현명한 강서구민들께서 회초리를 들어 달라’는 김 후보를 겨냥한 동시에 민심에 호소하는 듯한 표현도 보인다. 자기소개서 성격인 공보물 표지를 ‘상식과 정의를 위해 꼭 투표해달라’는 말로 마무리한 데는 유권자의 표가 소중하다는 점을 거듭 강조한 것으로 해석됐다.

 

학력과 재산 등을 넣은 ‘후보자 정보공개자료’를 포함해 내지가 총 10페이지로 이뤄진 김태우 후보의 공보물은 ‘한 일도 많지만, 앞으로 할 일이 더 많다’며 주민들에게 건네는 듯한 말로 시작했다.

 

강서구의 인구가 서울시에서 두 번째로 많다며 ‘출근 첫날부터 속전속결로 힘 있게 일할 수 있는 여당 구청장이 필요한 이유’라는 표현은 서울시장 선거 후보 당시 오세훈 시장의 메시지를 떠올리게도 한다. 오 시장은 과거 서울시장 이력을 내세워 당선 후 곧바로 시정에 돌입할 수 있다는 점을 유권자들에게 강력히 어필했었다.

 

‘첫날부터 속전속결’을 앞세우는 김 후보는 ▲김포공항 고도제한 완화 등을 통한 ‘원도심이 살아나는 고품격 균형도시’ ▲국공립어린이집 확충 등을 통한 ‘아이 키우기 좋은 강서’ ▲북한이탈주민 복합지원 등을 통한 ‘사회적 약자와의 동행’ ▲강서구청 부지 복합문화센터 건립 등을 통한 ‘문화와 예술이 넘치는 강서’ ▲방화동 건폐장 이전 신속 집행 등을 통한 ‘자연과 공존하는 안전환경도시’를 이른바 ‘5대 비전’으로 내세웠다.

 

김 후보의 공보물 뒷표지에는 강서구가 자신에게 은혜를 베풀어 준 곳이라며 ‘정치적 고향’이라고 의미를 부여한 메시지가 들어갔다. 이와 함께 ‘강서구민들은 오갈 데 없는 저를 받아주셨다’, ‘제 마음을 어루만져 주시고 제가 오히려 위로를 받고 있다’는 말도 적혔다. 김 후보의 메시지는 ‘저는 반드시 그 은혜를 갚아야 되고 지난 1년 동안 일했던 것처럼 나머지 3년 동안 약속했던 모든 것을 반드시 이뤄내겠다’는 약속으로 마무리됐다.

 

서울 강서구 각 가정에 발송된 구청장 보궐선거에 나선 일곱 후보의 공보물. 김동환 기자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이번 선거에는 두 후보와 함께 정의당 권수정·진보당 권혜인·녹색당 김유리·우리공화당 이명호·자유통일당 고영일(이상 기호순) 등 총 7명의 후보가 출마했다.

 

강서구는 전국 226개 기초 지방자치단체 중 하나지만, 이번 선거는 단순한 기초 지자체장 선거 이상의 의미를 담고 있다. 내년 4월 총선을 6개월여 앞두고 치러지면서 선거 결과가 수도권 민심을 어느 정도 가늠해볼 풍향계가 될 수 있어서다. 무엇보다 국민의힘 김기현 지도부와 민주당 이재명 지도부가 맞대결하는 첫 선거이기도 한데, 결과에 따라 각 당 지도부 리더십이 영향을 받거나 당 쇄신론의 불씨가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강서구의 갑·을·병 지역구 현역 의원을 보유한 민주당은 ‘텃밭’인 강서에서의 선거를 반드시 이겨야 한다고 보면서 ‘정권 심판론’을 내세우고, ‘조국 사태’ 신호탄을 쏜 공익신고자인 김 후보가 김명수 사법부의 편향된 판결에 억울하게 희생됐다고 판단한 국민의힘은 다시 기회를 줘야 한다며 이곳을 포기할 수 없다고 맞서고 있다.


김동환 기자 kimcharr@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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