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관련 진료비 1년새 3.4배 ↑
노인 1인당 月 43만원 ‘역대 최다’
코로나19 여파와 가파른 고령화로 지난해 건강보험 진료비가 처음으로 100조원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건강보험공단이 4일 발표한 ‘2022년도 건강보험 주요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건강보험 진료비는 102조4277억원으로 2021년 93조5011억원 대비 9.5% 증가했다. 2018년 77조6583억원과 비교하면 5년 만에 31.9%나 늘었다.

건강보험 진료비는 병·의원과 한의원, 약국 등에서 진료에 든 비용으로, 건보공단이 이들 기관에 지급하는 공단부담금(급여비)과 환자 개인이 부담하는 본인부담금을 합한 금액이다.
지난해 진료비가 증가한 원인은 코로나19 관련 진료비가 늘어난 부분이 크다. 코로나19 관련 진료비는 2021년 1조3033억원에서 지난해 5조7206억원으로 3.4배나 늘었다. 지난해 전체 진료비 증가액이 8조9266억원인데, 이 중 코로나19로 인한 증가액이 전체 절반가량인 4조4173억원이었다. 지난해 3월엔 국내 코로나19 일일 최대 확진자가 62만1056명을 기록하며 누적 확진자는 1000만명에 달했고, 8월엔 2000만명을 넘어서기도 했다.
건보공단 관계자는 “동네 의원에서 코로나19 백신 접종이나 신속항원검사·PCR 검사 등이 잦아지면서 진료비 증가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실제 지난해 의료기관 종별 급여비를 보면 의원(병상수 30개 미만)이 23조11억원으로 전년(18조7569억원) 대비 4조2442억원(22.6%↑) 증가했다.

코로나19 외 진료비 중에서는 호흡기계 질환 진료비가 4조5150억원에서 6조2003억원으로 37.3% 증가한 것이 눈에 띈다. 지난해부터 이어지고 있는 인플루엔자(독감) 유행과 코로나19 확산으로 가벼운 감기 증상 등에도 병·의원을 찾아 치료받은 것이 이유로 보인다.
고령화가 가속화하면서 65세 이상 노인에 대한 진료비도 증가하고 있다. 2018년 31조6527억원이던 노인 진료비는 5년 만에 12조4660억원 불어나 44조1187억원이 됐다. 지난해 건보 적용 노인 인구는 875만1000명으로 전체 17%이지만 진료비는 전체 43.1%를 차지했다. 노인 1인당 월 평균 진료비는 42만9585원으로 역대 가장 높았는데, 이는 전체 보험적용 대상자 평균인 16만6073원과 비교하면 2.6배 많은 금액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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