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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파티’ 뿌리 둔 ‘프리덤 코커스’… 집단행동으로 막강 영향력 [美 사상 첫 하원의장 해임 파문]

입력 : 2023-10-04 18:46:59 수정 : 2023-10-04 23:4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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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권력서열 3위’ 날린 공화 강경 보수파 주목

매카시 선출 때부터 재투표 갈등
세금 인상·경기 부양책 등 ‘반기’
오바마 이민개혁법 등 좌초시켜

회원 명단 ‘베일’… 가입 까다로워
“공화 하원의원 20명 안팎 활동”

미국 역사상 최초로 하원의장 해임을 주도한 공화당 강경 보수파 의원 모임인 ‘프리덤 코커스’가 워싱턴 정가에 핵으로 떠올랐다.

프리덤 코커스는 올해 1월 케빈 매카시 하원의장 선출 과정에서 그의 선출에 반기를 들며 1923년 이후 100년 만에 재투표로 이끈 것도 모자라 이후 무려 14번이나 더 투표하게 한 끝에 매카시에게 하원의장직을 허락했다. 미국 하원을 좌지우지하는 ‘킹메이커’로서의 프리덤 코커스 면모를 제대로 확인시킨 사례다.

고개 숙인 매카시 케빈 매카시 미국 하원의장(공화당·가운데)이 3일(현지시간) 같은 당 소속 맷 게이츠 하원의원이 제출한 해임결의안이 가결된 뒤 굳은 표정으로 워싱턴 연방의회 의사당을 떠나고 있다. 미국 권력서열 3위인 하원의장이 해임된 것은 이번이 역사상 처음이다. 워싱턴=AP연합뉴스

당시 프리덤 코커스는 매카시 의장과 협상을 통해 자신들의 요구사항을 대거 관철했는데, 그중 하나가 기존 5명이던 하원의장 해임결의안 발의 정족수를 1명으로 축소하는 규칙 변경안이었다. 매카시 의장이 자신들의 요구를 들어주지 않을 경우 해임안을 발의를 할 수 있다는 일종의 압박이었는데, 하원의장 취임 후 약 9개월 만인 3일(현지시간)에 프리덤 코커스 소속 맷 게이츠 의원이 이 권한을 실제 행사했다.

매카시와 프리덤 코커스의 악연은 길다. 2015년 1월에 결성된 프리덤 코커스는 그해 7월 공화당 소속 존 베이너 하원의장에 대한 해임결의안을 발의했고, 두 달 뒤 베이너 의장은 의장직에서 자진 사퇴하며 정계를 떠났다. 이때 매카시는 공화당 하원 2인자인 원내대표직을 맡고 있었다. 자연스레 차기 의장 후보로 떠올랐으나 프리덤 코커스는 그가 민주당에 우호적이라고 비판하며 여론을 형성했고, 매카시는 결국 경선을 포기해야 했다.

그 뒤 프리덤 코커스는 오바마 행정부의 이민개혁법안 반대와 당내 평의원 권한 강화 등의 요구를 관철시키며 폴 라이언 당시 예산위원장을 하원의장으로 만들며 킹메이커로 자리매김했다.

프리덤 코커스는 미국 강경 보수주의 운동인 ‘티파티’(TEA Party)에 뿌리를 두고 있다. 티파티의 TEA가 ‘그동안 세금 낼 만큼 냈다’(Taxed Enough Already)는 말의 머리글자를 딴 것으로, 정부의 세금 인상 정책에 반대하고 큰 정부, 정부 부채를 늘리는 데 반대한다. 불법 이민, 구제금융, 경기부양책 등에 반대하는 강경 보수 성향을 띤다.

‘절대 안 돼 코커스’(hell no caucus)라고 불릴 정도로 비타협적 노선을 취하는 것도 특징이다. ‘단결’을 유독 강조해 특정 법안에 회원의 5분의 4가 한 방향으로 투표하기로 동의하면 모두가 이를 따라야 한다.

미국 워싱턴D.C에 위치한 의회의사당. 워싱턴=신화연합

친트럼프 성향 의원들이 모인 것으로 알려졌으나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지난 1월 하원의장 선출과 이번 해임안 표결에 매카시를 지지했음에도 자신들의 뜻대로 처리했다. 프리덤 코커스는 최근 트럼프 전 대통령의 측근으로 강경파 의원인 마저리 테일러 그린 의원을 코커스에서 방출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현재 공화당 하원의원 가운데 49명이 프리덤 코커스에 가입돼 있거나 밀접하게 연관돼 있다고 올해 초 여론조사기관 퓨리서치센터가 분석했다. 최근에는 20명 안팎이 활동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프리덤 코커스는 2015년 짐 조던 의원을 포함 9명을 발기인으로 이름을 공개한 이후 구체적인 명단 등을 공개하지 않고 있고, 신규 가입은 기존 회원 초대를 통해서만 가능하다. 신원 노출을 우려해 회원 모임도 의회 의사당에선 절대 열지 않는다.


워싱턴=박영준 특파원 yjp@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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