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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주 400m 銅’ 김국영 뜨거웠던 라스트 댄스 [항저우 아시안게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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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3-10-04 21:00:00 수정 : 2023-10-04 20:2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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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태·이재성·고승환과 함께
1986년 이후 37년 만에 첫 메달
국대 16년·AG 4번 만에 결실
“앞으로도 꾸준히 메달 나오길”

항저우 아시안게임에 나선 한국 남자 400m 계주 대표팀의 맏형 김국영(31·광주광역시청)은 16년 동안 태극마크를 단 우리나라 육상의 산증인이다.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을 비롯해 세계육상선수권대회에 5차례 나섰고 이번 항저우 대회까지 네 번째 아시안게임 트랙을 밟았다. 수많은 국제대회에 나섰지만 김국영의 입상 경험은 없다. 한국 육상은 변방에 있고, 단거리 100m가 주종목인 탓이다. 국내에선 적수가 없는 김국영이지만 이번 대회 100m 결선에서 8위에 그친 뒤 “잘하고 싶어서 노력하는데…. 잘되지 않는 게 가장 힘들다”라며 한탄하기도 했다.

이런 김국영이 마지막이 될 수 있는 아시안게임에서 감동의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김국영과 이정태(27·안양시청), 이재성(22·한국체대), 고승환(26·광주광역시청)으로 구성된 한국 남자 400m 계주팀이 3일 중국 저장성 항저우 올림픽 스포츠센터 주경기장에서 열린 결선에서 38초74로 3위에 올랐다. 37년 전인 1986년 서울 대회에서 3위를 차지한 이후 이 종목 첫 메달이다.

고승환(왼쪽부터), 이재성, 이정태, 김국영이 3일 중국 항저우 올림픽 스포츠센터 경기장에서 열린 항저우 아시안게임 육상 남자 400m 계주에서 동메달을 획득한 뒤 태극기를 들고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항저우=뉴시스

기록은 2014년 7월 한중일친선육상경기대회에서 김국영이 오경수, 조규원, 여호수아와 함께 세운 한국 기록(38초74)과 타이다. 김국영은 “전광판을 처음 봤을 때 한국 기록보다 0.01초 빠른 38초73으로 봤는데 어디에 소송을 해야 하나”라며 농담을 건넨 뒤 “새 기록을 못 세웠지만 내 마지막 아시안게임에서 첫 메달을 딴 거로 만족한다”고 말했다.

오랜 안타까움의 세월이 떠올랐을까. 점점 눈시울이 붉어지던 김국영은 “국가대표로 16년을 뛰며 메달을 따지 못한 때가 더 많았고, 그만큼 누구보다 실패를 많이 했다는 의미”라며 “덕분에 선수가 경기를 마친 뒤 고개를 숙이고 돌아올 때 무슨 말을 해줘야 할지 잘 아는 사람이 됐다”며 눈물을 흘렸다.

김국영은 팀 동료들에게도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그는 “‘내가 반드시 해내야지’하는 마음으로 책임감을 갖고 배턴을 전달하면 전광판엔 우리 이름이 반드시 쓰여 있을 것이라고 동생들에게 이야기했다”며 “이번 대회를 시작으로 아시안게임마다 꾸준히 400m 계주에서 메달이 나왔으면 좋겠다”고 후배들을 독려했다.


항저우=정필재 기자 rus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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