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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웨덴 총리, 야당 겨냥 "신규 원전에 찬반 밝혀라" 압박

입력 : 2023-10-01 13:14:48 수정 : 2023-10-01 13:1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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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출범한 우파 정부, '탈원전' 기조 뒤집어
"원전 10기 신규 건설… 화석연료 의존 줄일 것"

“이제 우리는 사회민주노동자당(사민당)의 답변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신규 원자력 발전소에 ‘예’입니까, ‘아니오’입니까?”

 

스웨덴 우파 연립정부를 이끄는 울프 크리스테르손 총리. 크리스테르손 총리 SNS 캡처

울프 크리스테르손 스웨덴 총리가 9월 30일(현지시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글을 올려 탈(脫)원전 입장을 고수하는 제1야당 사민당을 압박하고 나섰다. 스웨덴은 1980년 국민투표를 통해 2020년까지 원전을 모두 폐기하기로 했다. 이후 전면 폐기에서 단계적 폐기로 방침이 바뀌긴 했으나, 최근까지 집권한 사민당 정부는 탈원전 기조만큼은 분명히 했다.

 

하지만 2022년 9월 실시된 총선에서 사민당이 패하고 그해 10월 크리스테르손 총리가 이끄는 우파 연립정부가 출범하면서 원전을 대하는 스웨덴의 태도가 180도 바뀌었다. 탈원전 대신 원자로 신규 건설 방침을 내놓은 것이다.

 

이날 SNS 글에서 크리스테르손 총리는 원전 신규 건설에 동의하는 정당이 늘어나는 현실을 언급하며 환영의 뜻을 밝혔다. 그는 “원전을 지지하는 정당이 많아질수록 지난 40여년 동안 지속된 원자력을 둘러싼 정치적 싸움이 이제 끝났다고 믿는 국민도 더 많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새로운 원전에 대한 투자 결정은 스웨덴의 화석연료 없는 전력 생산을 두 배로 늘리는 데 결정적”이라고 덧붙였다.

 

스웨덴 정부는 지난 8월 “기후변화 대응책의 일환으로 신규 원자로 10기를 더 짓겠다”고 발표했다. 1980년 국민투표 이후 꼭 43년 만의 반전이다. 기후변화에 영향을 미치는 탄소 배출이 없으면서 신재생에너지보다 가격도 훨씬 저렴한 원전을 택한 것이다.

 

스웨덴 링할스 원전의 모습. EPA연합뉴스

현재 가동 중인 스웨덴의 원전은 6기다. 한때 12기까지 운영했으나 절반인 6기는 1999년부터 2020년까지 순차적으로 폐쇄했다. 스웨덴이 생산하는 전력량에서 원전이 차지하는 비중은 2020년 기준으로 약 30%다. 수력발전(45%)에 이어 2위에 해당하는 수치다.

 

크리스테르손 총리는 기후변화 대응보다 에너지 정책이 우선이란 소신이 확고하다. 취임 직후 독립 부처이던 기후환경부의 위상을 낮춰 에너지경제산업부 산하기관으로 축소한 점에서 알 수 있다. 이날 SNS 글에서 그는 “에너지 정책이 없으면 기후 정책도 없다”고 단언했다.

 

다만 2014년 총선에서 승리한 이래 2022년까지 약 8년간 집권하고 야당으로 내려앉은 사민당은 여전히 원전에 반대하는 입장이다. 신규 원전에 ‘예스’ 아니면 ‘노’로 답하라는 연립여당의 압박에 사민당이 어떻게 대응할지 주목된다.


김태훈 기자 af103@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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