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6월 팔꿈치 인대 접합 수술을 받고 14개월 만에 빅리그에 복귀해 선전을 이어가고 있는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36·토론토 블루제이스)이 정규리그 마지막 선발 등판에 나선다. 상대는 직전 등판에서 올 시즌 최악의 부진을 안긴 탬파베이 레이스다.
류현진은 30일(한국시간) 캐나다 온타리오주 토론토의 로저스센터에서 열리는 2023 미국 메이저리그 탬파베이와의 홈 경기에 선발 등판해 시즌 4승에 도전한다.
류현진은 지난 24일 탬파베이 원정에서 선발 등판해 복귀 후 최악의 투구를 남겼다. 4.1이닝 동안 7피안타 3볼넷을 내주며 5실점으로 부진했다. 전매특허인 제구력도 흔들리며 볼넷도 3개나 내줬다. 탈삼진은 2개를 잡는데 그쳤다. 제구력이 뛰어난 류현진은 등판 때마다 항상 볼넷보다는 탈삼진이 많지만, 이날만큼은 볼넷이 탈삼진보다 많았다. 복귀 후 볼넷을 3개를 내준 것도 지난 탬파베이전이 처음이었다.
피홈런도 3개나 맞았다. 류현진이 한 경기 홈런 세 방을 내준 건 2021년 8월 27일 시카고 화이트삭스전 이후 758일 만이다. 그만큼 제구력도 평소같지 않았고, 속구 구속도 덜 나와 난타당했다. 지난 등판의 부진으로 평균자책점도 2.62에서 3.31까지 치솟았다.
이번 등판은 류현진에게 너무나도 중요하다. 지난 부진을 씻기위한 명예회복의 차원도 있지만, 토론토가 포스트시즌에 진출할 경우 선발 등판의 기회를 부여받을 수 있을지도 달렸다.
현재 토론토 선발진에는 케빈 가우스먼(12승9패 평균자책점 3.18)과 호세 베리오스(11승11패 3.58), 크리스 배싯(15승8패 3.74), 기쿠치 유세이(10승6패 3.82) 그리고 류현진이 뛰고 있다. 27일에도 양키스를 상대로 7이닝 무실점 역투를 펼친 가우스먼이 포스트시즌에도 1선발 에이스 중책을 맡을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베리오스와 배싯, 기쿠치가 2선발을 두고 경쟁하는 모양새다.
포스트시즌에는 팀당 선발 투수를 3~4명으로 구성한다. 류현진의 평균자책점은 3.31로 베리오스나 배싯, 기쿠치보다는 낫지만, 8월부터 선발 로테이션을 소화했기 때문에 표본이 작다. 류현진이 포스트시즌 선발 로테이션에 들기 위해선 탬파베이전에서 역투를 펼쳐서 베리오스나 배싯, 기쿠치 중 한 명을 제쳐야 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올 시즌을 마치면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는 류현진은 지난 탬파베이전 부진 이후 가치도 한층 떨어졌다. 토론토 팬사이트 ‘제이스 저널’은 탬파베이전 이후 “류현진은 시즌 막판 플레이오프에 도전하는 토론토에 있어 분명 선발 로테이션의 핵심적인 선수였다. 1년 넘게 아웃됐던 그의 퍼포먼스는 예상을 뛰어넘는 것이었고 우리에게 있어 보너스였다”면서도 “현재 49이닝 동안 3승 3패 평균자책점 3.31, WHIP(이닝당 출루허용률) 1.22로 무난한 성적을 기록 중이다. 하지만 벌써 36세인 류현진은 앞으로 몇 년간 하락세에 접어들 것 같다. 지난 몇 주간 인상적인 활약에도 1년 이상 이탈했던 치명적인 부상과 4년 계약 도중 실망스러운 성적은 잊기 어렵다”고 혹평을 남겼다. 이어 “만약 류현진이 인센티브가 딸린 1년 계약을 원한다면 돌아올 가능성이 약간 있다. 하지만 그는 다년 계약을 원할 것이고 몇 년간 겪은 바에 의하면 류현진과 계약은 도박과 같다. 토론토가 확실히 데려갈 가치는 없다. 따라서 류현진과 계약할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평가했다.
과연 류현진이 탬파베이와의 ‘리턴매치’에서 자신을 둘러싼 여론을 한 방에 뒤집을 수 있는 호투를 선보일 수 있을까. 포스트시즌 선발 등판을 위해서라도, FA로서의 자격을 올리기위해서라도 이번 탬파베이전 호투가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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