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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에는 두려움을, 국민에는 믿음을”… 국군의날 시가행진 [국군의날 기념행사]

입력 : 2023-09-27 06:00:00 수정 : 2023-09-27 07:2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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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 최대 규모 시가행진

도보·장비부대, 숭례문∼광화문 이동
해외주둔 아크부대 등 영상으로 동참
육·해·공군 전력 총동원 하려고 했지만
우천으로 전투기·헬기 등은 참가 안 해

일부 시민 먼저 나와 태극기 들고 대기
“우리 국방 안전하다는 심리 갖게 됐다”

고위력 미사일 공개 … 기종은 안 밝혀
스텔스 형상 드론·무인잠수정 등 눈길
미8군 부대들, 국군과 함께 시가행진

정부는 2013년 이후 10년 만에 실시된 26일 국군의날 기념 행사에서 북핵 억지력의 핵심인 3축 체계 장비 등 전력을 총동원하며 국군의 위용을 과시했다.

역대 대통령 가운데 처음으로 시가행진에 동참한 윤석열 대통령은 “적에게는 두려움을, 국민에게는 믿음을 주는 세계 속 강군으로 성장한 우리 군을 바라보면 국군통수권자로서 벅찬 자긍심을 느낀다”고 격려했다. 행사에는 건군 75주년, 한·미동맹 70주년, 정전협정 70주년 상징 인사 등 각계각층 초청인사 2500여명과 일반시민 7500여명이 참여했다.

건군 75주년 국군의날 시가행진이 열린 26일 윤석열 대통령이 서울 광화문 광장 육조마당 무대에서 시가행진에 참여한 장병들과 함께 파이팅을 하고 있다.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제75주년 국군의날 기념행사는 이날 오전 서울공항에서 이뤄진 기념식과 광화문 일대에서 진행된 오후 시가행진까지 반나절 동안 성대하게 열렸다.

윤 대통령은 서울공항 기념식에서 해병대 상륙돌격 장갑차 KAAV와 방호제대, 포병제대 등을 사열한 뒤 훈장 및 표창을 수여했다. 이어 기념사에서 “우리는 역사를 통해 강한 군대만이 진정한 평화를 보장한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며 “저는 국군통수권자로서 적에게는 두려움을, 국민에게는 믿음을 주는 강한 군대를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후 식후행사에선 육군과 해군, 해병대 특수부대로 이뤄진 합동 특공무술팀의 태권도 시범이 이뤄졌다. 태권도 시범단은 “적의 어떠한 도발도 힘으로 평화를 지키자”고 외치며 일제히 “악” 기합을 불어넣었다. 이어 제병지휘부를 시작으로 도보부대 분열과 장비부대 분열 등이 진행됐다. 특히 장비 분열에선 한국형 3축 체계 주요 장비인 패트리엇과 천궁, 장거리지대공유도무기(L-SAM), 현무 미사일 등이 모습을 드러냈다.

건군 75주년 국군의 날 기념행사가 26일 서울 중구 세종대로 일대에서 진행되는 가운데 국군 태권도 시범단이 태권도 시범을 선보이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오후에는 서울 숭례문에서 시작해 광화문에 이르는 시가행진이 펼쳐졌다. 3700여명의 도보부대와 3축 체계 주요 장비를 포함한 장비부대의 행진이 이어졌다. 또 해외 주둔 중인 남수단 한빛부대와 아랍에미리트(UAE) 아크부대 등도 영상으로 참석했다. 광화문은 인천상륙작전에 성공한 우리 군이 중앙청에 태극기를 게양한 곳으로, 한·미동맹 70주년을 맞아 주한미군 전투병력 300여명도 행진에 참여했다. 대통령실은 “과거 주한미군 군악대나 의장대가 시가행진에 참여한 적은 있어도 전투병력이 참가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한·미동맹의 굳건함을 재확인시켜준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날 행사에 동원된 병력만 4000여명, 장비는 170여대에 달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우산이나 우비를 착용하지 않은 채 부슬부슬 내리는 비를 맞으며 광화문 세종대왕상에서 육조마당까지 국민, 국군 장병, 초청 인사 등과 함께 걸었다. 윤 대통령은 광화문 광장에 마련된 연단에서 “우리 군은 국민의 군”이라며 “주권자인 국민에게 여러분의 늠름하고 용기 있는 모습을 보여드리게 돼 저도 기쁘다”고 말했다. 대통령의 인사말이 끝나자 군 장병 대표가 “평화를 지키는 힘, 대한 강군 파이팅”이라고 선창했고, 장병들은 “충성”을 세 번 외치며 환호했다. 이어 대형 태극기가 펼쳐지며 시가행진 행사가 종료됐다.

당초 이날 행사는 육·해·공군 전력을 총동원하기로 했지만 우천으로 전투기, 헬기 등 공군 전력은 참가하지 않았다.

북한 탄도미사일을 요격할 수 있는 장거리지대공유도무기(L-SAM). 뉴스1

시민들도 빗속에서 태극기를 흔들거나 사진을 찍으며 시가행진을 지켜봤다. 행진이 시작하기 전부터 일찌감치 나왔다는 이모(65)씨는 “어릴 적 1970∼1980년대에 서소문 앞에서 열리는 국군의 날 행사를 꼭 구경했었는데 거의 40년 만에 보러 왔다”며 “대한민국 국력이 얼마나 강해졌는지 과시하면서 애국심을 고취시키는 행진을 잘 보고 싶어서 미리 나왔다”고 말했다. 오후 2시30분쯤 신용산역 인근에서 행진부대를 마주한 시민들은 가던 길을 멈춰 서서 사진을 찍고 손을 흔들었다. 신용산역 인근 가게에서 근무하다가 행렬을 보기 위해 달려나온 김혜정(44)씨는 “장비차량이 신기하기도 하고 우리나라가 국방이 안전하다는 심리를 갖게 됐다”며 “내년에도 행사를 한다면 또 보고 싶다”고 전했다.

이날 서울 중구 숭례문 로터리부터 종로구 경복궁까지 인근 교통이 통제됐고, 서울시청부터 광화문까지 세종대로 차량 통행도 전면 제한됐다.

26일 서울 세종대로 광화문광장 일대가 '건국 75주년 국군의날 시가행진'으로 인해 교통 통제되고 있다. 뉴스1

◆北 위협 대응 ‘비장의 무기’도 등장… 주한미군 첫 참여 ‘연합 전력’ 과시

 

26일 경기 성남시 서울공항에서 열린 제75주년 국군의 날 기념식에는 현무 미사일 등 북한 핵·미사일 위협에 대응하는 첨단무기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이날 기념식에는 한국형 3축 체계(킬 체인, 미사일방어, 대량응징보복)의 일부인 고위력 현무 탄도미사일이 등장했다. 현무 미사일은 우리 군이 자체 개발한 것으로 현무-2는 단거리탄도미사일, 현무-3는 순항미사일로 분류된다. 고위력 미사일로 분류되는 기종인 현무-4·5는 대북 억지력의 핵심인 3축 체계 중 대량응징보복의 핵심 수단으로 꼽힌다.

 

군 당국은 이날 공개된 고위력 미사일의 정확한 기종은 밝히지 않았다. 은밀하게 개발한 비밀무기라는 이유로 군은 어떤 형태의 공식확인도 하지 않고 있다. 군 관계자는 “지난해 국군의 날 기념식 당시 영상을 통해 비행 장면이 공개됐던 고위력 미사일이 이번 기념식에서 공개됐다”고만 설명했다.

건군 75주년 국군의 날 기념행사가 열린 26일 서울 중구 세종대로에서 국군 장병들이 시가행진하고 있다. 사진은 지대지미사일 '현무', 사진공동취재단

현무-4는 현무-2를 개량한 탄도미사일로 탄두중량이 크게 증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 전역의 지하시설을 파괴할 수 있어 ‘벙커버스터’ 역할도 가능하다는 평가다. 현무-4-1은 지대지 탄도미사일, 현무-4-2는 함대지 탄도미사일, 현무-4-4는 잠수함 발사 탄도미사일로 알려졌다. 현무-5는 현무-4보다 위력이 더욱 증대된 것으로 전해졌다.

 

장거리 지대공 유도무기(L-SAM)는 북한의 탄도미사일을 공중에서 요격하는 무기다. 북한이 발사한 탄도미사일이 정점 고도까지 상승 후 하강할 때 고도 50∼60㎞에서 격추한다. L-SAM이 요격하지 못하는 미사일은 고도 40㎞ 안팎에서 패트리엇(PAC-2·PAC-3)과 국산 중거리 지대공미사일(M-SAM) 개량형인 천궁-Ⅱ가 요격한다.

건군 75주년 국군의 날 기념행사일인 26일 서울 중구 세종대로에서 열린 시가행진에서 , 원거리정찰용소형드론 등 무인체계 장비들이 기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드론작전사령부에서 운용할 소형 드론들도 눈길을 끌었다. 스텔스 형상을 지닌 소형드론과 자폭드론, 원거리정찰용소형드론 등이 등장해 북한 무인기 위협에 맞설 능력을 우리 군이 갖췄다는 점을 과시했다. 약 100㎞ 떨어진 표적을 감시할 수 있는 중고도 무인정찰기와 사단급 무인정찰기를 비롯해 무인수상정, 무인잠수정 등도 모습을 드러냈다. 다만 국산 KF-21 전투기와 소형무장헬기(LAH) 등은 우천으로 인해 기념식에 등장하지 않았다. 공군 특수비행팀 블랙이글스의 고난도 기동과 집단·고공 강하도 취소됐다.

 

이날 행사에는 주한미군도 처음으로 참여했다. 주한 미8군 예하 19지원사령부와 동두천 소재 미2사단 스트라이커여단 소속 부대들은 시가행진에 참여해 우리 군과 함께 광화문 일대를 행진했다. 신종우 한국국방안보포럼 사무국장은 “워싱턴 선언 이후 미국의 확장억제 이행이 어느 때보다 주목받는 상황에서 연합전력을 과시해 확장억제 능력을 강조하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이현미·박유빈·조희연·구현모·박수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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