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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전쟁기념관에 호주軍 역사가 담겨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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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3-09-26 10:33:57 수정 : 2023-09-26 10:3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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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육군참모총장, 전쟁기념관 방문
6·25전쟁 때 병력 1만7000여명 파병

“한국 전쟁기념관에는 호주군의 역사가 담겨 있다.”

 

최근 서울 용산 전쟁기념관을 찾은 사이먼 스튜어트 호주 육군참모총장(중장)의 말이다. 그는 6·25전쟁 당시 전사한 호주 육군 찰스 그린 중령과 그 부인 올윈 그린의 합장 의식 참관을 위해 방한했다.

 

사이먼 스튜어트 호주 육군참모총장(오른쪽)이 서울 용산 전쟁기념관 내의 호주군 6·25전쟁 전사자 명비에 헌화하고 있다. 전쟁기념사업회 제공

26일 전쟁기념사업회(회장 백승주)에 따르면 스튜어트 참모총장은 지난 22일 전쟁기념관을 방문해 호주군 전사자 명비에 헌화했다. 이어 6·25전쟁 당시 호주 참전용사들의 활약상을 엿볼 수 있는 전시실을 관람했다.

 

양동학 전쟁기념사업회 사무총장은 스튜어트 참모총장에게 “6·25전쟁 중 가평전투에서 수적 열세에도 불구하고 중공군의 남진을 막아낸 호주 참전용사들에게 깊은 감사를 전한다”고 말했다. 가평전투란 1951년 4월 23∼25일 경기 가평 일대에서 영연방군 제27여단이 인해전술을 펴는 중공군에 맞서 엄청난 희생을 치른 끝에 결국 승리한 전투다. 영국군, 캐나다군, 뉴질랜드군 그리고 호주군이 하나로 뭉쳐 싸웠다. 이를 기념해 호주군의 6·25전쟁 참전 기념비가 가평에 세워져 있다.

 

스튜어트 총장은 매년 ‘안작데이’(ANZAC Day)의 한국 행사를 전쟁기념관에서 개최할 수 있도록 지원해 준 것에 고마움을 표시했다. 안작이란 호주·뉴질랜드 군단(Australian and New Zealand Army Corps)의 줄임말로, 안작데이는 호주와 뉴질랜드의 참전용사를 추모하는 현충일에 해당한다.

 

그는 “호주군의 역사가 담긴 한국 전쟁기념관에 방문하게 되어 매우 기쁘다”고도 했다. 6·25전쟁이 호주군의 역사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그만큼 크다는 뜻이다. 호주는 6·25전쟁 당시 미국, 캐나다, 태국과 더불어 육·해·공군을 모두 파병한 4개국 중 하나다. 전쟁 기간 연인원 1만7164명을 보내 한국을 도왔다. 그중 332명이 전사하고 1216명은 부상했다. 전쟁기념관 내 유엔군 전사자 명비에는 호주군 전사자 332명의 이름이 새겨져 있다. 또 기념관 3층 유엔실에는 호주군이 사용한 장비와 호주군의 활약상이 담긴 각종 자료가 전시돼 있다.

 

사이먼 스튜어트 호주 육군참모총장(왼쪽)이 서울 용산 전쟁기념관 3층의 유엔실에 있는 호주군의 6·25전쟁 참전 관련 전시물을 살펴보고 있다. 전쟁기념사업회 제공

스튜어트 참모총장은 앞서 부산 유엔기념공원에서 열린 찰스 그린(1919∼1950) 중령과 그 부인 올윈 그린(1923∼2019)의 합장식에 참석했다. 그린 중령은 6·25전쟁 첫해인 1950년 9월 호주 육군 보병대대를 이끌고 참전했으며 그해 11월 평안북도 정주 일대에서 북한군과의 교전 도중 전사했다. 그의 유해는 다른 전우들과 함께 부산 유엔군묘지(현 유엔기념공원)에 안장됐다. 남편을 그리워하며 홀로 외동딸을 키운 올윈은 평생 재혼하지 않고 살다가 “내가 죽으면 한국 부산의 남편 곁에 묻어 달라”는 유언을 남긴 채 2019년 타계했다.

 

유족은 고인의 뜻을 기려 합장을 추진했으나 이듬해 시작된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수년간 지연됐다. 지난 21일 유엔기념공원에서 호주와 한국 두 나라 정부 및 군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합장식이 열렸다. 고인들의 외동딸인 안시아는 유족을 대표해 합장식을 주관한 뒤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어머니가 정말 그립지만, 남편 곁에 묻히고 싶다는 어머니의 평생 염원에 따라 한국에 모시게 됐다”며 “두 분이 같이 있을 수 있다는 것에 행복하고, 한국에 영면할 수 있는 것이 영광스럽다”고 말했다.


김태훈 기자 af103@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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