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부모의 악성 민원에 시달리다 2년 전 스스로 목숨을 끊은 의정부 호원초등학교 이영승 교사에게 지속적으로 민원을 제기한 학부모들의 신상이 공개된 가운데, 당시 학교 관리자들로 추정되는 이들의 신상 폭로가 이어지고 있다. 여전히 가해자를 응징해야 한다는 여론이 높지만 일각에선 2차피해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크다.

25일 인스타그램 등 각종 소셜미디어에는 고(故) 이영승 교사 재직 당시 호원초에서 교감과 교장 등 관리자를 맡았다는 이들의 얼굴과 이름, 현 직장 등 정보가 공개됐다.
이들 신상을 공개한 계정 운영자 A씨는 “교사에 돈을 뜯어낸 학부모 악성 민원을 군대 간 고 이영승 교사가 알아서 해결하게 한 전 호원초 관리자”라며 “이제 그 자리에서 내려오십시오”라고 책임을 물었다.
A씨가 함께 공개한 사진에는 전 호원초 교장을 맡은 이가 과거 한 언론 매체와 나눈 인터뷰 장면이 담겼다. 이에 따르면 전 교장은 현재 경기도의 다른 학교에 근무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고 이영승 교사가 생전에 학부모로부터 매달 50만원씩 총 400만원을 치료비 명목으로 보낸 것으로 알려지면서, 네티즌들은 “학교는 그때 뭘 했느냐” 등 원망 섞인 목소리가 이어졌다.
앞서 이영승 교사 아버지는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학교에서 군대에 있는 애한테 해결하라고 연락했다. (학교로) 전화를 안 오게 하든가 돈을 주든가 치료비를 주라고 했다”고 주장해 고충을 혼자 다 떠안았다는 여론이 확산됐다.
A씨는 “이영승 교사가 입대했을 때 학부모가 교사와 연락할 수 있게 만든 그 관리자가 선생님을 사지로 몰아간 사람이라고 생각한다”며 “학교에 학부모의 민원이 들어오면 관리자는 선생님을 보호하기 위해 관련 법령을 알아봐 주고 변호사한테 물어보기라도 할 것이지, 선생님께 모든 책임을 다 떠넘긴 이 방관자가 호원초 교감으로 있다가 지금 어느 학교 교장이 됐다”고 적었다.
이어 “이영승 교사에게 알아서 해결하게 한 전 호원초 관리자님, 이제 그 자리에서 내려와라”라며 “젊고 앞길이 창창한 후배 교사들도 지켜주지 못하신 분은 교직에 앉아 계실 이유가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경기도교육청 등에 따르면 이 교사는 2년 전 극단적 선택으로 숨지기 전 호원초 학부모 B씨 등의 민원 제기에 시달려온 것으로 알려졌다.
2016년 6월 수업시간 중 학생이 커터칼로 페트병을 자르는 과정에서 손을 다친 사고로 학부모 민원이 발생했는데, 해당 학부모는 2017년, 2019년 등 총 2차례에 걸쳐 경기도학교안전공제회로부터 치료비 보상을 받았다.
그럼에도 해당 학부모는 이 교사가 군복무 중인 기간에도 만남을 요청하고, 복직 후에도 학생 치료를 이유로 지속적으로 연락을 취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이 교사는 사비를 들여 월 50만 원씩 총 8차례에 걸쳐 총 400만 원의 치료비를 제공한 것으로 도교육청 감사 결과 드러나 공분을 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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