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착오적’ ‘시선 끌기용’ 비판에도 행사 지속
市 저출산대책팀이 주최…서울시, 비판 여론에 포기
‘시대착오적’이라는 비난을 듣던 경기 성남시의 미혼남녀 만남 행사 ‘솔로몬(SOLOMON)의 선택’이 3회째를 맞으며 모두 60쌍의 커플을 맺어준 것으로 나타났다. 저출산 극복을 내세우며 시작된 이 행사는 ‘지자체가 예산을 수반해 벌일 활동이냐’를 두고 잠시 논란이 일었으나, 지역사회에선 어느 정도 자리를 잡은 것으로 평가받는다.

◆ 시대착오적 비판…市 저출산해소 대책으로 안착
25일 성남시에 따르면 시가 주관해 지난 23일 탭 퍼블릭 판교점에서 열린 미혼남녀 만남 행사에선 21쌍의 커플이 맺어졌다. 이에 따라 지난 7월부터 이어져 온 1차(15쌍), 2차(24쌍) 행사를 포함, 모두 60쌍 커플이 나왔다.
시는 세 차례 행사에 모두 150쌍이 참가해 커플 매칭률이 40%에 달한다고 밝혔다.
솔로몬의 선택은 미혼 남녀에게 자연스러운 만남의 기회를 제공하고 결혼에 관한 긍정적 가치관을 확산하기 위해 마련됐다. 올해에만 5차례 행사가 열리며, 시는 모두 2억4500만원의 예산을 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통상적인 만남처럼 매칭이 성사된 이들은 추후 개인적인 만남을 갖게 된다. 매칭이 성사되지 않더라도 뒤풀이 조장을 뽑아 소통을 확대하도록 했다.

시는 다음 달 28일에는 화성 제부도, 11월19일에는 성남 위례 밀리토피아 호텔에서 각각 60명, 100명 규모의 행사를 열 계획이다.
올해 처음 도입된 이 행사는 성남시 여성가족과 저출산대책팀이 담당하고 있다. 주민등록지가 성남이거나 지역 기업체에 근무하는 만 27~39세 미혼 남녀가 대상이다. 참가자들의 신상은 사생활 보호를 위해 비공개로 진행된다.
앞서 시는 정보기술(IT) 기업이 몰린 판교 콘텐츠 거리 등에서 행사를 집중 홍보했고, 인터넷 카페와 인스타그램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입소문을 타며 신청자가 대거 몰렸다.
행사는 호감도 높은 남녀가 되는 법을 알려주는 연애 코칭과 함께 첫인상 칭찬하기, 커플 레크리에이션, 일대일 로테이션 대화, 커플 게임, 저녁 식사 등으로 짜였다. 무려 4시간 넘게 진행되는 행사 말미에는 자신의 매력을 보일 수 있는 시간과 함께 가장 마음에 드는 이성 3명을 적어내도록 했다.
하지만 이 행사를 두고 시민단체의 비난이 빗발쳤다. 지자체가 예산을 들여 시선 끌기용 이벤트를 벌인다는 지적부터 시대착오적이라는 비판까지 나왔다.

◆ ‘잘 나가는’ IT업계 청년들 몰려…연애도 ‘빈익빈 부익부’?
소외된 청년들의 만남에 무게를 두기보다 소위 ‘잘 나가는’ IT업계 청년들에게 기회를 줘 만남에도 ‘빈익빈 부익부’ 현상을 부추긴다는 얘기였다. 판교밸리에서 일하는 청년층이 대거 신청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정작 성남시에 거주하는 청년들은 소외된다는 볼멘소리도 불거졌다.
앞서 서울시도 지난 6월 고립된 1인 청년 가구를 대상으로 만남을 주선하는 행사를 추진하다 비판 여론이 일자 사업을 접은 바 있다.
현재 성남시는 이 사업의 긍정적 맥락을 강조하면서 나름대로 성공했다는 평가를 하고 있다. 이에 시는 저출산 해소에 대한 안팎의 관심을 끌었다며, 찬반 여론에도 불구하고 이 행사를 이어갈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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