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적 호기심에 그럴 수도 있지”…女교사 화장실에 ‘빼꼼’, 팬티까지 훔친 초등생 부모 ‘방관’

JTBC ‘사건반장’ 캡처

초등학교 5학년 남학생이 교사가 머물던 여자 화장실에 침입한 것도 모자라 여교사의 속옷을 훔친 사건이 뒤늦게 전해졌다. 그런데 이 남학생 부모는 ‘성적 호기심에 그럴 수도 있다’며 역정을 내는가 하면, 처벌 대신 받기로 한 치료도 제대로 받게 하지 않았다고 한다.

최근 JTBC ‘사건반장’에 사연을 전한 여성 교사 A씨는 지난해 담임을 맡았던 남학생으로부터 성적 수치심을 느낄 만한 일을 여러 차례 당했다고 털어놨다.

A씨에 따르면 그가 재직하는 학교는 규모가 작아 본인이 전교생을 얼추 다 알 수 있는 규모다.

그런데 지난 3월부터 A씨는 화장실에 갈 때마다 누군가가 따라오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화장실 안에 있으면 밖에서 누가 왔다 갔다 하는 소리가 들렸다. 처음에 그는 ‘내가 예민한가’ 생각하기도 했다.

하지만 어느 날 화장실에서 나오자마자 5학년 남학생이 자기 교실로 황급히 들어가는 모습을 목격했다.

해당 남학생은 지난해 A씨가 담임을 맡았던 학급의 학생이었다. 이후 A씨는 남학생의 담임으로부터 자신과 비슷한 일을 겪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이에 그냥 넘어갈 수 없다고 판단한 A씨는 학부모에게 연락을 취했다고 한다.

JTBC ‘사건반장’ 캡처

그런데 학부모의 대응이 가관이었다. 학부모는 “호기심에 볼 수도 있지. 화장실 안에서 마주친 것도 아니고 문을 열어본 건데 범죄자 취급을 하냐”며 적반하장 태도를 보였다.

사건은 거기서 멈추지 않았다. 얼마 뒤인 6월, A씨는 교사 캐비닛에 넣어 놓은 짐 가방 안에서 축축하게 젖어 있는 팬티를 발견했다고 한다.

A씨는 “문을 열었는데 갑자기 제 캐비닛 안에서 제 팬티가 뚝 떨어지는 거다. 너무 놀랐다. 팬티가 축축하더라.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가방 안의 화장품이나 물이 흐른 건 아닌지 다 찾아봤는데 전혀 그런 게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가방도 그냥 열려 있는 상태였고 누가 뒤진 것처럼 옷가지도 빠져나와 있었고 유일하게 그 팬티 하나만 밖에 나와있었던 거다. 그걸 물에 적셔서 가방 옆에 올려뒀나 보더라. 가방 옆에 있던 종이들이 다 젖었더라”고 전했다.

확인해보니 범인은 앞서 화장실에 따라 들어왔던 학생이었다.

이에 학교 측은 문제가 심각하다고 판단, 교권보호위원회 소집을 준비했다. 그제야 학부모는 상담과 정신과 치료, 약을 먹이겠다는 약속을 해왔다.

A씨는 학생에게 등교정지 이상의 중징계가 내려지는 걸 원치 않는다고 밝혔고, 이에 따라 학생은 처벌받지 않았다. 하지만 자녀의 교육과 치료를 약속한 부모는 이를 어겼다.

해당 사건 이후 정신적 충격을 받은 A씨는 건강이 악화됐고 다른 학교로 전근을 결심했다고 한다.

서다은 온라인 뉴스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