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비아 동부의 항구도시 데르나에서 발생한 홍수로 인한 사망자가 3753명으로 공식 집계됐다고 dpa 통신이 23일 보도했다.
리비아 정부 비상대책위원회는 전날(현지시간) 기자회견에서 이번 홍수로 3753명이 숨진 것으로 파악했다고 밝혔다.
홍수 발생 이후 리비아의 희생자 집계는 혼선을 겪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4014명이 숨지고 8500여명이 실종된 것으로 보고 있다. 각국의 구호단체들은 최소 1만명 이상의 사망자가 발생한 것으로 추정했다.
유엔은 지난 17일 적신월사의 집계 자료를 기반으로 사망자가 1만명이 넘을 것으로 예측했다가 하루 만에 WHO의 집계를 인용해 3900여명으로 정정했다. 앞서 리비아 적신월사는 지난 16일 사망자 1만1300명, 실종자는 1100명이라고 발표한 바 있다.
리비아 정부는 국제기구가 아닌 자국의 희생자 발표를 통한 보도를 당부하고 있다. 동부 정부의 오스만 압델 잘릴 보건부 장관은 “국제기구에서 사람들에게 공포를 유발할 수 있는 수치를 발표하는 것은 유감”이라며 “보건부에서 발표되는 공식 자료를 이용해 달라”고 말했다.
리비아는 유엔의 인정 아래 수도 트리폴리를 비롯한 서부를 통치하는 통합정부(GNU), 동부 유전지대를 장악한 군벌 칼리파 하프타르의 리비아국민군(LNA)이 지지하는 동부의 국가안정정부(GNS)로 나뉘어 있다. 리비아에서는 2011년 중동과 북아프리카를 휩쓴 민주화 운동 ‘아랍의 봄’ 여파로 무아마르 카다피 정권이 무너진 뒤 무장세력이 난립하면서 혼란이 이어져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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