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집·여행 등 AI 플러그인도 포함
팜2 등 경쟁 모델까지 함께 서비스”
“뤼튼은 ‘첫 화면 비즈니스’를 하는 게 목표입니다. 네이버, 카카오 등처럼 사용자들의 첫 화면을 일단 차지하면 그 뒤에 무엇을 붙이든지 엄청난 기회를 만들어갈 수 있을 것입니다.”
생성 인공지능(AI) 서비스 기업인 뤼튼테크놀로지스(뤼튼)의 이세영 대표는 향후 수익화 계획에 관해 이같이 밝혔다. 지난 11일 서울 강남구 사무실에서 만난 이 대표는 “많은 사람이 일상에서 쉽게 쓰는 서비스로 파고드는 게 먼저”라고 강조했다. 생성 AI 생태계 구축을 위해 접근성, 확장성, 유용성을 높이는 데 집중한다는 의미다.

뤼튼은 2021년 4월 설립됐다. 올해 1월 AI 채팅 형식의 정식 플랫폼 서비스를 시작해 서비스 개시 8개월만인 이달 초 누적 가입자가 100만명을 돌파했다. 뤼튼 플랫폼 안에서는 오픈AI의 GPT-4, 구글의 팜2 같은 전 세계 거대언어모델(LLM)을 무제한 무료로 쓸 수 있다.
이 대표는 “챗GPT는 GPT 모델만 쓸 수 있지만 뤼튼은 팜2 등 경쟁 모델들까지 한곳에서 쓴다는 장점이 있다”며 “생성 AI의 특장점을 모아 제공한다는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논리적인 추론을 잘하는 생성 AI, 빠르게 이미지를 그리는 생성 AI 등 각 분야 적재적소에 쓸 수 있는 서비스를 한 곳에서 이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맛집·여행·쇼핑 등 다양한 AI 플러그인(외부 기능 추가) 형태의 서비스도 이용할 수 있는데 그 숫자는 6000개에 달한다. 이커머스(지마켓), 부동산(직방), 여행(마이리얼트립) 분야 등과 협력한 덕이다. 예컨대 뤼튼에서 특정 지역에서 매매할 아파트를 추천해 달라고 요구하면 직방과 연동된 데이터를 받는 식이다.
‘챗GPT 등을 활용한 2차 서비스 아니냐’는 지적에 관해 이 대표는 “AI 산업이라는 큰 틀을 생각해 볼 때”라고 답했다. 인터넷이 보급되면서 모든 비즈니스가 인터넷을 기본으로 하듯 AI 역시 마찬가지라는 의미다. 그는 “‘LLM을 활용한 2차 서비스’는 AI 시대에 기본이 될 것”이라며 “인터넷 시대에 메타, 아마존, 구글이 등장한 것처럼 뤼튼도 AI의 가치를 극대화하는 플랫폼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뤼튼의 누적 투자액은 200억원에 달한다. 지난해 11월 38억원 규모의 프리-A 시리즈 투자를 유치 당시에는 생성 AI라는 말조차 생소했던 때였다. 이후 CES 2023 혁신상 소프트웨어&모바일 앱 분야 수상이라는 낭보를 전했다. 생성 AI 활용한 서비스 중에서 CES 혁신상을 받은 최초의 사례였다.
서비스가 성장하면서 AI의 저작권 침해 문제가 부각하는 데 관해 이 대표는 시간이 지날수록 데이터의 가치가 중요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확실히 AI가 만든 걸 AI가 학습하면 성능이 떨어진다”며 “콘텐츠 제작자가 데이터의 연료를 제공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은 기술 초창기라 혼란이 있지만, 마땅한 보상이라든지 지속적인 콘텐츠 생산을 위한 동기 부여에 대한 논의가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AI 윤리 문제도 마찬가지다. 이 대표는 “국내에서 생성 AI 응용 서비스를 최초로 만든 업체이다 보니 편향성 등 윤리적인 문제를 어떻게 방지할지 고민했다”며 “지난해 AI 작문 도구 윤리 점검표를 만든 이유”라고 했다. 서비스 기획이나 개발 단계에서 점검표를 기준으로 삼아 윤리 문제를 사전에 막아 왔다. 그는 AI 윤리가 선행돼야 한다는 데 이견이 없고, 핵심 요소로 생각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업계를 이끌어온 이 대표는 이달 25일 출범하는 생성AI스타트업협회 초대 협회장으로 추대됐다. 협회에는 현재까지 국내 AI스타트업 20여 개사가 회원사로 가입했다. 국내 AI 관련 기업은 2000개가 넘는데 1600여곳이 직원 100명 미만 중소·스타트업이다. 이 대표는 이 같은 현실에서 업계가 함께 성장할 수 있도록 정책 관련 목소리를 내고, 콘퍼런스도 개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학계와도 상생 모델을 구축할 것”이라며 “국내에 국한하지 않고, 아시아로 뻗어 나가는 협회가 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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