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남극 해빙’ 녹는 속도 위협적… “英 제도 면적의 5배 사라져”

입력 : 2023-09-17 19:45:29 수정 : 2023-09-18 08:25:02

인쇄 메일 글씨 크기 선택 가장 작은 크기 글자 한 단계 작은 크기 글자 기본 크기 글자 한 단계 큰 크기 글자 가장 큰 크기 글자

美 국립설빙데이터센터 분석

9월 최대 면적 1700만㎢ 미만
40년 만에 최소 면적 기록 전망
1986년 기록보다 100만㎢ 낮아
복사열 반사 지구온도 조절 역할
전문가 “이상기후의 원인 될 수도
온실가스 배출 감축 적극 나서야”

남극 대륙을 둘러싼 해빙(바다얼음)의 녹는 속도가 위협적이다. 남극 해빙은 태양의 복사열을 반사해 지구의 온도를 조절하는 데 큰 역할을 한다. 또 얼음이 녹은 물에 높아진 해수면은 직접적으로 육지 생태계에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지구 기온을 높이는 온실가스 배출량 감소에 적극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미국 국립설빙데이터센터(NSIDC)는 남극 해빙이 40여년 만에 9월 최소 면적을 기록할 전망이라고 14일(현지시간) 발표했다.

지구온난화 영향 속 남극의 해빙이 급속히 녹고 있는 가운데 남극 크리스탈 사운드에 빙하가 떠 있다. AP연합뉴스

NSIDC는 해빙 면적이 최대로 늘어나는 겨울철 남극에서 9월 첫 주 이후 해빙의 증가 속도가 둔화해 이달 최대 면적이 1700만㎢ 미만일 것으로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이는 역대 최소 면적이었던 1986년 기록보다 약 100만㎢ 낮은 수치다.

 

이를 두고 영국 BBC방송은 “관측 이래 9월 평균치보다 150㎢ 줄어든 것”이라며 “영국 제도(약 31만5000㎢)의 약 5배에 달하는 해빙 면적이 사라졌다”고 17일 보도했다.

 

남극의 여름철인 지난 2월엔 해빙 범위가 1979∼2022년 평균 최소치보다 36% 감소해 177만㎢를 기록했다고 영국 가디언은 전했다.

 

이렇게 남극의 모든 계절에서 해빙 면적이 감소하는 것을 두고 전문가들은 이상기후의 원인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남극의 얼음이 줄어들면 바다나 그 아래 토양이 태양으로부터 오는 열을 그대로 흡수해 기온 상승이 가팔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영국 엑서터대의 마틴 시거트 교수는 BBC와의 인터뷰에서 남극 해빙 면적의 감소가 “전 세계의 절대적인 재앙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해빙 범위가 줄어드는 것은 해수면 상승의 주요 원인으로도 꼽힌다. 해빙이 녹아 소멸하면 주변 다른 대륙의 얼음 역시 파도와 따뜻한 해류에 노출돼 녹을 가능성이 커지기 때문이다. BBC는 이미 1990년대 이후 남극 해빙의 감소로 전 세계 해수면이 7.2㎜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방송은 해수면이 조금만 상승해도 높은 폭풍해일이 발생해 해안 지역을 쓸어버릴 수 있기 때문에 빠른 시일에 전 세계 수백만명이 치명적인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부연했다.

당장 남극에서는 해빙의 급격한 유실로 최대 1만마리에 달하는 새끼 황제펭귄이 목숨을 잃었다. 영국 남극연구소의 피터 프렛웰 박사팀은 국제학술지 ‘커뮤니케이션스 지구와 환경’에 발표한 논문에서 지난해 남극반도 서쪽의 벨링하우젠해(海) 중부와 동부에 있는 황제펭귄 서식지 5곳 중 4곳에서 해빙 감소로 새끼들이 한 마리도 살아남지 못했다고 밝혔다. 프렛웰 박사는 BBC 인터뷰에서 “남극 해빙이 점점 사라지면서 2100년대 말이면 황제펭귄 군락의 약 90%가 번식에 실패해 사실상 멸종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전문가들은 지금이라도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여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호주 모나시대학의 기후과학자이자 대륙 해빙 전문가인 아리안 퓨리치 박사는 “해빙 면적의 감소세는 계속되고 있기 때문에 지금이 사상 최저치라고 말할 순 없을 것”이라며 “온실가스 배출량의 증가가 지속된다면 해빙은 계속 감소할 것”이라고 말했다. 프렛웰 박사도 “온난화의 주범인 탄소 배출량을 줄이는 것만이 유일한 희망”이라고 지적했다.


이예림 기자 yeah@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트리플에스 지우 '매력적인 눈빛'
  • 트리플에스 지우 '매력적인 눈빛'
  • (여자)이이들 미연 '순백의 여신'
  • 전소니 '따뜻한 미소'
  • 천우희 '매력적인 포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