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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험 때 뒤돌아본 학생에 ‘넌 0점’ 말해서”…숨진 대전 교사 고소당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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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3-09-14 15:30:39 수정 : 2023-09-14 15:3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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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 냈다”는 이유로 학교 안팎에서 가해자로 몰려
학부모로부터 악성 민원에 시달리다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알려진 대전 초등학교 교사의 발인이 거행된 9일 숨진 교사가 근무했던 책상 위에 국화꽃이 놓여 있다. 대전=뉴스1


4년간 악성 민원에 시달린 끝에 스스로 생을 마감한 대전의 한 초등학교 교사 A씨가 아동학대 혐의로 고소당한 이유가 공개됐다. 

 

13일 YTN 뉴스라이더에 따르면, A씨는 ‘시험시간에 뒤돌아본 학생에게 “넌 0점”이라고 말해서’, ‘색종이를 갖고 놀았다는 이유로 혼내서’, ‘다른 학생의 책에 우유를 쏟은 학생에게 똑같은 책으로 사죄해야 한다고 혼을 내서’ 아동복지법 위반 등의 혐의로 고소당했다.

 

다른 학생의 뺨을 때린 학생을 지도하는 과정에서도 문제가 새겼다. A씨는 다른 아이들 앞에서 가해 학생에게 ‘선생님이 어떻게 할까’ 묻고, 교장실로 데리고 가서 지도를 받게 한 뒤에 혼자 교실로 돌아오게 했는데, 이에 대해서도 아동복지법 위반이라고 고소당했다.


‘아동복지법 위반’ 고소가 남발된 상황에 대해 박소영 교사노조 정책실장은 “아동복지법에 따르면 아동학대는 아이의 신체적, 정서적, 정상적인 발달에 해를 입히는 모든 행위를 아동학대로 규정하고 있다”면서 “그렇기 때문에 아이가 위축됐다, 아이가 불쾌감을 느꼈다, 트라우마를 갖게 됐다. 이런 것이 근거가 돼서 얼마든지 선생님을 아동학대로 고소할 수 있다”며 “이 사건 역시 학부모님이 우리 아이가 정서적인 피해를 봤다라는 것을 근거로 선생님을 아동학대로 고소했다”고 밝혔다.

 

교사 A씨는 결국 무혐의 처분을 받았지만 10개월여 동안 힘든 시간을 보낸 것으로 전해졌다.

 

박 실장은 “사실 열 달의 시간도 길지만 (이런 경우) 일반적으로 2년이라는 시간이 걸리기도 한다”면서 “그러니까 선생님이 먼저 아동학대 신고를 당하면 선생님은 수사를 받게 되고 이것이 기소 처분이 나면 거기에 대해 또 수사를 받게 되는데 그런 과정 중에 선생님은 대변해 주거나 아니면 선생님을 보호해 줄 만한 변호사를 학교에서 지원해 주거나, 그런 것은 없다. 선생님 역시 개인적으로 변호사를 고용해서 대응한 걸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A씨는 아동학대로 고소되기 전인 지난 2019년 12월 학교 폭력 가해자로 지목돼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 신고도 당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박 실장은 “당시 4명의 아이가 한 명의 아이를 괴롭혔다는 증언들이 있었다. 그래서 학생들 사이에 학폭위가 열린 거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다시 누구와 누구의 학폭일까 궁금해서 알아보니까, 상상하지도 못하게 선생님이 가해자로 돼 있는 걸 알게 됐다”면서 “변호사분께 의뢰를 해보니 이런 경우는 본인도 처음 봤다고 했다”고 말했다.

 

이처럼 학교 안팎에서 가해자로 몰렸지만 A씨에 대한 보호 장치는 전혀 작동하지 않았다. 그는 학교 측에 교권보호위원회를 열어달라고 요청했지만 끝내 받아들여지지 않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유족 측은 생전 고인에게 악성민원을 제기했던 학부모들에게 사과를 요구하고 명예훼손, 사자명예훼손, 강요, 협박 등의 혐의로 고소도 진행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대전시교육청에는 공무상 재해를 인정해 순직 처리를 요청할 계획이다.

 

더불어 고인이 악성민원에 시달리며 당시 근무했던 학교의 관리자에 대해서는 교보위 미개최 사유, 학폭위 결정 사실관계 등을 확인한 후 고발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


서다은 온라인 뉴스 기자 dada@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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