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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원했더니 뒤통수”…교사 사망에 세이브더칠드런 뭇매

입력 : 2023-09-10 23:27:26 수정 : 2023-09-10 23:2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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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초등교사에 '정서 학대' 의견…후원 취소 움직임
악성민원으로 세상을 뜬 대전 초등 교사가 재직하던 유성구 한 초등학교 교사의 책상에 9일 오전 꽃이 놓여 있다. 연합뉴스

최근 스스로 목숨을 끊은 대전 초등학교 교사 A씨를 상대로 한 조사 과정에서 국제아동권리단체인 세이브더칠드런이 '정서학대' 의견을 낸 것으로 알려져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다.

A씨는 지난 7월 초등교사노조에 교권침해 사례를 제보하며 "아동학대 조사 기관의 어이없는 결정을 경험했다. 그들은 교육현장에 대해 전혀 알지 못했고 이해하려 하지 않았다"고 세이브더칠드런을 비판했다.

세이브더칠드런은 "입장을 준비 중"이라며 A씨 사건에 구체적으로 어떻게 관여했는지 밝히지 않고 있다. 세이브더칠드런은 아동보호전문기관 자격으로 A씨 사건에 의견을 냈다고 교사단체는 전했다.

10일 한 육아 커뮤니티에는 세이브더칠드런 후원을 끊겠다는 글이 올라왔다. 작성자는 "'모자 뜨기'(후원 프로그램)도 두 번 해보고 소액이지만 유일하게 후원해온 단체인데 교사의 생활지도를 아동학대, 정서학대로 판단했다니 조금 아닌 듯싶다"고 적었다. "나도 후원 중인데 고민된다", "다른 곳으로 바꾸고 싶어진다" 등 댓글이 달렸다.

한 엑스(X·옛 트위터) 이용자는 "세이브더칠드런 후원 해지한다. 쥐꼬리만 한 월급을 쪼개서 (후원했더니) 배신당했다"고 썼다.

아이들에게 우리 말과 글을 가르친다고 자신을 소개한 또다른 X 이용자는 "13년째 138회 세이브더칠드런에 후원했는데 내 손으로 내 목을 조르고 있었다"고 적었다.

 

세이브더칠드런. 세이브더칠드런 제공

대전교사노조 관계자는 "아동 관련 단체라 후원하는 교사들이 많았는데 해지하고 있다"며 "세이브더칠드런 등의 교육·행사 협조 요청을 거부하자는 움직임도 있다"고 전했다.

2008년 초등교사로 부임한 이후 세이브더칠드런에 매달 2만∼3만원을 후원했다는 김모(48)씨는 연합뉴스에 "이번 사태에서 왜 교사를 악한 쪽으로 몰았는지 알 수 없어 후원을 취소하겠다. 지금까지 기부금을 환불받고 싶은 심정"이라고 말했다.

김씨는 "세이브더칠드런 같은 단체에서 '어려운 아이에게 공부방을 제공하겠다'고 하면 교사들은 무엇이라도 힘을 보태겠다는 생각으로 후원에 참여해왔다"며 "돕게 만들고 뒤통수를 친 셈"이라고 했다.

앞서 A씨에게 악성민원을 제기한 학부모 중 한 명이 음식점을 운영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이 가게 불매운동도 일기도 했다. 세이브더칠드런코리아의 지난해 기부수익은 955억6천만원이다.

대전교사노조에 따르면 세이브더칠드런은 아동보호전문기관 자격으로 A씨가 아동학대로 신고당한 사건에 의견을 냈다. 아동복지법은 학대아동 치료와 사례 관리, 예방 등을 위해 지방자치단체마다 1곳 이상 아동보호전문기관을 두도록 규정했다.

대전서부 아동보호전문기관 홈페이지에 따르면 세이브더칠드런은 대전시에서 위탁받아 대전 서부(서구·유성구) 아동보호전문기관을 운영한다.

대전서부 아동보호전문기관 관계자는 "아동학대 의심 사건이 발생할 경우 직접 고소·고발하지는 않지만 피해아동을 지원할지, 교사에게 아동학대 예방 교육이 필요한지 등을 판단한다"고 설명했다.

A씨가 초등교사노조에 보낸 제보에는 1학년 담임을 맡은 2019년 학생 4명이 A씨 지시에 불응하고 같은 반 학생을 지속해서 괴롭힌 정황이 담겼다.

이들 4명 가운데 한 학생 측이 A씨를 아동학대로 경찰에 신고했다. 세이브더칠드런은 이 사건을 조사해 이듬해 2월 '정서 학대'로 판단하고 경찰서에 의견을 낸 것으로 A씨가 초등교사노조에 제보한 기록에 담겨 있다. A씨는 검찰에서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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