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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장님, 마지막 물회 주문 죄송해요”…뜸해지는 발길에 속타는 횟집들

입력 : 2023-09-03 23:39:15 수정 : 2023-09-03 23:3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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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일주일
횟집 업주들 “손님 발길 눈에 띄게 줄어”
국민 60% “오염수 수산물 먹기 꺼려져”
수산업계 “장기적인 범정부 대책 필요”
1일 오후 서울의 한 횟집이 비교적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단골 손님이셨는데 죄송했는지 당분간 못 먹겠다고, 마지막 주문이라고 리뷰를 남겨주셨더라고요. 홀 손님은 저녁에 전멸 수준이고, 배달 주문도 많이 줄었어요.”

 

일본 정부가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오염수를 방류한 지 일주일여가 흐른 가운데, 자영업자들 사이에서도 매출 하락을 토로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오염수 방류 직전 매출이 반짝 올랐다가 8월 말부터 조금씩 떨어지고 있다며 정부의 장기적인 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있다.

 

지난 1일 오후 서울 마포구의 한 횟집에서 만난 업주 A씨는 “원래 금요일 저녁이나 주말 예약은 평일에 미리미리 마감되고 했었는데, 이번 주부터 손님들의 전화나 발걸음이 확실히 뜸해졌다. 30%정도 매출이 떨어졌다”며 “당장 오염수 영향이 미치는 것도 아닌데 사람들 심리가 그런 것 아니겠냐”며 한숨을 내쉬었다. 그는 “오시는 분들한테는 최대한 일본산 안 쓴다고 말씀드리고, 배달·포장 손님들한테는 무료 사이즈업 이벤트도 하고 있다”며 “앞으로가 더 걱정”이라고 덧붙였다.

 

수산업계는 일본의 오염수 방류로 소비시장이 장기적으로 위축될 것을 기정사실화하는 분위기다. 지난 2011년 후쿠시마 원전 사고 당시 수산물 소비가 급감한 선례가 있었을뿐더러 2013년 일본 정부가 오염수 유출 사실을 인정했을 때도 수산물 소비가 줄어든 바 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업종 변경을 고민하는 업주들도 늘고 있다. 경기 광주에서 초밥집을 운영하는 업주 B씨는 “코로나19 사태 때도 힘들었지만 어찌어찌 잘 넘겼는데, 한 번 더 타격이 오니 솔직히 버티기 힘들다”며 “지금도 이렇게 정책 하나, 뉴스 하나에 매출이 들쭉날쭉한데 우리는 이게 생계이지 않나. 몇 년 후를 진지하게 고민할 수밖에 없다”고 하소연했다.

 

“당장의 타격은 없다”는 이들도 있었으나 공통적으로 손님들의 우려 섞인 반응은 체감하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서울 성동구의 한 업주는 “당장의 매출 변동은 크지 않다”면서도 “손님들이 종종 원산지를 물어보시곤 한다”고 전했다.

 

실제 오염수 방류 직후 국민의 60%가 수산물을 먹기 꺼려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갤럽이 지난달 29일부터 31일까지 전국 만 18세 이상 1002명을 대상으로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로 인해 수산물 드시기가 꺼려지느냐’는 질문을 한 결과 60%가 ‘꺼려진다’고 답한 것으로 조사됐다. ‘오염수 방류로 우리나라 해양과 수산물이 오염될 가능성이 있다고 보느냐’는 질문엔 73%가 가능성이 있다고 답했다.

 

수산업계는 소비자들이 이 같은 우려에도 정부의 수산물 대책이 제한적이라며 정부 지원을 적극 요구하고 있다. 한국수산산업총연합회는 오염수 방류 직후 성명을 통해 “우리 정부는 방사능 감시 체계를 강화하고 수산물 소비 활성화 대책을 마련해달라”며 “일본 정부에 대해서는 오염수를 과학적으로 안전하고 국제 기준에 부합하는 방식으로 처리해 주변국의 불안을 해소해 줄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한국연안어업인중앙연합회도 “원하지 않았으나 원전 오염수 방류는 현실이 됐다”며 “어업과 수산업 생산액 감소가 현실화하면 조속히 지원할 수 있는 범정부 대책을 마련해달라”고 촉구했다.


글·사진=김수연 기자 sooya@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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