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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하시라” ATM 양보에 ‘촉’ 발동…암 투병 중 보이스피싱범 잡은 경찰관[영상]

입력 : 2023-08-30 15:28:20 수정 : 2023-08-30 15:2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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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청 공식 유튜브 채널 갈무리
정세원 순경(사진 오른쪽)이 보이스피싱범(〃왼쪽)에게 경찰 공무원증을 꺼내 보여주며 심리적 압박을 가하고 있다. 경찰청 공식 유튜브 캡처

 

투병 생활로 휴직 중인 경찰관이 예리한 촉으로 보이스피싱범을 잡았다.

 

29일 경찰청은 공식 유튜브 채널을 통해 전북 익산시 한 은행에서 보이스피싱범이 검거되는 폐쇄회로(CC)TV를 공개했다.

 

영상을 보면, 지난 3월30일 오후 익산 한 은행의 현금자동입출금기(ATM) 앞에서 30대 남성이 두리번거리면서 불안한 듯 다른 사람에게 차례를 자꾸 양보했다.

 

남성은 개인 볼일 때문에 들린 청주상당경찰서 소속 정세원 순경에게도 “입금이 오래 걸리니 먼저 하시라”고 양보했다. 정 순경은 보이스피싱 수사를 하는 지능범죄수사팀 근무 이력이 있었기에 남성에게서 수상함을 감지했다.

 

정 순경은 남성이 다급하게 휴대전화를 숨기는 듯한 모습에 공무원증을 꺼내들었다. 경찰임을 알린 뒤 어디로 입금하는지 묻자 남성은 “나는 잘 모르니 담당 직원이랑 통화해 보라”며 자신의 휴대전화를 내밀었다.

 

하지만 전화 속 인물도 얼버무리며 급히 전화를 끊어버렸고, 이에 보이스피싱 범죄임을 확신한 정 순경은 즉시 112에 신고했다. 곧 출동한 경찰은 남성을 현행범으로 검거, 남성에게서 회수한 1700만원은 피해자에게 돌려줬다.

 

당시 정 순경은 지난해 10월 대장암 4기를 진단받고 휴직한 뒤 고향 익산에 머무르며 항암치료를 받던 상황이라 걷기도 힘든 상태였다고 한다. 그렇지만 남성의 도주를 우려해 다른 경찰이 올 때까지 말을 걸며 남성을 심적으로 압박했다.

 

정 순경은 “보이스피싱 범죄 수사를 한 적이 있었는데 ‘먼저 하시라’는 한마디에 느낌이 왔다”며 “휴직 중이지만 경찰관으로서 마땅히 해야 할 일을 했을 뿐”이라고 전했다.


정경인 온라인 뉴스 기자 jinorij@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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