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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재천 교수, 서울대 졸업생에 “혼자 아닌 모두가 함께 잘 사는 세상 이끌어 달라”

입력 : 2023-08-29 16:35:42 수정 : 2023-08-29 16:3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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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재천 이화여대 에코과학부 석좌교수, 서울대 학위수여식서 “자연에도 손잡지 않고 살아남은 생명은 없더라”
최재천 이화여자대학교 에코과학부 석좌교수(사진 왼쪽에서 두 번째)가 29일 서울 관악구 서울대학교에서 열린 제77회 후기 학위수여식에 참석하고 있다. 뉴스1

 

공평이 양심을 만나야 비로소 ‘공정’이 된다며 서울대학교 졸업생들에게 따뜻한 인재로 성장해달라는 주문이 29일 학위수여식 축사에서 나왔다.

 

진화생물학자 최재천(69) 이화여대 에코과학부 석좌교수는 이날 모교인 서울대 후기 학위수여식에서 학생들의 졸업을 축하하며 “서울대 졸업생으로서 혼자만 잘 살지 말고 모두가 함께 잘 사는 세상을 이끌어 달라”고 부탁했다. 최 교수는 “제가 평생토록 관찰한 자연에도 손잡지 않고 살아남은 생명은 없더라”며 이같이 말했다.

 

최 교수는 이어 “공정은 가진 자의 잣대로 재는 게 아니다”라며 “가진 자들은 별생각 없이 키 차이가 나는 사람들에게 똑같은 의자를 나눠주고 공정하다고 말하지만, 그건 그저 공평에 지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키가 작은 이들에게는 더 높은 의자를 제공해야 비로소 이 세상이 공정하고 따뜻해진다”고 덧붙였다.

 

계속해서 “모름지기 서울대인이라면 누구나 치졸한 공평이 아니라 고결한 공정을 추구해야 한다”면서 “여러분이 만들어 갈 새로운 세상에서는 무감각하고 모르는 척 밀어붙이는 불공정한 공평이 아니라, 속 깊고 따뜻한 공정이 사회의 표준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일률적인 잣대가 적용된 ‘공평’이 아닌 나보다 약한 이들의 처지를 저마다 고려해 진정한 마음이 동하는 ‘공정’으로 거듭나길 바란다는 최 교수의 당부로 해석된다.

 

최 교수는 “주변은 온통 허덕이는데 혼자 다 거머쥐면 과연 행복할까”라는 화두를 던지고, “오로지 정도만을 걷는 공정하고 따뜻한 리더가 되어달라”는 말도 더했다.

 

축사를 한 최 교수는 서울대 동물학과를 졸업한 뒤 미국 펜실베이니아주립대에서 생태학 석사 학위를, 하버드대에서 생물학 석·박사 학위를 받았다. 이후 1994년 귀국해 서울대 생명과학부 교수로 재직하다 2006년부터는 이화여대 석좌교수로 활동 중이다.

 

학위수여식에서 유홍림 서울대 총장은 “두려움은 마음 한쪽에 접어두고 자신이 옳다고 여기는 일을 공동체와 협력해 이뤄내길 바란다”며 “우리나라와 사회에 대한 책임감을 갖고 공동체를 위해 새로운 도전과 혁신의 노력을 계속해 달라”고 졸업생 앞길을 응원했고, 김종섭 총동창회장은 “서울대생이라면 ‘내가 받은 것을 사회에 돌려주겠다는 마음’을 가슴에 남겨둬야 한다”며 “하루하루 성실하게 보내되 인생 전체는 베풀고 나누는 큰 그림을 그리길 바란다”는 말을 남겼다.

 

서울대 학위수여식에선 학사 978명, 석사 1200명, 박사 656명 등 총 2834명이 학위를 받았다.


김동환 기자 kimcharr@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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