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강남구 압구정역 인근에서 차량으로 지나가던 행인을 치어 뇌사 상태에 빠지게 한 운전자가 한 유튜브 방송에 출연했다.
피의자 신모씨(28)는 지난 10일 유튜브 채널 ‘카라큘라 탐정사무소’에 등장해 본인을 둘러싼 마약 혐의 등에 대해 부인했지만, 피해자 A씨에 대한 사과의 뜻은 밝히지 않았다.
영상 속 신씨는 국립수사과학연구원(국과수) 검사 결과 케타민 등 7종 마약이 검출됐다는 것에 대해 “평소 복용하는 수면제가 향정신성 의약품이라 검출됐다. 7종에 대해서는 처방전을 전부 제출할 예정이다. 이미 여러가지를 제출했다”고 설명했다.
또 케타민 양성 반응이 나온 것에 대해선 “모 대학병원에서 지루성 피부염 진단을 받았는데 (치료를 위해) 수면 마취를 받을 때 거기에 케타민이 들어가 있었던 것 같다고 피부과 원장님이 얘기해주셨다”고 해명했다.
신씨는 사고 당시에 대해 “전혀 기억이 나지 않는다”면서도 피해자에 대한 구호조치는 했다고 말했다. 그는 “사고 당시 기절을 했었고, 일어나 내리니 피해자분이 차 밑에 있었다. 바로 구호조치를 했다”고 강조했다.
이를 듣던 카라큘라가 “교통사고 가해자의 피해자 구호조치로 상식적이지 않은 것 같다”고 지적하자, 그는 “상식적이지 않다고 나도 생각하지만, 정말 사고 현장에 대한 기억이 없다”고 거듭 말했다.
사고 직후 현장을 이탈한 이유를 묻자, 신씨는 “사고 전 (성형외과) 병원에 있었는데 정신이 온전치 않은 상황에 병원 원장님께 구호 조치를 도와 달라고 해야겠다고 생각했었다”고 했다.
사고를 낸 롤스로이스 차량도 본인 소유 차량이 아니라고 했다. 그는 “친한 형 차다. 중고차 딜러와 구매자를 연결하고 소개비를 받는 일을 했었는데 친한 형이 할부로 끊어줄 테니 타고 다니라고 했던 것”이라고 말했다.
카라큘라가 “해당 차량에 대한 할부 값 또는 어떤 약속 된 금액에 대해 누군가에게 차에 대한 사용료를 지불하고 있다는 말이냐”고 하자, 신씨는 고개를 끄덕이며 “네 사용료를 지불했습니다”라고 답했다.
이에 카라큘라가 “그게 본인 차죠”라고 받아치니, 신씨는 말문이 막힌듯 횡설수설하기 시작했다. 다른 유튜브 채널에서 본인 차량이라고 하지 않았냐고 다시 묻자, 신씨는 “연출이 좀 필요하다고 해서 (그랬다)”라고 대답했다.
한편 뇌사 상태에 빠진 A씨의 현재 상태도 전해졌다. 피해자 오빠인 B씨는 “병원에서 ‘손 쓸 방도가 아예 없다, 마음의 준비를 하라’라고 했다. 그래서 부모님과 주말에 서울에 가 보내줄 것인지 결정해야 한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신씨에게 연락이 오거나 병원에 찾아와 사과를 한 적이 있었냐는 질문에 “아예 없었다”고 말했다.
신씨는 앞서 지난 2일 오후 8시10분께 서울 강남구 압구정역 인근에서 차량을 몰다 인도로 돌진해 걷고 있던 A씨를 들이 받았다. A씨는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같은 달 5일부터 뇌사 상태에 빠졌다.
서울 강남경찰서는 지난 9일 신씨에 대해 위험운전치상, 약물 운전 등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서울중앙지법은 11일 오전 11시 신씨를 상대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진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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