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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친구로 지내요…맥주 한잔” 한밤중 20대 女 문 앞에 닭꼬치 봉지 두고 초인종 누른 50대 男

입력 : 2023-08-03 17:57:34 수정 : 2023-08-03 17:5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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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여성 A씨 문 앞에 놓여 있던 닭꼬치 봉지에는 일면식 없는 50대 남성이 쓴 자필 메시지(사진 왼쪽)가 들어 있었다. 일이 있던 당시 A씨는 무서워서 체인을 건 채 문을 열었고. 문 앞에는 검은 비닐봉지(〃오른쪽)가 놓여 있는 걸 발견했다. 트위터 캡처

 

늦은 시간 혼자 사는 20대 여성에게 “좋은 친구가 되고 싶다”며 닭꼬치가 든 봉지를 들고 찾아간 50대 남성이 있다.

 

1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위터에는 20대 여성 A씨가 자신이 겪은 일을 공유하며 다른 이들에게 조심하라고 당부했다.

 

A씨는 “누군가의 타깃이 된 것 같다”며 “7월31일 밤 10시경 누군가 비닐봉지를 집 문 앞에 놓고 초인종을 눌렀다. 자신이 반응하지 않자 밤 11시경 재차 초인종을 눌렀는데 1시간 동안 반응을 관찰하고 기다렸던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초인종 누를 당시 ‘누구세요?’ 하고 10차례 이상 소리쳐 물었는데 대답이 없었고 바스락하는 소리와 인기척으로 추정컨대 상대는 문 가까이 있으며 도망가지 않고 서성거렸다는 점에서 문이 열리면 뭔가를 할 준비를 마쳤다는 느낌이 강하게 들었다”고 밝혔다.

 

특히 “밤 11시 또 다시 누른 초인종에 거듭 누구냐 물었는데 답변이 없어 화가 나 ‘누군데 이 개×발아 죽고 싶어?’ 라며 소리까지 쳤는데도 상대는 한동안 서성거렸다는 게 제일 걸린다”며 “원래 그 시간대 저희 집 복도에는 사람이 안 다니는데 그것까지 아는 사람이라고 치면 상황이 꽤 안 좋았었다”고 설명했다.

 

이후 “관리실에 연락해 집 문 앞에 둔 물건을 경비원을 통해 받았는데 닭꼬치 6개 등 1인분의 음식과 쪽지였다”면서 “이번 일만으로 단정하긴 어렵지만 밤 시간 ‘맥주’에서 자신은 성적 함의를 읽을 수밖에 없었다”고 토로했다.

 

범죄 징후라고 강하게 느낀 이유는 “이사 온 지 1년도 되지 않았고, 자신의 신상은 이웃 중 할머니 한분에게만 알려줬는데 1인분의 음식을 문 앞에 놓고 갔다는 건 혼자 사는 여성이라는 걸 일정기간 관찰한 결과”라고 강조했다.

 

게다가 “집 명의는 다른 사람 이름으로 돼 있어 우편함에는 다른 사람의 이름이 적힌 고지서가 날아오고, 약 일주일간 외출을 안 한 상태로 오가며 마주친 사람은 아닐 거라 여기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실제 범죄로 발전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해 경찰에 신고했고 경비실과 관리실에도 모두 연락해 동 호수, 현 상황을 자세히 설명했다”고 전했다.

20대 여성 A씨 집으로 50대 남성이 주문한 치킨이 배달됐고, 치킨 봉지 안에는 전날과 마찬가지로 자필로 쓴 메시지(사진 왼쪽)가 들어 있었다. 트위터 캡처

 

그런데 다음 날 또다시 일이 생겼다.

 

그는 “1일 밤 8시께 비비큐 치킨 배달이 왔다”며 “배달 온 사장님은 당황하면서 ‘이거 계산이 된 건데’라며 놓고 가는데 문을 열 수가 없더라”고 말했다.

 

바로 “112에 신고해 경찰이 조사했는데 하는 말이 ‘치킨값을 현장 결제를 했다고 해 매장으로 확인하러 가니 그 남성이 매장에 방금 다시 다녀갔다더라. 그 사람 A씨 집으로 갈 수 있으니 이상하면 곧바로 전화 달라’ 하는데 그 남자가 배달까지 완료됐는지 확인하러 다시 매장에 간 건가 싶었다”고 이야기했다.

 

드디어 “경찰에게서 잡았다는 연락을 받았는데 ‘그 남성 하는 말이 스토킹하려 했던 건 아니고 호감이 있어 그랬는데 무서워 할 줄 몰랐다’고 하더라”고 알렸다.

 

그러면서 “평소에 조심해야 한단 말을 하고 싶진 않지만 그래도 낌새 이상하면 바로바로 신고하고 조심하시라”며 “경찰 온다고 당장 해결되는 건 없지만 무조건 해야 한다. 신고가 누적되는 게 너무 중요하기 때문이다”라고 누차 강조했다.

 

A씨가 공개한 사진을 보면 닭꼬치가 든 검은 비닐봉지 안에는 종이에 자필로 “좋은 친구가 되고 싶네요. 맥주 한잔합시다”라고 쓰여 있다.

 

치킨 배달 봉지 안에서도 같은 필체로 “좋은 친구로 부담 갖지 마시고 맥주 한잔하고 싶네요. 좋은 친구가 되고 싶네요”라고 적혀 있다.

 

한편, 3일 경찰에 따르면 경찰은 폐쇄회로(CC)TV 등을 통해 A씨 집 인근에 살고 있는 50대 남성을 스토킹 혐의로 체포했다. 남성은 “피해자를 지켜봐 왔고, 호감이 있어 그랬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사받은 남성은 긴급응급조치 처분만 받고 귀가 조치됐다. 이와 관련해 A씨는 트위터에 피해자가 제대로 보호받지 못하는 현실을 언급하기도 했다.

 

A씨는 “경찰에게 남성의 체격대와 연령 등을 물었지만 개인정보 때문인지 알려주지 않았다”면서 “집으로 돌아간 남성이 자신에게 또 다시 접근해도 정작 피해자인 자신은 가해자를 알아볼 수 없어 대처가 어렵다”는 것이다.

 

참고로, 긴급응급조치는 스토킹 행위가 지속·반복적으로 행해질 우려가 있고 범죄 예방을 위해 긴급을 요하는 경우 경찰관이 ‘직권’으로 또는 스토킹 피해자 또는 신고자의 요청에 의해 접근금지 등의 조치를 취하는 제도다.


정경인 온라인 뉴스 기자 jinorij@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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