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갓집 항명 사태’ 심재철 검사장, 검찰 떠난다

검찰 내 윤석열사단과 대립
‘추미애 라인’ 대표적 인물

이른바 ‘윤석열 사단’과 대립했던 심재철(54·사법연수원 27기) 법무연수원 연구위원(검사장)이 검찰을 떠난다. 심 검사장은 대표적인 ‘추미애 라인’으로 꼽히는 인물이다.

28일 법조계에 따르면 법무부는 이날 심 검사장의 사직서를 수리한 뒤 의원면직 인사를 냈다.

사의를 밝힌 심재철 법무연수원 연구위원(검사장). 뉴시스

심 검사장은 지난 2020년 이른바 ‘상갓집 항명 사태’의 주인공으로 세간의 주목을 받았다. 대검 반부패강력부장이던 심 검사장이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입시비리 등 혐의에 대해 ‘무혐의’를 주장한 것을 두고 양석조(50·사법연수원 29기) 검사가 항의한 사건이다. 심 검사장의 직속 부하였던 양 검사는 동료 검사의 장인상 장례식에서 심 검사장을 향해 “조국이 왜 무혐의인지 설명해보라” “당신이 검사냐”고 반말로 항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심 검사장은 서울남부지검장으로 자리를 옮겼고 양 지검장은 대전고검 검사로 발령 났다. 그러나 지난해 5월 윤석열 정부 출범 후 이뤄진 첫 검찰 인사에서 심 검사장은 비수사 부서인 법무연수원 연구위원으로 좌천됐다. 후임 남부지검장으로는 양 검사장이 임명됐다.

심 검사장은 당시 이임사에서 “과잉된 정의는 진정한 정의가 아니다”라며 “정의가 지나치면 잔인하게 된다”고 질책했다. 이에 양 검사장은 취임사에서 “과잉된 정의, 과소한 정의라는 함정에 빠져 사건의 실체로부터 도피하는 과오를 범해서는 안 된다”고 맞받았다.

심 검사장은 서울중앙지검 강력부장 재직 시절 100억원대 해외 원정도박을 한 정운호 네이처리퍼블릭 대표를 구속기소하고 서울 강남 한복판에서 경쟁 조직과 패싸움을 벌이려 한 폭력조직 범서방파의 고위직 등을 기소했다.

문재인 정부 시절엔 법무부 정책기획단장, 대변인, 서울남부지검 1차장 등을 거치며 2020년 검사장으로 승진했다. 이후 서울중앙지검장·대검 공공수사부장 등과 함께 ‘빅4’로 꼽히는 요직인 대검 반부패강력부장, 법무부 검찰국장 등 주요 요직을 두루 거쳤다.

유경민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