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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보다 10배 더 힘들다” 故서이초 교사 동료에 말했던 근황

입력 : 2023-07-21 09:56:31 수정 : 2023-07-21 09:5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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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교사노조 “고인의 학급에 공격적 행동 하는 학생 있어 고인이 힘들어했다”
“서이초 민원 상상초월. 학교폭력 민원 관련 대부분의 학부모가 법조인”
21일 서울 서초구 서이초등학교 정문에서 시민들이 극단적 선택으로 세상을 떠난 교사를 추모하고 있다. 뉴스1

 

서울 서초구 서이초등학교 교사가 교실에서 극단적 선택을 한 가운데 서울교사노동조합이 “서이초의 민원 수준은 상상을 초월할 정도라는 제보를 받았다”고 언급했다.

 

21일 서울교사노조는 페이스북을 통해 “과거 서이초에서 근무했거나 현재도 근무하고 있는 교사들의 제보를 받았는데 2020년대 학교폭력을 담당했던 A교사는 ‘나 OO 아빠인데 나 뭐하는 사람인지 알지? 나 변호사야’라고 했다고 증언했다”며 이같이 전했다.

 

노조에 따르면 A교사는 “학교폭력 민원과 관련된 대부분의 학부모가 법조인이었고 A교사는 ‘학부모 민원이 너무 많아, 대부분의 교사들이 근무를 매우 어려워했다”며 B교사는 “2022년 3월부터 서이초에 저경력 교사 5명이 근무했고 경력이 있었던 나도 힘이 들었는데 저경력 교사가 근무하기에는 매우 힘든 학교였다”고 회상했다. 이어 B교사는 “울면서 찾아온 후배 교사에게는 위로를 해 주고 도움을 준 적이 있으나, 전체적으로 그러지 못했다”며 자책을 하기도 했다.

 

C교사는 “2023년 고인과 같은 학년 소속은 아니었으나 같이 근무는데 고인의 학급에 공격적인 행동을 하는 학생이 있어 고인이 매우 힘들어 했다”고 증언했다.

 

D교사는 “고인의 학급 학생이 연필로 뒷자리에 앉은 학생의 이마를 긋는 사건이 있고 난 후, 가해자 혹은 피해자의 학부모가 고인의 개인 휴대전화로 수십 통의 전화를 했다”고 증언했다. 고인은 “내가 휴대전화 번호를 알려 준적이 없고, 교무실에도 알려준 적이 없는데 내 번호를 어떻게 알고 전화했는지 모르겠다. 소름끼친다. 방학 후에 휴대전화 번호를 바꿔야겠다”라고 말했고 고인과 서이초 다른 교사의 도움으로 사건이 일단락되었다고 D교사는 전했다.

 

E교사는 “이마를 그었던 사건에 대해 학부모가 교무실로 찾아와 고인에게 ‘애들 케어를 어떻게 하는 거냐’, ‘당신은 교사 자격이 없다’라고 말했다”며 “고인은 평소 7시 30분에 출근하는 성실한 교사였으며, 요즘 근황을 묻는 동료교사의 질문에 ‘작년 보다 10배 더 힘들다’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F교사는 “학교차원에서 함구하라고 해서 그냥 있다”라고 증언했다.

 

노조 측은 “서울교사노동조합은 학부모의 과도한 민원과 학생 생활지도의 어려움을 짐작할 수 있는 여러 정황을 추가 제보를 받아 확인하였다”며 “경찰과 교육당국은 이 점을 간과해서 안 될 것이며, 유족을 비롯한 전국의 교사 등 모두가 납득할 수 있는 진상 규명을 위해 철저한 조사를 거듭 촉구한다”고 전했다.

 

21일 오전 서울 강남서초교육지원청에 서이초등학교 교사를 추모하기 위한 분향소가 마련돼 있다. 연합뉴스

 

앞서 최근 서울 서초구 서이초등학교에서 저연차의 교사가 교실에서 극단적 선택을 했다. 이와 관련 수많은 동료 교사들과 시민들이 그를 추모하기 위해 서이초등학교로 모여들고있다. 현재 서울강남서초교육지원청에서 해당 교사를 추모하기 위한 분향소를 마련했다. 


양다훈 기자 yangbs@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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