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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아 중환자실서 반복적으로 나온 말 “예쁘다”, “사랑해”…아기 엄마 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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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3-07-18 13:08:38 수정 : 2023-07-19 07:1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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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환자실 아이 마음 다해 돌보는 모습에 누리꾼 감동
아이 엄마, 최선 다하는 의료진에게 감사 인사 전해
해당 간호사 “최근 한계 느끼다 위로와 격려 받아” 댓글 달아
스승의 날을 맞아 병원을 찾은 아이(왼쪽)과 소아간이식 수술을 받고 입원한 아이게 담당 간호사가 다정한 격려를 보내고 있는 모습. 인스타그램 캡처

 

소아 중환자실에 입원 중인 아이의 회복을 기원하며 애정 가득한 말을 건네는 의료진의 목소리가 우연히 영상에 담겨 감동을 자아내고 있다.

 

소아 간이식 수술을 받은 21개월 아이를 키우는 엄마 A씨는 지난 14일 아이의 이름으로 운영하는 인스타그램 계정에 “유튜브에서 소아 중환자실 담당 교수님의 브이로그를 보고 눈물을 한 바가지 쏟고 이 글을 쓴다”며 말문을 열었다. 

 

A씨에 따르면 아이는 지난해 11월 1일 간이식 수술을 마치고 소아 중환자실로 옮겨졌다고 한다. 당시 심정에 대해 그는 “아이 소식을 기다리는 제 마음은 ‘애가 탄다’는 표현으론 턱없이 부족했다. 혼자 있을 이 걱정에 하루가 일 년 같은 시간이었다”고 했다. 코로나19로 인해 면회가 불가능했고 입원 한 달이 되어야만 짧은 면회가 가능한 때였다.
 

휴대전화 공기계를 의료진에 전달해 영상 통화를 부탁했지만, 그나마도 아이가 화면 속 엄마를 보고 심하게 울어 그냥 사진과 동영상으로 대체하기로 했다고 한다.

 

그런데 어느 날 아기가 일반 병동에 있을 때 사용하던 베이비캠 앱 알림이 울렸다. 의료진에 전달한 휴대전화 공기계에 깔린 베이비캠 앱이 실수로 켜져 카메라가 활성화된 것.

 

인스타그램 캡처

 

A씨는 “아이가 텔레파시를 보낸 건지 평소라면 지나쳤을 알림을 보고 홀린 듯 앱을 켰는데, 화면 속에 아이가 보였다”며 “얼떨떨한 와중에 아이의 모습을 간직하고 싶어 일단 화면 녹화를 했다”고 했다.

 

그 때 화면 너머로 간호사의 따뜻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간호사는 아이 이름을 거듭 부르며 “엄마랑 아빠랑 ○○ 기다리고 있대”, “너무 귀엽다 진짜”며 혼자 있는 아이를 격려하고 있었다. 가족사진을 보여주는 듯 “이게 누구야?”, “아빠 알아?”, “엄마 알아?”라고 묻기도 했다.

 

한 간호사가 다른 간호사에게 “아까 테이핑하는데 ○○가 너무 힘들어했다며 앞선 치료 과정에 대해 언급한 뒤 아이에게 “미안해”라고 사과하는 목소리도 담겼다.

 

A씨는 “두 눈을 끔뻑거리는 아이 곁에서 ‘예쁘다’, ‘사랑한다’ 수십 번 말씀해주시던 간호사 선생님의 목소리가 들려왔다”며 “그날 밤 몇 분짜리 녹화된 영상을 수도 없이 돌려보며 참 많이도 울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A씨는 매일같이 바뀌던 딸의 머리 모양, 하트 모양으로 잘라둔 콧줄 고정 테이프, 일반 병동으로 옮기는 날 건네받은 아이 사진이 담긴 액자, 선생님들이 찍어 보내준 영상 속 사랑 가득한 목소리를 언급하며 의료진의 노고에 다시 한 번 감사함을 표했다.

 

인스타그램 캡처

 

그는 “중환자실 의료진은 부모의 역할도 같이 수행한다고 했던 말씀이 무엇인지 확실히 이해할 수 있었다”며 감동을 전했다. 최근에도 병원에 방문했을 때 마주친 중환자실 간호사들이 이제 건강해진 아이를 한참 바라보고 어루만져줬다고. 

 

A씨는는 “물론 사회 어딘가에선 의료진의 아동 학대, 의료사고 은폐 등 말도 안 되는 일도 일어난다. 평범한 아기 엄마로서 이런 일에 분노한다”면서도 “동시에 대다수의 존경스러운 의료진이 고통받는 작은 생명들을 위해 굳건한 사명감으로 몸을 갈아 넣어가며 일해주는 귀하고 훌륭한 모습에 감사드리고 싶었다”고 강조했다.

 

이어 “영상 속 간호사가 누구인지 몰라 (영상 공개를) 허락받지 못했다. 영상을 공유하기까지 참 고민이 많았다”면서 “그럼에도 우리 선생님들께 소중한 자녀들을 믿고 맡기셔도 된다는 메시지를 전하기 위해서 다 올리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더불어 “오늘도 고군분투하는 아가들과 돌보느라 고생하시는 보호자 분들께도 심심한 위로와 응원과 기도를 보탠다”며 “(간호사분들) 얼굴도, 성함도 모르고 제대로 된 감사 인사 한번 드리지 못해 아쉽고 죄송하다. 영상을 보신다면 꼭 연락 달라”고 당부했다.

 

인스타그램 캡처

 

누리꾼들은 “사명감과 희생정신으로 의료인으로서 현장에서 최선을다하는 의료진이 훨씬 많다”, “사회 곳곳에서 각자의 역할을 훌륭히 하는 이들이 있기에 아직 살 만하다”며 A씨가 전한 따뜻함을 기꺼이 나눴다. 

 

사연의 주인공도 등장했다. 아이에게 다정한 말을 건넨 해당 간호사는 A씨의 글을 보고 “최근 여러 이유로 얼마나 더 여기서 일을 할 수 있을까 고민을 하던 찰나에 어머니의 글을 보고 위로와 격려를 받은 것만 같아서 감사의 말씀을 전하기 위해 댓글을 단다. ○○가 더없이 건강하고 밝게 자라기를 항상 바란다”는 댓글을 남겨 감사함을 전했다.


서다은 온라인 뉴스 기자 dada@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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