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가 교실에서 자거나 다른 공부를 하는 ‘수업 미참여 고등학생‘에 대한 실태조사를 진행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정부가 수업 미참여 학생의 현황을 조사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18일 더불어민주당 민형배 의원에 따르면 교육부는 지난 4월부터 ‘교실 수업 혁신을 위한 고등학교 수업 유형별 학생 참여 실태조사’ 연구를 진행 중이다. 연구는 경인교대 박주형 교수 주도로 오는 10월까지 진행된다.
교육부에 따르면 연구진은 올해 4월10일 연구 착수 후 5월부터 표집학교를 대상으로 설문조사와 초점 집단 인터뷰 등에 들어갔다. 다음 달까지 4개월가량 고등학교 수업·평가 유형에 따른 수업 참여 실태조사가 진행되며, 10월에 교수학습 효과성과의 연관성 등을 분석한 연구 결과가 나올 예정이다. 실제 수업시간에 참여하는 아이들이 얼마나 되는지, 참여하지 않는 이유는 무엇인지 등을 분석해 고등학교 수업·평가 방식 변화를 위한 정책 시사점을 도출하고 발전 방향을 제언한다는 목표다.
앞서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민 의원은 교원단체인 좋은교사운동과 함께 고3 교실의 수업 미참여 학생 실태조사를 발표했다. 일반고 교사 261명을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절반 이상은 한 반이 25명이라 가정했을 때 수업에 참여하는 학생은 9명 이하라고 답했다. 최근 세계일보가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와 함께 고등학교 교사 872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서도 수업에 집중하는 학생이 절반도 되지 않는다는 응답이 64.3%에 달했다.

지난해 국정감사 당시 교육부가 “수업 미참여 학생에 대한 실태조사를 진행한 바 없어 관련 자료가 없다”고 하자 민 의원은 “학생과 교사 모두 ‘킬링타임’이 돼 버린 수업의 피해자인 만큼 교육당국의 철저한 실태조사, 원인진단,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이후 교육부는 지난해 ‘국정감사 후속조치 현황보고’에서 “전국 초·중·고에서 수업에 참여하지 않는 학생에 대한 정확한 실태 파악이 이뤄질 수 있도록 실태조사 대상과 규모, 방식 등을 면밀히 검토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초·중·고 중 우선 문제가 심각하다고 지적된 고등학생부터 조사를 진행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취임 후 줄곧 ‘잠든 교실을 깨워야 한다’고 강조해온 데다가 이번에 교육당국이 최초로 실태조사까지 나선만큼 향후 관련 대책이 나올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교육부 관계자는 “실태조사를 포함해 학교 교육 현황 등을 조사하는 정책연구를 발주해서 진행 중”이라며 “하반기에 실태조사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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