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4∼2008년까지 KBO리그에는 그리스신화에서 괴력을 자랑하는 ‘헤라클레스’라는 별명을 가진 타자가 있었다. 바로 ‘거포’ 심정수(48)다. 1994년 OB(현 두산)에서 프로세계에 뛰어든 그는 현대, 삼성을 거치면서 통산 15시즌 동안 타율 0.287, 328홈런을 쳤다. 2007년엔 홈런왕(31개)에도 올랐다. 현대에서 뛰던 2003년엔 53개의 홈런을 치며 이승엽 두산 감독(당시 56홈런)과 역사적인 홈런 경쟁을 펼치기도 했다. 심정수는 은퇴 직후인 2009년 가족들과 함께 미국으로 건너가 정착했다. 스포츠심리학을 공부했다. 자신은 야구와 멀어졌지만, 야구선수의 꿈을 무럭무럭 키운 세 명의 아들들을 적극적으로 지원했다.

장남인 제이크 심(한국명 심종원)은 2021 KBO 신인드래프트에 참가했지만 아쉽게 지명받지 못했다. 대신 둘째 케빈 심(21·한국명 심종현)은 고교 시절부터 큰 주목을 받았다. 2학년 때 올 아메리칸팀에 선발되는 등 미국 메이저리그(MLB) 진출 가능성이 높게 점쳐졌다. 헤라클레스의 피를 물려받은 케빈 심이 11일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로부터 MLB 드래프트 2일 차 지명에서 5라운드 전체 148순위로 뽑혔다.
케빈 심은 구단을 통해 “최고의 선수였던 아버지와 쉬지 않고 훈련했다. 이 과정을 통해 타격자세를 완성할 수 있었다.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고 소감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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