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 가요와 드라마의 위상이 높아지면서 명품 브랜드 앰배서더(홍보대사)로 활동하는 국내 스타가 많아진 가운데, 아이돌 그룹 영향을 많이 받는 10대들의 명품에 대한 관심이 높아져 부모들이 속앓이를 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최근 대부분의 글로벌의 명품 업체들이 브랜드 앰배서더로 케이팝 아이돌을 내세우고 있다. 그룹 블랙핑크의 제니와 지수는 각각 샤넬과 크리스챤디올의 앰배서더로 활동하고 있으며, 10대들에게 인기가 많은 그룹 뉴진스 멤버들은 전원 루이비통, 버버리, 디올 등 명품 브랜드 앰배서더로 발탁됐다.
지난해 말 루이비통 앰배서더가 된 뉴진스 멤버 혜인은 2008년생으로 올해 나이 15살이다.
이에 대해 명품 업계에서는 “명품 브랜드는 케이팝 아이돌을 통해 젊고 트렌디한 이미지를 더할 수 있으며, 케이팝 아이돌은 고급스러운 이미지를 얻을 수 있어 서로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지는 ‘윈윈 관계’”라는 평가를 내놨다.
하지만 아이돌 스타의 패션을 따라하고 싶어하는 10대 자녀를 가진 부모들 사이에서는 ‘아이돌 앰배서더 유행’이 ‘등골 브레이커(부모 등골을 휘게 만들 정도로 돈을 많이 쓰는 자식 또는 그런 제품)’나 마찬가지라는 원성이 나온다. 청소년의 명품 구매 욕구를 자극하기 때문.
실제로 최근 여러 온라인 커뮤니티에 ‘중학생 명품 소비 브이로그’ 영상이 갈무리된 사진이 공유되며 누리꾼들의 갑론을박을 불렀다. 해당 영상은 중학생이 루이비통 가방·팔찌, 디올 지갑, 샤넬 립스틱 등을 구매하는 내용이다.

이밖에도 온라인상에서는 ’요즘 중학생들도 다 카드지갑이 최소 디올·입생로랑이다’, ‘중·고등학생들도 명품 없으면 친구도 없다’는 한탄 아닌 한탄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한 누리꾼은 “요즘 K팝 아이돌들이 다 명품 앰버서더가 돼서 명품을 두르고 나오니 중고등학생 애들이 명품에 대한 열망 같은 게 있더라. 쉽게 접하니까 쉽게 살 수 있을 것 같은 느낌을 준다고 해야 하나. 아시아 쪽 명품 소비력이 강하니 브랜드들이 머리를 잘 쓰는 것 같다”는 의견을 내놨다.
경기도 화성에서 초등학생 딸을 키우고 있는 A씨는 최근 딸이 118만원 짜리 ‘미우미우’ 브랜드 신발을 사달라고 했다면서 “딸이 명품을 사달라고 조르는 날이 이렇게 빨리 올 줄 몰랐다”고 동아일보에 토로했다. 미우미우는 그룹 아이브의 인기 멤버 장원영이 앰배서더로 활동하고 있는 브랜드다.
A씨는 “주변에 물어보니 예전에는 롱패딩이 ‘등골브레이커’였는데, 최근엔 옷과 신발을 가리지 않고 명품을 사달라는 아이들이 많다고 하더라”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아이돌과 명품 브랜드가 손잡고 있는 상황이 청소년의 왜곡된 소비 문화로 이어지지 않도록 교육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