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킬러문항’ 정립된 정의 없어…이주호 “교수도 못 풀 정도로 배배 꼰 문항”
윤석열 대통령의 ‘공정 수능’ 지시로 촉발된 ‘킬러문항’ 논란이 계속되는 가운데, 교육당국이 실제 출제됐던 킬러문항의 예시를 공개하겠다고 밝혀 관심이 쏠린다.
25일 교육계에 따르면, 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오는 26일 ‘사교육비 경감 대책’ 브리핑을 열고 킬러문항의 실체를 공개할 예정이다. 이 부총리는 지난 22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지난 3년간의 수능 문제와 올해 6월 모의평가 문제 중 킬러문항을 26일 사교육 대책 발표 때 전부 공개하려 한다”며 “보면 바로 감이 오실 수 있도록 하겠다”고 호언장담했다.

입시업계에서 킬러문항은 통상 ‘한 자릿수대 정답률을 보이는 초고난도 문항’ 혹은 ‘한 영역에서 가장 정답률이 낮은 문항’으로 분류된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정답율 10% 안쪽은 킬러문항, 20% 이내는 준킬러문항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입시업계 기준을 준용하면 지난 3개년 수능에서 탐구 영역을 제외하고 가장 정답률이 낮았던 문제는 2021학년도 수능 수학 나형 30번이다. 수학Ⅱ의 미분가능성과 연속성을 활용해야 하는 이 문제는 EBSi 기준 4.2%의 정답률을 기록했다. 100명 중 96명 정도가 틀렸다는 의미다. 당시 종로학원·진학사 등 입시업체 다수가 이 문제를 킬러문항으로 지목했으며, 종로학원은 “고난도 함수 해석으로 케이스를 나눠 풀어야 하고 계산도 쉽지 않다”고 평가했다.

국어 영역에서는 지난해 실시된 2023학년도 수능 국어 17번 문항이 EBSi 기준 15.1%로 가장 낮은 정답률을 기록했다. ‘클라이버의 기초대사량 법칙’을 소재로 출제된 이 문항은 국어 문제임에도 수학적인 요소가 많아 입시업계에서 이견 없이 킬러문항으로 꼽혔다. 진학사는 “지문에서도 독해하기 까다로웠던 그래프 해석과 연결된 문제로 변수를 정확히 대입해 해석해야 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킬러문항에 대해 명확하게 정립된 정의는 없다. 윤석열 대통령은 ‘공교육 교과과정을 벗어나 사교육 없이는 풀 수 없는 문제’를 수능에서 출제하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해왔으며, 이 부총리는 앞선 라디오 인터뷰에서 “교수도 못 푸는 정도로 배배 꼬아서 낸 문항”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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