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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의 요리사’ 프리고진… 푸틴 등에 칼 꽂게 된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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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3-06-25 13:49:50 수정 : 2023-06-25 1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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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의 요리사’로 불리던 러시아 용병 업체 와그너그룹의 수장 예브게니 프리고진이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등에 칼을 꽂았다. “푸틴은 틀렸다”며 대통령 관저인 크레믈궁이 있는 모스크바까지 거침없이 진격하던 프리고진의 무장 반란은 벨라루스의 중재로 하루 만에 일단락났지만, ‘러시아판 위화도 회군’을 일으킨 배경을 두고 관심이 쏠리고 있다. 

24일(현지시각) 러시아 용병그룹 바그너의 수장 예브게니 프리고진이 러시아 로스토프나도누에서 영상을 통해 연설하고 있다. AP뉴시스

AP통신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23일(현지시간) 밤 프리고진은 텔레그램을 통해 “우리는 끝까지 갈 준비가 됐다”며 우크라이나에 있던 와그너그룹의 병력을 이끌고 모스크바에서 남쪽으로 약 1000㎞이상 떨어진 로스토프나도누에 진입했다고 밝혔다. 24시간이 채 되지 않은 시점에서 프리고진의 군부대는 크레믈궁에서 약 200㎞ 떨어진 곳까지 쾌속 진격했지만, 러시아 우방 벨라루스의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대통령의 중재로 하루 만에 철수했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프리고진이 이날 무장 반란을 일으킨 직접적인 계기로는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과의 갈등이 거론된다. 주요 외신은 프리고진이 올해 1월 정규군 지휘권자 인사를 두고 자신이 지지하던 세르게이 수로비킨 우크라이나전 통합사령관이 지휘권을 상실하자 쇼이구 장관에 불만을 품게 됐다고 분석했다. 

 

장기전 양상을 띠게 된 우크라이나전에서 와그너그룹의 병력 손실이 걷잡을 수 없어지자 프리고진은 군 수뇌부를 향해 직설적인 비판을 가해오기도 했다. 지난 5월 초 와그너그룹 병사들의 시체 앞에 선 프리고진은 쇼이구 장관과 발레리 게라시모프 총참모장을 겨냥해 “(병사들의) 피는 아직 마르지 않았다”며 “이들은 자원봉사자로 이곳에 왔고, 당신들이 호화로운 사무실에서 살찐 고양이처럼 앉아있는 동안 죽어가고 있다”고 말했다고 CNN 방송이 보도했다. 

 

프리고진은 1981년 강도 및 폭행 혐의로 9년간 복역한 뒤 1990년대 중반 핫도그 장사를 시작하며 요식업의 길로 들어섰다. 1997년 고향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고급 레스토랑인 ‘뉴아일랜드’ 열었는데, 2001년 푸틴 대통령이 자크 시라크 전 프랑스 대통령과의 식사를 위해 이곳을 방문하며 크레믈궁과의 인연이 시작됐다.

지난 2011년 러시아 모스크바 외곽에 있는 자신 소유의 레스토랑에서 예브게니 프리고진이 블라디미르 푸틴 당시 러시아 총리에게 서빙하고 있는 모습. AP연합뉴스

이후 외식 업체 콩코드 케이터링을 설립한 프리고진은 푸틴 대통령과의 친분을 무기로 정부 계약을 수주하기 시작했다. 그의 회사는 군대를 포함한 러시아 국가 기관의 주요 공급업체가 됐는데, 2010년엔 10억달러(약 1조3000억원) 규모의 국가 급식 계약을 따내기도 했다. 

 

프리고진은 2014년 용병업체 와그너그룹을 설립하며 본격적으로 러시아에서 세력을 확장했다. 러시아의 크림반도 병합, 우크라이나 돈바스(도네츠크·루한스크) 지역 친러시아 분쟁 과정에서 푸틴 대통령 대신 손에 피를 묻히며 신뢰를 쌓아왔다.


이예림 기자 yea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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